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과 공연장

워싱턴DC의 스미소니언 우편박물관에서는 사용된 미국 우표를 6장까지 공짜로 가져가실 수 있어요~

위기주부 2024. 7. 1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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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름모 모양 도시의 동쪽에 있는 국립 수목원미국 최대의 성당을 구경하고 버지니아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북쪽으로 올라가 외곽순환 고속도로를 타거나 아니면 남서쪽의 시내를 다시 관통해야만 했다. 고속도로 우회는 거리가 너무 길어져서 우리는 내셔널몰 방향으로 향했는데, 사모님께서 지나가는 길에 있는 우편박물관에 잠깐 들러보자고 하셨다. 위기주부는 지난 2월에 혼자 'DC 하이킹'을 하면서 잠깐 구경을 했었지만, 그 때도 아랫층은 전혀 둘러보지 않았었기 때문에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스미소니언 재단이 운영하는 국립 우편박물관(National Postal Museum)의 위치와 웅장한 건물 외관 및 위 사진의 'GEMS'라 표시된 전시실의 안에 있는 손톱만한 종이쪼가리 하나가 20억원이 훌쩍 넘는 진귀한 우표 등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서 그 때의 방문기를 보시면 된다.

2월에는 토요일 오전에 무슨 행사가 있어서 이 통로가 사람들로 바글바글했었지만, 이 때는 평일 문 닫는 시간이 다 되어가서 아주 한산했다. 여기 입구층의 전시실들을 후다닥 다 둘러본 후에, 왼편의 표시를 따라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소위 '최초의 미국인'이라 불리는 벤자민 프랭클린이 미국의 첫번째 우정장관(Postmaster General)이었다고 전편에 알려드렸었는데, 동상 아래의 글귀를 보니 정확히는 미국이 독립하기 전 식민지 시절인 1755~1774년에 그 직책을 맡았던 것으로 되어있다.

아랫층 중앙홀에는 우편배달에 이용된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를 포함해 3대가 위에 매달려 있고, 우체국 트럭들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오른편은 1930년대에 포드 모델A 자동차를 우편배달용으로 개조해서 사용되었던 차량이고, 왼편의 하얀색 트럭이 1986~1994년 동안 약 14만대가 맞춤 생산된 LLV로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다. 즉, 지금도 10만대 이상이 미국 전역에서 매일 우편배달에 사용되고 있는 저 트럭들은 최소 30년 이상은 되었다는 뜻이다! 이를 예상하고 처음부터 작명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공식 명칭인 LLV가 "Long Life Vehicle"의 약자이다.^^

비행기와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에는 당연히 이런 마차가 대륙을 누비고 다녔을텐데, 경사가 심한 언덕을 끌고 올라가는 4마리의 말들을 아주 역동적으로 잘 만들어 놓았다.

중앙홀을 둘러싼 전시실들에는 우편물 배달 시스템의 발달사 등이 설명되어 있지만, 뭐 그렇게 볼거리가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빨간 마차의 모습을 가까이서 한 번 더 찍어주고는 다음 방으로 들어갔다~

"America's Home Run"이란 부제목을 달고 야구와 관련된 특별전시가 열리고 있었는데, 배경으로 사용된 오래돤 야구장 사진을 자세히 보면 외야석 너머로 의사당 돔이 보인다. 그 이유는 바로 지금의 박물관이 된 이 우체국 건물이 만들어진 자리가 원래 1880년대에 메이저리그 야구팀 워싱턴 내셔널스(Washington Nationals)의 첫번째 홈구장이 있던 자리이기 때문이란다.

지금도 미국에는 전기요금 등을 종이수표에 적어서 우편으로 보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래서 우편물과 관련된 범죄를 전담으로 수사하는 Postal Inspection Service라는 경찰 부서가 USPS 조직에 따로 있어서, 그들의 활약에 대한 전시가 많은 것이 흥미로웠다.

또 우편이 생화학 테러의 수단으로 이용된 사례를 보여주는 전시도 있다. 밀봉되어 전시된 우체통은 실제로 테러범이 우편물을 넣었던 것이라서, 당시에 하얀색 중화제 가루를 뿌린 후에 통째로 뜯어서 실험실로 가져가 조사했다는 설명이 있었다. 이 정도로 대강 둘러보고는 기념품 가게로 향했는데, 여기는 실제 우체국을 겸하고 있어서 현재 새로 발행되는 우표를 구입하는 창구가 따로 만들어져 있으며,

인기있는 옛날 미사용 우표와 엽서도 전시 판매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역시 위기주부의 눈길을 끈 것은 <스타워즈> 30주년을 기념해 2007년에 발행되었다는 '요다' 우표였다. 그 외에도 소인이 찍혀 있는 전세계 우표들도 몇 장씩 주제별로 모아서 다양한 기념품으로 만들어 판매를 하는게 아주 참신하게 느껴졌다.

특히 'Mystery Stamps'라고 편지 봉투에서 떼지도 않은 우표 500개 이상을 불투명 비닐에 넣어서 판매하고 있는게 사모님의 눈에 띄는 바람에 결국은 왼쪽의 봉지 하나를 구입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주차시간이 남아서 다시 윗층의 어떤 전시실로 들어갔는데...

테이블에 놓여진 통에 담긴 우표들 중에서 마음대로 6개를 골라서 공짜로 가져갈 수 있다고 되어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또 앉아서 열심히 마음에 드는 우표를 심혈을 다해서 골랐다~

이 전까지 위기주부의 블로그에 우표가 등장한 적이 딱 한 번이 있었는데, 바로 그 우표를 저 통에서 하나 찾아서 아주 뿌듯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무슨 우표인지는 여기를 클릭해서 마지막 사진을 보시면 됨) 그리고 몇 일 후에 아내가 갑자기 액자를 사오더니만...

미스터리 봉투에서 꺼낸 우표들을 물에 넣어서 분리하고 다시 말린 후에, 이렇게 투명 액자에 넣어서 전시를 하시겠단다. 왼편에 남은 것들도 다 액자에 넣으려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게 될 듯...^^ 그렇다고 본격적으로 우표수집을 계속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DC의 유니언 기차역 바로 옆에 있는 스미소니어 우편박물관에 '공짜' 우표 6장을 또 찾으러 가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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