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그랜드캐년

그랜드캐년 하바수파이(Havasupai) 인디언 보호구역의 절벽끝 주차장에서 수파이(Supai) 마을까지

위기주부 2019. 6. 2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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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그랜드캐년의 한가운데에 꼭꼭 숨겨진 비경인 붉은색 절벽에서 떨어지는 청록색 폭포들과, 또 많은 사람들로부터 완전히 잊혀져가는 66번 도로의 흔적들을 찾아서 떠났던... 혼자만의 미서부 3박4일 오지탐험 여행의 첫번째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리조나 주의 그랜드캐년 국립공원(Grand Canyon N.P.)은 위의 지도에서 콜로라도 강을 따라서 분홍색으로 표시된 영역이다. 강의 북쪽으로는 일반인들이 봄~가을에 방문할 수 있는 노스림(North Rim) 지역이 있고 (위기주부는 아직 못 가봤음), 그보다 서쪽 하류에 3년전 유니투어 홍사장님과 1차 오지탐험에서 방문했던 그랜드캐년에서도 협곡의 폭이 가장 좁은 곳이라는 토로윕 전망대가 있다.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노스림(North Rim), 투윕(Tuweep) 지역의 토로윕 전망대(Toroweap Overlook)


강의 남쪽으로는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인 사우스림(South Rim) 지역의 Grand Canyon Village와 Desert View가 표시되어 있는데, 그 동쪽은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또 빌리지 서쪽으로는 차례로 하바수파이, 후알라파이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제일 서쪽끝에 협곡에 걸친 U자형 유리다리인 스카이워크(Skywalk)가 있다. (웨스트림(West Rim)이라 불리기도 하는 곳으로 역시 못 가봤음) 이제 위기주부가 혼자 숨겨진 청록색의 폭포들을 찾아가는 곳은 지도 한가운데에 표시된 하바수파이 인디언 보호구역(Havasupai Indian Reservation)이다.


킹맨(Kingman)에서 잊혀진 66번 도로를 따라서 1시간, 다시 Indian Rd 18번으로 1시간을 달리니 하바수파이 인디언 보호구역 입구의 검문소(?)가 나왔다! (블랙박스 영상을 캡쳐한 사진) 캠핑장 예약번호와 신분증을 여기서부터 확인을 했고, 총기류와 알콜류가 있는지 물어보고는 자동차 트렁크까지 검사를 했다. 인디언 보호구역에는 술을 반입할 수 없다고 하는데, 그럼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전혀 술을 안 마시나?


그리고 약 4마일을 더 달려서 해발고도 5,200피트(1,585 m)의 Hualapai Hilltop 절벽끝의 넓은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LA에서 새벽 5시에 출발을 해서 여기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반... 이제 저 무거운 야영배낭을 메고 협곡속으로 혼자 걸어 내려가야 한다.


주차장 옆으로 그늘에서 쉬고있는 하바수파이 부족 원주민과 노새(mule)들이 보이는데, 미리 추가 비용을 내고 예약을 하면 배낭은 노새에 실어서 보내고 가볍게 걸어갈 수도 있다. 또는...


저 헬기를 타고 마을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올 수도 있다. (탑승한 사람의 짐은 사진에 헬기 아래로 보이는 밧줄에 연결한 그물망에 넣어서 운반을 한다고 함) 물론 탑승료는 2019년 현재 편도 현금가 85달러이다. (신용카드로 그으면 10달러 추가^^)


주차장 북쪽 끝에 트레일이 시작되는 곳에는 여러 경고문구가 잔뜩 붙어있는 원주민 사무실이 있는데, 당일치기로 내려갔다 올라오는 것은 불가하다고 가장 크게 씌여있다. 그 뒤로 보이는 많은 문구들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더운 여름철에는 한낮(mid day)에 하이킹을 하지말라는 것인데... 하지를 하루 앞둔 날 오후 1시반, 나는 짊어진 물 4리터를 믿고 하이킹을 시작했다.


