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위기주부가 혼자 숙박을 하며 여행을 했던 것이 5년전에 그랜드캐년의 비경인 하바수 폭포 트레킹을 3박4일로 다녀왔던 것이다. 이번에 또 기회가 생겨서 어디를 가볼까 연구를 해보니, 6시간 거리에 있는 오하이오(Ohio) 주의 내셔널파크가 1박2일로 적당했다. 3년전에 대륙횡단을 하면서도 오하이오는 전혀 지나지 않았었기 때문에, 아래 국립공원청의 지도를 보면서 다른 둘러볼 곳들을 정하고, 또 처음 방문하는 오하이오 주에 대해서도 공부를 했던 내용을 먼저 잠깐 소개한다.
밝게 표시된 동서의 폭이 약 220마일(355 km)인 오하이오에는 북부의 여러 주를 지나는 트레일인 North Country NST를 포함해서 모두 9개의 NPS Official Unit들이 있다. 그 중에 몇 곳을 찍었는지는 일단 시리즈 흥행을 위해 비밀로 하고, 첫날 두번째 목적지로 들렀던 쿠야호가 밸리 내셔널파크(Cuyahoga Valley National Park)의 이름이 우측상단에 보인다. (국립 공원들 외에는 박물관 하나만 둘쨋날 아침에 방문)
오하이오에 대해 알아보며 가장 놀란 것은 주깃발(state flag)로 미국 50개주 중에서 유일하게 직사각형이 아닌 깃발이다. 사진처럼 끝이 제비꼬리로 갈라져 있을 뿐더러, 그 꼬리쪽의 폭아 앞쪽보다 좁은 사다리꼴이다! 파란 삼각형 안의 17개의 별은 오하이오가 1803년에 미국의 17번째 주로 가입한 것을 상징하고, 중앙의 빨간색 원은 Ohio의 'O'를 의미하는데, 이름은 원주민 말의 "큰 강"이라는 뜻으로 바로 주의 남쪽 경계인 오하이오 강(Ohio River)을 부르는 것이란다.
그리고 지금까지 7명의 대통령이 오하이오 출생으로 "Mother of Presidents"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으며, 그래서 첫번째 지도에 표시된 국립 공원들 중의 3곳이 이들과 연관된 장소이다. (최다는 8명의 버지니아 주지만, 독립전쟁 세대가 1~5대에서 제2대만 제외한 4명에 그 다음 3명도 9/10/12대로 1850년 이전이고, 마지막 8번째가 제28대 우드로 윌슨) 나머지 다른 내용들은 오하이오 시리즈를 진행하며 차차 하기로 하고, 이제 쿠야호가 계곡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위기주부가 방문한 미국의 44번째 내셔널파크인 이 공원은 올해로 50주년이라고 하지만, 최초에 국립휴양지(National Recreation Area)로 설립되었던 1974년을 시작으로 본 것이다. 그리고 26년 후인 2000년에 국립공원(National Park)으로 재지정이 되었는데, 현재까지 미국에서 NRA에서 NP로 승격된 유일한 장소이다.
싸락눈이 내리는 12월말의 북부 오하이오 주의 강가 공원은 썰렁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국립공원청이 운영하는 3곳의 비지터센터들 중에서 유일하게 겨울에도 문을 여는 Boston Mill Visitor Center가 방문의 시작점이다. 1820년경 메사추세츠 보스턴 출신의 사람이 여기 쿠야호가 강가에 처음 정착해 방앗간을 지으며 마을이 들어서서 이런 이름이 붙었는데,
주의 북쪽에 면한 이리 호(Lake Erie)와 남쪽 경계인 오하이오 강(Ohio River)을 잇는 Ohio & Erie Canal 수로가 1827년에 완공되면서 마을은 급성장을 하게 되고, 1880년에는 계곡을 따라 Valley Railway 기찻길도 만들어져서, 클리블랜드 광역도시권에 포함되는 공업단지로 발전을 하게 된다.
실내로 들어가 보니 그래도 미국 63개 '내셔널파크' 중의 하나라고 위기주부 말고도 방문객들이 있기는 했다.^^ 안내 데스크와 기념품점이 가운데 위치하고 좌우로 전시실이 있는 구조였는데, 먼저 오른쪽에 있는 방으로 들어가 봤다.
