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관광기/새크라멘토

타워브리지(Tower Bridge)까지 새크라멘토의 캐피톨몰(Capitol Mall)을 따라서 걸어보는 아침산책

위기주부 2021. 6. 4. 03:10
반응형

자동차여행을 떠난 첫날밤은 잠자리가 바뀐데다가, 앞으로의 여행계획을 머릿속으로 복기한다고 항상 잠을 깊이 못잔다. 안 그래도 요즘은 집에서도 매일 새벽에 일어나기 때문에, 4시부터 자는둥마는둥 누워있다가 창밖이 밝아지는 것을 보고는 조용히 혼자 카메라를 챙겨서 호텔방을 나왔다.

호텔 정문을 나서니 어제와 똑같이 주청사(Capitol)의 북문이 보인다. 내부 입장은 당연히 이 날도 계속 불가한 상태라 아침에 바로 여기를 뜰 예정이라서, 새벽에 혼자라도 이 도시를 조금 더 둘러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새크라멘토(Sacramento) 시는 지도에 표시된 것과 같이 두 강의 합류점 동남쪽에 위치해 있다. 까만 별표의 주청사 동쪽으로 제일 중요하고 유명한 볼거리인 서터요새(Sutter's Fort) 주립역사공원을 필두로 인디언박물관, 주지사공관(Governor's Mansion) 등이 있지만, 먼 것은 둘째치고 아직 문을 안 열었을거니까, 반대방향으로 캐피톨몰(Capitol Mall)을 따라서 강가까지만 걸어보기로 했다. (주요 주립박물관과 역사공원들의 리스트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캐피톨몰이 시작되는 로터리의 남북으로 멋진 건물들이 세워져 있다. 북쪽에 있는 이 건물은 구글맵에 재무부(Treasurer's Office)라고 되어있는데,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바로 옆 나무 밑에는 노숙자가 침낭도 없이 잠들어 있었다.

여러 은행과 관공서들이 입주해 있는 고층건물들을 구경하며 걸어가는데, 그 중 한 건물 아래로 노면전차가 지나고 있었다.

그리고, 5번 고속도로가 캐피톨몰 도로의 아래로 지나가는데, 가운데 교통표지판에 씌여진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까지는 여기서 남쪽으로 정확히 600 km를 직선으로 달리면 된다. 전날 LA의 집에서 출발해 중간에 2번 쉬면서 6시간반만에 여기 도착을 했었다.

강가에 도착을 하니까 오늘의 주인공인 노란색의 타워브리지(Tower Bridge)가 나타났는데, 다리 앞쪽에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는 이유는 잠시 후에 알려드리기로 한다. 참, 글의 제목이 타워브리지로 시작해서 혹시 위기주부가 런던여행을 간 것으로 오해하셨던 분은 없기를...^^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남쪽 멀리 샌프란시스코 베이까지 유유히 흘러가는 새크라멘토 강(Sacramento River)은 북부 캘리포니아 내륙을 남북으로 이어주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강으로 그 길이는 400마일(640 km)이나 된단다.

다리 위를 걸어서 첫번째 타워 아래쪽으로 오니 "GATE - KEEP AWAY WHEN BELL RINGS"라는 글귀가 보인다. 무슨 뜻인고 하니 벨이 울리면 잠시 후에 인도에 설치된 게이트와 앞서 보여드린 도로의 차단기가 닫히고 난 다음에...

이렇게 두 타워 사이의 다리가 통째로 위로 올라가서 아래쪽으로 배가 지나갈 수 있게 해준다는 뜻이다. (클릭하시면 유튜브 동영상으로 보실 수 있음) 그런데, 정말로 다리가 수면에서 가깝게 만들어져 있어서 왠만한 높이의 배가 지나갈 때마다 들어올려야 하는 것 같다.

다리를 건너면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각오로 "욜로(You Only Live Once, YOLO)"를 외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지역인 욜로카운티(Yolo County)가 나온다! 물론 농담이고...^^ 1850년대 이 지역에 살던 원주민 부족의 이름인 요로이(Yo-loy)에서 유래한 지명이라고 한다.

잠깐 욜로 땅을 밟은 후에 도로를 건너 다리 북쪽을 바라보니, 디즈니랜드에서 본 듯한 증기선이 정박해 있는데 호텔로 사용되는 모양이다. 그 너머로 건물들이 있는 곳은 올드새크라멘토(Old Sacramento) 주립역사공원이고, 그 안에 캘리포니아 주립 철도박물관(California State Railroad Museum)도 있다고 한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주청사 내부와 함께 모두 다음 기회에 가보는 것으로~

강건너 현대식 건물과 '올드색(Old Sac)'이 참 대비되는 모습의 다리 북쪽이다. 상류에 보이는 다리 너머에 아메리칸 강(American River)과 합류하는 곳이 나오는데, 그 아메리칸리버를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캘리포니아 골드러시의 시초가 된 금이 1848년에 발견된 마을인 콜로마(Coloma)가 있다.

이제는 다시 캐피톨몰을 따라서 호텔로 돌아가야 할 시간~ 중앙분리대까지 건너가서 주청사를 줌으로 당겨본다.

토요일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지나다니는 차들과 사람들이 참 적었다. 자동차 몇 대와 조깅을 하는 부부, 그리고 잠에서 깨 어디론가 다시 이동을 하는 노숙자 몇 분을 마주친게 전부이다.

북부 캘리포니아 내륙이기는 하지만 이 도시의 해발고도는 10 m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다. 그래서 겨울에 눈이 거의 내리지 않고 여름에는 매우 덥기 때문에 야자수도 잘 자라는 모양이다.

마지막으로 주청사 돔을 한 번 더 올려다 봤는데, 삼각형의 좌우에 설치된 조각이 상당히 특이했다. 왼편에 창을 들고 말을 탄 남성을 공격하고 있는 것은 곰이고, 오른편에 아이를 안은 여성이 탄 말 아래에는 들소가 쓰러져 있다. 그리고 삼각형 안의 가운데 서있는 미네르바 여신의 발아래에도 곰이 한마리 뻗어있었다.

주청사 북쪽입구 옆에 있는 이 기념물은 전날 방문했던 릴랜드스탠포드맨션을 고아원으로 운영했던 수녀원을 기리는 것 같았다. (여행기를 보시려면 클릭) 또 사진은 없지만 북쪽 출입구 창문에 조그맣게 "우리는 주지사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스티커가 붙어있었던게 기억나는데, 아마 윗선에서 붙이라고 시켰나보다~^^

"마눌님과 따님은 기침을 하셨으려나?" 바로 공원 건너편의 호텔방으로 올라가 두 분을 깨워서, 다운타운의 골든원센터(Golden 1 Center) 경기장 맞은편 빵집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는 다시 5번 고속도로를 따라 계속해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북부 캘리포니아 7박8일 자동차여행의 둘쨋날 공식일정이 시작되었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