국립공원 여행기/채널아일랜드

옥스나드에서 배를 타고 채널아일랜드(Channel Islands) 국립공원의 아나카파(Anacapa) 섬으로 출발

위기주부 2012. 4. 24.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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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가까운 미국의 국립공원(National Park)은 어디일까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몰라~ 요세미티?" → 여행에 거의 관심이 없는 사람
"글쎄... 세쿼이아가 가깝나? 데스밸리가 가깝나?" → 그래도 여행을 좀 다니는 사람
"팜스프링스 근처에 있는 조슈아트리!" → 미서부 여행에 관심이 많은 사람

그러나, 위의 대답들 중에 정답은 없다~ 정답은 바로 LA 다운타운에서 서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곳에 있는 채널아일랜드(Channel Islands) 국립공원이다. 그렇다! LA 앞바다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섬들이 있다는 사실... 모르셨죠?

LA에서 가까운 국립공원까지의 대강의 직선거리는 위와 같다. 참~ 친절한 금자씨... 아니, 위기주부...^^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로스앤젤레스 앞바다에는 모두 8개의 섬이 있는데 약 4천명의 인구가 사는 관광지인 산타카탈리나(Santa Catalina)와 해군기지로 사용되고 있는 샌니콜라스(San Nicolas), 샌클레멘트(San Clement)의 3개 섬을 제외한 나머지 5개의 섬이 1980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5개의 섬 모두 일반인이 방문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역시 항구에서 가장 가깝고 경치도 좋은 아나카파(Anacapa) 섬이다.

토요일 아침, 위의 지도에서 벤츄라(Ventura) 바로 아래에 있는, 여름에 딸기축제로 유명한 옥스나드(Oxnard)의 항구에 내렸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섬에서 캠핑을 하려는 사람들 너머로 보이는 Island Packers 사무실에서 미리 예매한 배표를 받으면 된다. 참고로 우리는 수요일 낮에 예매를 했는데, 그 날 저녁에 보니 매진이었다.

아나카파는 절벽으로 둘러쌓인 바위섬이라서 카약을 타는 곳으로 유명하단다.

우리가 타고 갈 배는 제일 오른쪽의 범선은 아니고, 그 옆의 증기선을 본 뜬 수상레스토랑도 아니고... 그 옆에 있는 Vanguard라는 배였는데, 생각보다는 좀 작았다. 승선인원은 그래도 60~70명 정도 되는 것 같았는데, 우리를 포함해서 한국인들이 1/4 정도였다. 역시 어디를 가나 풍류를 좋아하는 한국인들...^^

부두에 놓여진 색색의 카약들이 봄꽃들 너머로 물에 비치고 있다.

아침 9:30분 출발~ 바다안개 자욱한 Oxnard의 Channel Islands Harbor를 빠져나가고 있는데... 아무리 여행에서 날씨는 하늘의 뜻이라지만, 이 날 끝내 파란하늘을 보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흑흑... 처음에는 이렇게 2층에 올라갔는데, 배가 외항으로 나가서 달리기 시작하자 바람이 엄청 불어서 다행히 1층 안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리를 배웅해주며 수면 위를 낮게 날던 갈색펠리칸(Brown Pelican)의 모습인데, 1970년대에 환경오염으로 멸종위기까지 갔지만 연방정부차원의 보호노력으로 지금은 다시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이후로는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1시간동안 수면모드...

사람들이 웅성이는 소리에 잠에서 깨보니 안개 아래로 바위섬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저 아치(arch)...

아나카파섬의 상징인 아치바위(Arch Rock)의 구멍을 통해서 다른 바위섬이 보이는 순간이다. 날씨만 좋았다면 작품인데~^^

그리고 배는 계속 절벽으로 돌진! 사방이 절벽으로 둘러쌓인 바위섬이라서, 저렇게 절벽 아래에 접안시설을 만들어 놓았다.

LA 다운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국립공원(National Park) 표지판이다. 물론, 물리적 직선거리가 가까운 것이고, 배를 타고 와야되니까 시간적 또는 경제적 거리로는 가깝다고 할 수 없다~ ㅋㅋㅋ 참고로 우리집에서 국립공원마크를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은 20분도 안 걸리는 뒷산의 프랭클린캐년(Franklin Canyon)으로, 산타모니카 국립휴양지(National Recreation Area)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수백만년동안 파도에 깍인 절벽의 높이는 30~40m는 되어 보였다,

섬에 상주하는 국립공원 직원의 도움을 받아서 하선하고 있는 사람들~ 날씨가 흐려서 사진이 잘 안나왔지만, 바닷물도 청록색으로 아주 맑았다.

아나카파(Anacapa) 섬은 안내판의 지도와 같이 가늘게 이어진 3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가 하선을 한 곳은 가장 오른쪽에 노란점으로 표시된 곳이고, East Anacapa 섬만 하이킹으로 돌아볼 수 있다. 모두 하선을 마치면 파크레인저가 사람들을 모아놓고 주의사항 등을 알려준 다음에 철제계단을 따라 절벽 위로 올라가게 된다.

절벽 위에 올라서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이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있는 피크닉테이블이었는데, 바로 갈매기들이 앉지 못하도록 만들어 놓은 장치였다.

사람들이 모두 비지터센터가 있는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사진에도 나오지만 갈매기들이 정말 많았다. 저 앞에 까맣게 박아놓은 것들도 새로 자라는 식물들을 갈매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국립공원 현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빠트릴 수는 없지...^^ 저 멀리 안개속에 아나카파섬 등대가 보인다.

비지터센터의 전시는 섬에 대한 간단한 안내와 옛날 등대에서 사용했던 렌즈가 전부였기 때문에 볼 것은 별로 없다. 11시가 넘은 시각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이른 점심을 먹거나 간이화장실에 들렀다가 트레일을 시작했는데, 우리는 트레일을 다녀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East Anacapa 섬은 1시간반 정도면 모든 트레일을 둘러 볼 수 있는데, 앞서가는 저 두 분과 우리가 제일 먼저 트레일을 돌았다. 야생화와 갈매기들의 천국이었던 아름다운 섬의 모습은 별도의 포스팅으로 이어진다.

어떤 분은 이 곳을 '어린왕자의 섬'이라고 부르셨는데... 어린왕자는 다른 별에 갔는지 안 보이고, 무인도의 들판에 이렇게 갈매기들만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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