오른쪽으로 급경사를 지그재그로 내려가는 트레일이 희미하게 보이고, 붉은색 땅이 시작되는 곳에 트레일 보수를 위한 원주민의 베이스캠프가 있다. 그 후로는 트레일이 오른쪽으로 꺽여 Hualapai Canyon을 따라 계속 내려가서 부족이 사는 수파이(Supai)까지는 8마일, 마을을 지나 캠핑장까지는 10마일이라고 한다. 자! 출발~


스위치백으로 여기까지 1마일을 내려오는데만 40분이 걸렸는데, 이 때 마주친 야영배낭을 메고 올라오던 여성 2명이 내가 마을에 도착할 때까지 만난 유일한 하이커였다.


그리고 1시간만에 처음으로 뜨거운 오후의 햇살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나와서 배낭을 풀어놓고 쉰 곳이다. 계속 머리 위로는 헬기가 날아다니고 (오후니까 마을에서 주차장으로 사람들을 태운 것 같음), 나는 계속 걸어서 내려가야 했다.


아래로 내려갈 수록 붉은색 땅이 점점 갈라지면서, 이렇게 좌우로 붉은색 절벽의 높이가 점점 높아지게 된다.


오른쪽으로 굽이가 도는 곳에서는 이렇게 절벽의 아랫부분이 깍여나간 것도 볼 수 있었는데, 홍수가 났을 때 도대체 물이 어느 높이까지 흘렀다는 것인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굽이를 돌아서 조금 더 걸어가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풍채 좋은 원주민이 나타나서 또 캠핑장 예약번호와 신분증 검사를 한다. "내가 지금 어디를 가기에, 이렇게 까다로운 검사를 받아야 하나?"


사진 가운데 계곡 바닥에, 조금 전에 나를 검사했던 원주민이 말을 타고 지나가고 있는 것을 보면, 벌써 좌우 절벽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는 비교해볼 수 있다.


협곡이 제법 넓어지다가 정면에 또 다른 절벽이 앞을 막으면, 마침내 Havasu Creek을 만나는 삼거리에 도착을 한 것이다.


많은 정체모를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녹슨 안내판에 흰색으로 왼쪽 화살표가 수파이 마을의 방향을 알려주고 있다.


좌우로 거대한 붉은 절벽, 그 바닥에는 녹색의 나무들과 어디선가 들려오는 물소리는 자이언 국립공원의 계곡을 떠올리게 했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붉은 절벽의 모양(질감?)이 가로세로로 줄이 많이 가있는 것이 매우 거친 느낌이라는 것이었다.


저 나무다리를 건너서 마을로 들어가는데, 정말 아주 옛날 고향 시골마을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다리에서 내려다 본 '하바수 개울(Havasu Creek)'의 물은 벌써부터 청록빛을 띠고 있었다. 여기 원주민 부족의 이름 Havasupai에서 Havasu는 "blue-green water"이고 pai는 "people"이라는 뜻이라고 하니, 쉽게 번역하자면 "청록색 물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정말 '수파이 마을(Supai Village)'이 나타났다! 두 사람의 머리 모양을 한 "Watchers"가 내려다 보는 이 신성한 땅에서 하바수파이 부족은 800년 이상 전통을 지키며 살아오고 있다고 하는데... 오른쪽 나무에 하얀 안내판에는 마을의 건물과 사람은 물론 가축도 절대로 사진을 찍어서는 안된다는 경고문이 붙어있어서 마을 사진은 이것으로 끝이다.


위의 사진이나 여기를 클릭하면 하바수파이 부족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캠핑과 숙박 등을 포함해 모든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약 700여명만 남은 부족민의 절반 정도가 "미본토에서 가장 외딴 마을(The most remote community in the contiguous United States)"이라는 Supai에 살고있다. 연간 약 2만명의 관광객이 미국에서 가장 비싼 1인당 캠핑요금을 내면서 방문을 하지만, 원주민 아이들은 전부 맨발로 뛰어놀고 있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마을이었다. (방문 관련해서 한 페이지에 잘 정리된 내용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서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사이트를 보시면 됨)


마지막으로 이 날 캠핑장까지의 전체 하이킹 경로와 소요시간, 고도변화 등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마을을 지나 다시 1시간 동안 2마일을 더 걸어서 캠핑장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그 전에 만나게 되는 이름 그대로 '청록색' 하바수 폭포(Havasu Falls)의 아름다운 모습은... (이미 위기주부 페이스북에서 보셨지만) 다음 편에서 보여드리기로 한다.



위기주부의 본 여행은 미서부 존뮤어트레일 및 오지탐험 트레킹 전문 여행사인 유니투어의 장비 협조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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