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관광기/볼티모어

볼티모어 시내의 피바디 도서관(Peabody Library), 월터스 미술관(Walters Art Museum), 워싱턴 기념탑

위기주부 2024. 11. 18. 22:54
반응형

위기주부는 2003년에 한국에서 출장으로 미국의 볼티모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을 한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이너하버(Inner Harbor)에 정박되어 있는 오래된 범선과, 학회장 맞은편에 흔히 '캠든야드(Camden Yards)'라 불리는 MLB 볼티모어 오리올스(Baltimore Orioles) 야구장 등을 밖에서 잠깐씩 구경했던게 전부였다. 20년이 훌쩍 지나 다시 찾은 볼티모어에서 역사적인 성지가 된 요새를 구경한 후에 다운타운의 북쪽에 있는 볼티모어의 다른 관광지들을 찾아 이동을 했다.

오리올스 야구팀의 마스코트인 찌르레기(oriole)가 그려진 까만 시내버스 위로 솟아 있는 둥근 기둥의 꼭대기 동상은 조지 워싱턴이고, 그 좌우로 이제 소개하는 건물들이 있기 때문에 기념탑을 지나서 도로변에 주차를 했다.

기념탑을 중심으로 십자형의 공원이 만들어져 있는데, 동남쪽 사분면에 위치한 이 건물이 첫번째 목적지로 밖에서 봤을 때는 평범한 2층 건물같지만, 중앙 입구로 들어가서 왼편의 홀을 거쳐 좁은 문을 통과하면...

미국 또는 세계에서 아름다운 도서관들을 꼽으면 순위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조지 피바디 라이브러리(George Peabody Library)가 눈앞에 나타난다.

이 건물은 1857년에 설립된 피바디 연구소(Peabody Institute)의 도서관으로 1878년에 완공되었는데, 연구소가 독립적인 피바디 음악원이 된 후에 1977년에 존스홉킨스(Johns Hopkins) 음악대학이 되면서, 현재는 대학교 소속 도서관으로 관리되고 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방문객들은 1층만 자유롭게 돌아볼 수 있다고 해서, 한바퀴 돌며 이 멋진 공간을 잠시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슨 책들이 꽂혀 있는지 궁금해서, 서가 한 칸에 들어가서 책꽂이를 찍어봤다~

1층에 있는 책들이야 우리같은 관광객들이라도 슬쩍 꺼내서 한 번 펼쳐 보지만, 저 위에 꽂혀있는 책들 중에서 지구 멸망 전에 사람에게 다시 읽혀질 확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흑백의 대리석 바닥에서 꼭대기 채광창까지의 높이는 약 20미터이고, 그 사방을 둘러싸고 6층으로 만들어진 서가에 소장된 책들은 약 30만권이란다. 이러한 웅장한 실내가 마치 대성당에 들어선 느낌과 비슷해서 이 도서관은 "Cathedral of Books"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오래된 책걸상에 잠시 앉아서 아무 책이나 뽑아 한 페이지라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밖으로 나가 다음 목적지를 찾아갔다.

다운타운 북쪽의 얕은 언덕 꼭대기에 1815년에 착공되어 1829년에 완공된 높이 약 55미터의 이 워싱턴기념탑(Washington Monument)은, 1799년 워싱턴 사후에 그를 추모하는 대규모 기념물로는 미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 이 언덕 주변지역이 워싱턴의 버지니아 농장 이름을 딴 마운트버넌(Mount Vernon)으로 불리는 계기가 되었다.

기념탑은 나중에 둘러보기로 하고 공원을 가로질러서 다른 건물로 들어갔는데, 기념탑 남쪽에 세워진 동상은 미국독립에 결정적 기여를 한 프랑스인 라파예트(La Fayette)의 기마상이었다.

남북전쟁 후에 대서양 연안 철도노선을 설립한 윌리엄 톰슨 월터스(William Thompson Walters)와 그의 아들 헨리(Henry)가 대를 이어 수집한 미술품들을 모아 1934년에 개관한 월터스 미술관(The Walters Art Museum)의 옛날 입구로 들어섰는데, 계단 위로 보이는 조각 전시실은 현재 들어갈 수가 없었기 때문에, 언덕에 만들어진 3개의 건물이 연결된 미로같은 통로를 지나서 주입구를 겨우 찾아갔다.

1층에서는 <이삭 줍는 여인들>로 유명한 장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 특별전이 열리고 있어서, 농촌의 풍경을 묘사한 이 유화와 함께, 다른 대표작인 <만종>과 <씨 뿌리는 사람>의 스케치에 간단히 칠을 한 습작화들도 볼 수 있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시아 미술을 모아놓은 4층으로 먼저 올라왔는데, 입구에서 찍은 이 모습 외에는 다른 사진이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전시가 볼게 없었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모처럼 미술관에 와서 조용히 감상에 집중했던 듯...^^

나선형 계단을 따라 3층 중세미술로 내려왔는데, 일요일이라 입구에서 무슨 체험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색종이와 여러 장식들이 제공되어 뭔가를 만들어서 가져갈 수 있는거라, 잠시 할까말까 망설이다가 그냥 전시실로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붉은 벽지에 그림들을 벽에 빼곡히 걸어 놓아서, 유럽의 미술관에 온 듯한 착각이 잠시 들었던 방이다. 유럽 가본지 오래 됐네...

가이드를 따라 다니며 설명을 듣는 그룹도 있었는데, 지팡이를 짚으신 할머니부터 그림에는 관심없고 핸드폰에 열심인 십대 청소년까지 다양한게 무슨 사람들이 모인 것인지 궁금했다.

2층 고대미술은 입구 사진조차도 없어서, 마지막에 주입구로 나가기 직전에 나선형 계단을 올려다 보고 찍은 모습이 미술관 관람 내용의 끝이다. 여기 미술품들은 모두 아들 헨리가 사망하면서 볼티모어 시에 기증한 것이고, 설립 후에 유지 관리를 위해 약간의 입장료를 계속 받아왔지만, 2006년부터는 완전히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므로 꼭 들러볼만한 관광지라 할 수 있다.

근처에서 점심을 먹기 전에 기념탑 내부를 잠깐 둘러보기 위해서 안으로 들어갔는데, 기둥 안에 만들어진 227개의 나선형 계단을 올라서 꼭대기 전망대로 올라가는 것만 유료이다. 방문객이 거의 없어서 현장에서 돈만 내면 바로 올라가보는 것이 가능했지만, 그러기에는 둘 다 배가 고팠기 때문에...

정면에 있던 로마의 신처럼 조각된 워싱턴의 흉상만 잠깐 구경을 하고는 찾아둔 식당으로 이동을 했다. 꿀꿀한 날씨에 따뜻한 국물이 땡겨서 일본라멘 등으로 점심을 잘 먹고는, 20여년 전에 방문했었던 컨벤션센터와 오리올스 홈구장 등을 지나서 고속도로를 탄 후에, 예약해 둔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숙소를 네비게이션에 찍고는 서쪽으로 2시간 이상을 달렸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