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흐르는 한강의 발원지는 강원도 태백시 대덕산에 있는 검룡소로, 거기서부터 바다를 만날 때까지 흐르는 강의 길이가 514 km라 한다. 그렇다면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관통하는 강의 발원지는 어디이고 길이는 얼마나 될까? 아니 그 전에 이 질문부터 해야할 것 같다... LA에 '로스앤젤레스 강(Los Angeles River)'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LA의 샌퍼난도밸리(San Fernando Valley) 지역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남북으로 연결된 도로를 따라 운전하실 때, 밸리 남쪽에서 가끔 보게되는 로스앤젤레스리버(Los Angeles River) 표지판으로 한쪽 다리를 들고있는 왜가리(heron)가 그려져 있다.
보통 '콘크리트 수로' 위를 지나는 이 정도 길이의 다리 전후에 그 표지판이 세워져 있으니, 바로 이 메마른 수로가 LA강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위 사진의 다리는 그 중에서도 좀 특별한데, 오른편에 철망이 끝나고 강을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의 입구로 가보면...
Los Angeles River Headwaters, 즉 직역하면 '머릿물'로 LA강의 발원지가 여기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다리 근처에 검룡소같은 물이 솟아나는 샘(spring)이라도 있다는 걸까?" 다리 아래는 그냥 콘크리트 바닥이고, 다리 위로 올라가서 서쪽을 바라보자~
왼편은 산타모니카 산맥에서 발원하는 개울인 아로요칼라바사스(Arroyo Calabasas)이고, 오른편은 시미힐스 언덕에서 흘러오는 벨크릭(Bell Creek)으로, 두 물줄기가 여기 밸리의 카노가파크(Canoga Park) 마을에서 만나 합류한 이후부터 공식적으로 로스앤젤레스 강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이 곳이 LA강의 '시작점'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로스앤젤레스 강(Los Angeles River)의 물줄기와 수역(watershed)을 보여주는 지도로, 앞서 사진으로 보여드린 두 개울의 합류점에서 강이 시작되어, 거기서부터 약 50마일(80 km)을 흘러 롱비치(Long Beach)에서 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가게 된다.
LA 다운타운의 동쪽을 흐르는 강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항공사진으로 파란 강물과 많은 다리들이 보인다. LA강은 1938년의 대홍수 때 여러 곳의 강둑이 터지면서 114명 이상이 죽고 엄청난 재산피해가 발생한 후에, 전구간의 강둑은 물론 바닥까지 모두 콘크리트로 덮었다. 그래서 여름철에 강물이 말랐을 때는 콘크리트 강바닥에서 자동차 경주가 벌어지기도 하고 심지어 우주선이 착륙하기도 한다!
자전을 멈춘 지구를 살리기 위해 땅속으로 들어가는 내용의 2003년 영화 <The Core> 앞부분에서, 우주왕복선이 지구 자기장 이상으로 LA 시내로 떨어지면서 다운타운 옆 강바닥에 비상착륙하는 장면이 있다. (앞부분이 지루하면 3분 이후부터 보시면 됨) 영화 속의 엔데버(Endeavour) 호는 이 때 비상착륙한 기념으로 2011년에 퇴역한 후에 LA에 둥지를 틀었는데, 아래의 포스팅을 클릭해 보시면 된다.
우주왕복선 엔데버(Endeavour)가 전시된 LA의 캘리포니아 사이언스센터(California Science Center)
사실 위기주부 블로그에서도 로스앤젤레스 강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로 아래의 두 편을 이미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각 사진을 클릭하시면 해당 글을 보실 수가 있다.
우리 동네 근처, LA강의 본류에 홍수방지용으로 건설된 세풀베다댐(Sepulveda Dam)과 그 주변 공원을 소개해드렸었는데, 이 댐의 건너편 공터에서 한국 방탄소년단, BTS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것으로 유명하다.
본류는 아니지만 앞서 보여드렸던 수역지도에도 표시된 터헝가워시(Tujunga Wash) 지류의 콘크리트 벽면에 그려진, 세계에서 가장 긴 벽화 중의 하나라는 'LA의 만리장성(Great Wall of Los Angeles)'의 가장 유명한 베이비붐 아기 그림이다.
강의 지류(tributary)까지 소개에 포함하니까, 아래의 영화장면을 도저히 안 보여드릴 수가 없다... LA강의 작은 지류인 불크릭(Bull Creek)이 밸리지역의 Hayvenhurst Ave와 Plummer St의 교차로 아래로 지나는 곳에서 촬영된 필름이다.
바로 SF영화의 명작인 1991년 <터미네이터2> Terminator 2: Judgment Day 영화의 유명한 강 추격전(river chase) 장면이다. 사실 이 촬영장소도 집에서 멀지않은 곳인데, 혹시 들릴 기회가 된다면 'T2 로케이션' 특집 포스팅도 한 번 기획을 해봐야 겠다.^^
합류점의 반대편 동쪽으로 흘러가는 LA강으로, 이후 80 km 전구간이 거의 이런 삭막한 모습이다... 2000년대 들어서 강의 생태계를 되살리자는 움직임이 시작되었고, 2006년에는 LA 시장이 서울을 방문해 청계천 복원사업을 답사하고 가기도 했다. 그러나 그리피스 공원 부근 등 아주 일부만 바닥의 콘크리트가 제거되었을 뿐, 홍수방지 등의 이유로 전체적인 복원작업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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