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라바베드

라바베즈 내셔널모뉴먼트(Lava Beds National Monument)의 발렌타인 동굴과 머쉬팟(Mushpot) 동굴

위기주부 2021. 7. 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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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의 북부 캘리포니아 7박8일 자동차여행에서는 총 4곳의 미국 내셔널파크(National Park)를 방문했지만, 그 중에 처음으로 방문하는 새로운 곳은 없었다. 하지만 국립공원만큼 기대를 했던 아직 못 가봤던 준국립공원을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었으니, 바로 캘리포니아 주의 북동쪽 끝자락에 있는 '용암밭' 라바베즈 내셔널모뉴먼트(Lava Beds National Monument)로 한국에 계신 분들께는 말할 것도 없고 여기 미국에 계시는 교민들에게도 아주 생소한 장소이다.

래슨볼캐닉 국립공원을 떠나서 89번, 299번, 139번 도로를 차례로 달려 티오네스타(Tionesta)라는 버려진 마을을 지나서, 포장은 되어있지만 관리를 전혀 안해서 폭발한 지뢰밭을 지나는 것 같았던 삼림청 관할 FS-10번 도로를 또 달려서, 총 2시간반만에 이 공원간판을 보는 순간에 정말 뭉클했다~ 그래서 차에서 내려 사진 한 장 찍지 아니할 수가 없었다! ^^

전편 마지막에 설명한 것처럼 50만년 전에 대분출을 한 메디슨레이크 화산(Medicine Lake Volcano)의 용암이 북쪽으로 흐른 지역을 일찌기 1925년에 준국립공원으로 지정한 Lava Beds National Monument의 공원지도이다. 우리는 아래 남쪽 입구로 들어와서 비지터센터 부근을 주로 둘러보고 북쪽으로 나가게 되는데, 비지터센터 전에 파란색으로 씌여진 곳을 먼저 들렀다.

공원입구를 지나서 부터는 도로상태가 좋아졌고, 깨끗하게 포장된 발렌타인 동굴(Valentine Cave) 주차장에는 예상 외로 다른 차들도 제법 있었다. 래슨볼캐닉 국립공원에서 구입한 애뉴얼패스를 차에 걸어두고 내렸는데, 만약 거기를 들리지 않았으면 여기 비지터센터까지 가서 공원패스를 산 후에 다시 이리로 돌아와야 했을 것이다.

코비드19(COVID-19) 관련 안내판이 따로 세워져 있었는데... 마스크는 물론 장갑과 헬멧 착용 권장, 밀폐된 동굴에서는 감염위험 증가, 꼭 붙잡아야 하는 난간도 소독 안함, 좁은 공간에서 거리두기 어려움, 그리고 비상시 응급출동도 지연될 수 있다고 적혀있다. 게다가 뒤에 불 탄 나무를 보면 알겠지만, 작년 7월의 콜드웰 산불(Caldwell Fire)로 공원면적의 70%가 홀라당 다 타버린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꼭 동굴탐험을 해야 하겠니?"

여기까지 왔는데 당연히 해야지...^^ 다행히 우리가 둘러볼 곳은 불에 탄 땅 위가 아니라, 이렇게 주차장 바로 옆의 트레일을 따라서 지하로 내려가면 나온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정확히 10년전에 하와이 빅아일랜드 이후로 처음 라바튜브(lava tube) 동굴에 들어왔다. (당시 여행기를 보시려면 클릭) 이 동굴은 1933년 2월 14일, 즉 발렌타인데이(Valentine’s Day)에 당시 CCC(Civilian Conservation Corps) 일꾼이던 Ross Musselman에 의해 처음 발견되어서 '발렌타인 동굴'로 불리게 되었는데, 나중에 발견자는 동굴에 자신의 이름을 붙이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동굴 입구에서부터 제일 안쪽의 '빅룸'까지 들어가는 모습을 모자에 부착한 액션캠으로 찍은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비디오를 찍기 위해 따로 조명을 비춘 것이 아니라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인내를 가지고 깜깜한 화면을 계속 보시면, 크고 밝은 랜턴을 더 준비하지 않았다는 계속되는 사모님의 핀잔과 함께, 안쪽에서 다른 일행을 만나서 나누는 영어대화 등을 생생하게 들으실 수 있는데, 출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들어왔던 곳으로 돌아나가야 하는 것이었다.

