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과 공연장

5만점 이상의 소장품이 있는 세계 최대의 유리 박물관인 코닝 글래스뮤지엄(Corning Museum of Glass)

위기주부 2024. 10. 3.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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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가 옛날 한국에서 일했던 공장에 유리기판과 페이스트 재료를 납품하던 업체가 코닝(Corning)이었다... 혹시 이 업체명은 모르셔도 "깨지지 않는 아름다움"이란 광고 카피로 유명한 그릇인 코렐(Corelle), 일반인들에겐 냉장고 보관 용기로 알려진 파이렉스(Pyrex), 그리고 아이폰과 갤럭시 휴대폰의 전면유리로 사용되는 고릴라글래스(Gorilla Glass) 등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텐데, 그 상표들이 모두 1851년에 설립된 미국의 유리 전문 제조사인 코닝이 개발해서 상품화시킨 것들이다.

원래는 위 경로를 금토일 2박3일로 여행할 계획이었으나, 이번에 남부에 많은 피해를 낸 허리케인 헬렌(Helene)의 영향으로 날씨가 계속 좋지 않았기 때문에, 토요일 오후에 맨하탄에서 딸을 만난 후에 바로 버지니아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결국은 새벽 5시에 출발해 이튿날 밤 11시에 돌아온 1박2일로 무려 812마일(1,300 km)의 로드트립을 한 셈이 되었는데... "나 아직 팔팔해~"

집에서 5시간을 운전해 뉴욕 주 북부의 코닝(Corning) 시에 있는 코닝 유리박물관(Corning Museum of Glass)의 로비에서 처음 만난 것은 유명한 치훌리의 커다란 작품이었다. 메사추세츠 주에서 시작한 회사가 뉴욕 브루클린을 거쳐서 1868년에 본사와 공장을 여기로 이전하며 사명을 코닝으로 변경한 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창사 100주년을 기념해 1951년에 개관한 유리 박물관은 3층으로 되어 있는데 중요한 2층의 안내도만 위에 보여드리며 번호에 따라 차례로 설명을 드린다. 이 곳은 유리와 관련된 유물과 작품을 5만점 이상 보유하고 있어서, 이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의 박물관이라 할 수 있단다.

2번 Contemporary Art+Design 전시실은 바닥과 벽이 모두 흰색이라 정신병동에 들어선 것 같았는데, 주제별로 구역을 나눠서 예술적인 유리공예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정확히 무슨 동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세히 보면 사각형 단면의 유리봉들을 붙여서 만든 것이다.

'콜리도스코프(Collidoscope)'라는 제목의 de la Torre Brothers 특별전이 한 켠에서 열리고 있는데, 그림이 그려진 편광(?) 유리를 여러 장 겹쳐서 입체적으로 보이거나, 보는 방향에 따라서 그림이 달라지는 작품이 아주 흥미있었다.

짧은 GIF 영상을 자세히 보시면 식탁 위에 놓여진 음식이 방향에 따라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다. 옛날 책받침의 그림이 바뀌는 것과 비슷한 원리인 듯 하지만 훨씬 입체적이고 생동감이 있게 느껴졌다.

이 박물관의 가장 큰 특징은 유리공예의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으로, 3번 Amphitheater Hot Shop에서 매일 오전 10시에 실제 아티스트가 여기 직원들과 함께 작품을 만드는 모습을 설명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특히 박물관과 별도로 만들어진 작업실(Studio)에서 직원들의 도움을 받으며 이런 유리공예를 직접 해볼 수 있는 'Make Your Own Glass' 프로그램이 있어서, 별도의 참가비를 내고 예약을 하면 해볼 수 있단다. 우리집 사모님께서 유리공예에 관심이 많다고 하시니까, 나중에 여유있게 다시 방문하면 그 프로그램에 참여할 지도 모르겠다.^^

넷플릭스에서 시즌4까지 볼 수 있는 유리공예 리얼리티쇼인 <Blown Away>의 제작에도 관여했는데, 우승자에게는 상금과 함께 코닝 유리박물관의 상주 아티스트가 되는 영광이 주어졌다. 4번 West Bridge 전시실에 역대 참가자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TV에서 제작과정을 봤던 작품들이 몇 개 있어서 아주 반가웠다.

경사로를 따라 3층으로 올라가면 코닝글래스 회사의 발전 역사를 보여주는 5번 Innovation Center가 나오는데,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1915년에 출시된 파이렉스 유리 그릇들로 만들어진 탑으로, 그 가운데에 커다란 파이렉스 유리 덩어리가 놓여있다.

3층 Flameworking 시연장에서는 유리봉을 화씨 4,000도의 토치로 가열해 녹여서, 작업자 오른편에 보이는 작은 조각작품 등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여기서 유리를 녹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까 5년전에 하버드 대학교 자연사박물관에서 감탄을 금치 못하고 구경했던 '유리꽃(Glass Flowers)' 전시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다양한 유리 제품의 기술발전을 보여주는 전시가 있었지만, 가장 위기주부의 눈길을 끈 것은 3층 높이로 전시가 된 이 거대한 원형의 유리이다. 샌디에고 팔로마 천문대(Palomar Observatory) 방문기에서 소개한 적이 있는 200인치 천체 망원경의 반사 거울을 코닝이 파이렉스로 1930년대에 만들었는데, 테스트로 만든 첫번째 '블랭크(blank)'가 전시되어 있는 것이다.

다행히 '추억의 유리기판'은 전시되어 있지 않았기에 불필요한 회상에 잠기지 않고, 다시 2층으로 내려가서 다음 전시실들을 계속해서 둘러볼 수 있었다...ㅎㅎ

인류의 3,500년 유리 역사를 보여주는 6번 35 Centuries of Glass 전시실은 고대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유리제품을 시대순으로 보여주는데, 그 전시규모가 너무 방대해 일일이 소개하기에는 끝도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사진 몇 장만 보여드리고 넘어간다.

전세계 누구나 어릴 적에 가지고 놀아서 <오징어 게임>에도 등장했던 이런 유리 구슬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는데, 여기 있는 색색의 구슬들은 모두 만들어진지 100년 가까이 된 '골동품'들이었다.

그 외에도 정말 다양한 역사적인 유리 작품들이 유리벽 안에 전시가 되어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을 했다.

역사관을 나와서도 7번 Heineman Gallery에서 다양하고 큼지막한 현대 유리공예 작품들이 계속 이어진 후에야 박물관의 주요 전시실 구경이 끝났다.

1층으로 내려오니 뒷마당으로 나가는 로비에 커다란 유리 호박을 실은 구형 트럭 등으로 가을 장식을 멋지게 해놓았다. 앞쪽의 선반과 바구니에 놓여진 작은 유리 호박들은 기념품 가게에서 30~50불 정도의 가격에 살 수가 있었다.

기념품 가게의 한쪽은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크기가 좀 크다 싶으면 가격이 자동차 한 대 값을 훌쩍 넘어갔다! 반대편에는 코렐 그릇과 파이렉스 용기도 싸게 판매하고 있어서 우리도 필요했던 제품을 몇 개 기념으로 사고, 카페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다른 메뉴는 모르겠지만 치즈버거는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이상으로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던 코닝 유리박물관 구경을 잘 마치고는 30분 거리에 있는 이번 여행의 메인 목적지를 향해 출발을 했다.

 

PS. 본 포스팅이 '전시관과 공연장' 카테고리의 100번째 글이네요~ 아무래도 미술, 음악, 역사, 스포츠 등등의 서브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것을 검토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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