공원 브로셔 전면을 채우는 그림이 벽면에 '리뉴(RENEW)'라는 단어와 함께 크게 그려져 있다. 쿠야호가 강(Cuyahoga River)은 철강과 석유산업으로 19세기말에 돈이 넘쳐나는 대도시였던 클리블랜드(Cleveland)에서 이리 호로 흘러드는데, 남쪽으로 40마일 떨어진 상류의 애크런(Akron)이란 다른 도시부터 클리블랜드 외곽까지의 계곡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즉, 대자연을 중심으로 한 국립공원들과는 완전히 다른 개념으로, 대도시권 내의 하천(?) 주변이 국립휴양지를 거쳐서 국립공원이 된 것이다!
공식 지도를 봐도 수 많은 도로와 마을이 국유지 공원 내에 그대로 존재하고, 주 정부 소유의 메트로파크(Metropark)라 불리는 곳들도 공원의 일부로 표시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국립공원 전체를 포함해서 옛날 운하를 따라 더 남쪽으로 뉴필라델피아(New Philadelphia)까지는 오하이오-이리 운하 국가유산지역(Ohio & Erie Canalway National Heritage Area)으로 지정되어 있다.
건너편 전시실에는 그래서 여기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지만, 기존의 내셔널파크와는 전혀 컨셉이 다른 곳이라 감이 잘 오지 않았다... 그래서 직원에게 물어보니 유명한 폭포 외에 다른 트레일 하나를 더 알려줘서 두 곳 모두 둘러보기로 하고, 밖으로 나와서 일단 역사 공부를 계속했다.
클리블랜드의 철강업이 번성하자 자동차 회사들이 몰려들었고, 덩달아 타이어 공장도 주변에 만들어졌는데, 1900년대 초까지 애크런에 미국 4대 타이어 회사의 본사가 들어섰고, 지금도 그 중 굿이어(Goodyear)의 본사가 남아있다. 이러한 공업화로 쿠야호가 강은 기름에 찌든 산업폐기물이 떠다니는 죽음의 강이 되었고, 가운데 작은 사진처럼 1969년에 강둑의 쓰레기에 불이 나서 전국적으로 오명을 떨친 후에, 연방정부의 힘을 빌려서라도 환경을 보존하려는 목표로 국립휴양지 입법이 추진된 것이다. 당시 국립공원청이 의회를 통과한 법안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건의할 정도였다고 하니 말 다했다.
옛날 보스턴 마을로 강을 건너는 다리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모습으로 IS-271 양방향과 더 멀리 나뭇가지들 사이로 희미하게 IS-80 고속도로의 다리들이 공원 중심부에서 계곡을 가로지른다. 특히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작은 공장들이 많았던 보스턴 마을은 육군공병대에 의해 강제로 철거와 이주가 진행되었는데, 다른 안내판에는 스프레이로 "Now we know how the Indians felt!"라 벽면에 낙서한 사진이 있는 등 반발과 저항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보스턴밀 비지터센터 주변과 강 건너로 보이던 건물들은 현재 일부만 정비 후 보존된 것이고, 2016년에 철거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마을의 모든 건물이 수십년 동안 낡은 상태의 빈집으로 남아있어 '헬타운(Helltown)'으로 불리기도 했단다. 운행을 중단했던 이 철로는 국립휴양지 지정을 전후해 관광용으로 재건해서, 현재 CVSR(Cuyahoga Valley Scenic Railroad) 이름으로 여름철에만 국립공원 내에서 유료 운행을 한단다.
주차장 바로 옆의 보스턴밀(Boston Mill) 기차역에는 운동을 나온 동네 청년 두 명이 안에서 진눈깨비를 피하고 있었고, 바로 위 271번 고속도로 남쪽 방향으로 아마존 트럭이 지나가는게 보인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처럼 역사와 환경 및 위치 등이 모두 '국립공원같지 않은 국립공원'이었던 쿠야호가밸리 내셔널파크에서 그나마 볼만한 두 곳의 자연환경을 찾아간 이야기는 별도의 포스팅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P.S. 전체 오하이오 여행기가 10편 가까지 될 지도 모르겠고 해서, 1박2일 여행에는 좀 어울리지 않지만, 오래간만에 시리즈 포스팅을 알리는 배너를 아래와 같이 만들었으니, 띄엄띄엄 올라오는 포스팅에 아래 배너가 있으면 2024년 12월말의 오하이오 주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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