동영상 마지막에 보여드린 사진들인데, 동굴 제일 끝(?)에서 아내가 스마트폰으로 찍어준 지혜와 나의 모습이다. 경험자의 조언인데 정말로 깜깜했으니까 탐험하실 분들은 최대한 밝은 랜턴을 꼭 미리 준비하시기 바란다.^^

이 발렌타인 동굴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스팟인 입구쪽에 두 구멍으로 갈라지는 곳의 모습으로 고래 뱃속같은 느낌의 천정의 흰 줄무늬가 선명하다. 이 발렌타인 동굴은 앞으로 소개할 나머지 동굴들과는 다른 종류의 용암이 흘러서 만들어진 것이라서 이런 독특한 천장의 무늬를 가진다고 하니까 꼭 탐험해야 하는 필수코스 중의 하나이다.

들어왔던 입구로 다시 나가며 찍은 사진으로 첫번째 동굴부터 사진 속의 두 고객이 아주 만족하셨다.^^ 다시 밝은 세상으로 나가서는 차를 몰고 1.5마일 정도 떨어진 공원 비지터센터로 향했다.

비지터센터에서는 애뉴얼패스를 보여주고 셀프 동굴탐험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에 차에 걸어두는 태그를 받았다. 랜턴과 헬멧도 무료로 빌릴 수는 있는데, 직원이 퇴근하는 4시전에 꼭 돌려줘야 한다고 해서 우리는 시간이 거의 남지않아 빌리지 않았다. 방문한 기념으로 지혜가 모으는 핀을 하나 산 후에, 비지터센터 바로 뒤쪽에 있는 필수코스인 '탐험입문' 동굴로 향했다.

철제계단을 이용해서 지하로 내려가는 이 동굴의 이름은 머쉬팟 케이브(Mushpot Cave)... "머쉬룸(mushroom)은 버섯인데, 머쉬팟은 머시지?"

계단을 내려와 왼편에 보이는 이 냄비(pot)같은 작은 분화구(?)가 그 아래로 지나가던 용암이 새어나와 곤죽(mush)처럼 고여서 만들어져서, 머쉬팟(mush pot)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안내판에 설명되어 있었다. 즉 한글로 번역하자면 '죽냄비' 동굴 되시겠다~

이 머쉬팟 동굴은 이 공원에서 유일하게 내부에 조명과 함께 안내판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다른 동굴들을 셀프 탐험하기 전에 입문코스로 반드시 필수적으로 들러야 하는 곳이다.

동굴로 내려가서 내부를 둘러보는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는데, 비디오는 너무 어두워 화질이 좋지 않아서 중간중간에 찍은 아래의 사진들을 함께 편집해서 넣었다.

넓은 공간에 벤치를 여러 줄 만들어 놓았는데 아마도 평소에는 여기서 지하 레인저 프로그램도 진행을 하는 모양이다.

아내가 핸드폰 플래시를 터뜨려서 찍은 사진으로 동굴 벽과 시멘트로 포장된 바닥 등의 전체 모습이 잘 나왔다.

검은색 초콜렛이 녹아내리는 듯한 동굴의 천장...

트레일에서 가장 낮은 부분은 아내가 허리를 숙이고 지나오고 있다.

머쉬팟 동굴(Mushpot Cave)은 입구에서 여기 끝까지 길이는 235 m라고 하는데,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 라바튜브 동굴탐험의 입문코스를 모두 마쳤으니, 자신있게 다른 동굴들을 또 보러가자~

비지터센터 앞마당에 설치된 망원경을 모녀가 하나씩 붙들고는 멀리 북쪽으로 펼쳐진 거뭇거뭇한 용암밭을 바라보고 있다. 황량한 저 땅에도 서부개척시대부터 2차대전까지 많은 역사들을 간직하고 있지만, 그에 대해서는 '라바베즈 여행기 3부작' 마지막 편에서 간략히 소개하기로 한다. 이제 비지터센터 남쪽으로 만들어진 일방통행 순환도로인 Cave Loop Road를 따라서 여러 동굴들을 탐험한 2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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