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말에 다녀왔던 북부 캘리포니아 7박8일 자동차여행의 이야기를 차례로 쓰기 시작한지도 한 달이 훌쩍 넘었는데, 이제 여행 3일째의 마지막 여행기이다. 자동차여행의 처음 이틀은 계획했던 투어나 트레일을 못해서 연달아 호텔에 일찍 들어갔기 때문에, 셋째날은 가이드가 계획에 없던 일정까지 중간에 추가하는 등 의도적으로 오후 늦게까지 강행군을 시켰다.^^ 그래서 아마 전체 7박8일 중에서 손님들이 가장 힘든 3일차였고, 따라서 하루의 여행기가 6편으로 가장 많은 날이기도 하다.

라바베드 준국립공원(Lava Beds National Monument)의 비지터센터를 떠나서 조금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마지막 셀프 동굴투어를 하기 위해서 차를 세웠다. 헤드랜턴과 마스크에 파란 라텍스 장갑까지! 완전히 수술실 복장으로 무장을 하고 이제 탐험을 하려는 동굴의 이름은 거기에 딱 어울리는 스컬케이브(Skull Cave), 즉 '해골동굴' 되시겠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라바튜브 동굴의 아랫쪽에 차가운 공기가 갇혀서 한여름에도 얼음이 남아있는 원리에 대한 설명을 직접 읽으실 수 있다. 특히 오른편 흑백사진 아래의 설명을 보면, 이런 얼음판이 만들어진 다른 동굴로 메릴케이브(Merrill Cave)라는 곳에 가보라고 되어 있는데...

국립공원청의 이 옛날 사진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스케이트장으로 이용할만큼 넓은 얼음판이 여름에도 남아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메릴 동굴은 공기의 흐름이 바뀌면서 더 이상 차가운 공기가 갇히지 않아서 현재는 얼음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과연 여기는 얼음이 얼마나 남아있을까? 그리고 해골은 정말로 있나?" 생각을 하며 계단을 따라 내려갔는데,

동굴 입구의 크기에 먼저 입이 떡 벌어졌다! 마치 거대한 기계로 터널을 뚫은 것 같았던 이 동굴은, 말 그대로 용암(lava)이 원통형의 관(tube)을 만들며 흘러간 라바튜브(lavatube)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트레일이 잘 만들어져 있는 초급코스라서 여유있게 걸으면서 거대한 동굴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오후의 낮은 햇살이 동굴의 제법 안쪽까지 비추었다. 길은 평평한데 마주쳐 나오는 분들이 굉장히 힘들어 하기에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이렇게 많은 급경사의 계단을 따라서 땅속으로 내려가야 했다! 이 스컬 동굴은 이렇게 얼음같이 차갑고 축축한 난간을 잡고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고 해서, 미리 가이드가 라텍스 장갑을 준비해서 손님들께 나누어 드렸던 것이다. 참, 잘했어요~^^

동굴 입구에서부터 거대한 터널을 지나, 철제계단을 따라서 제일 바닥까지 내려가는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아쉽게도 얼음판이 있는 바닥은 밟을 수가 없도록 아주 튼튼한 쇠파이프로 막아놓았고,

왼편으로 이 동굴 이름의 유래가 된 동물의 해골(skull)과 뿔이 남아있는 것이 보인다. 이 동굴이 처음 발견되었을 때는 매우 많은 동물의 뼈는 물론 사람 2명의 뼈도 발견되었는데, 동물과 사람 모두 한여름에 물을 먹기 위해서 여기까지 내려왔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오른쪽 동굴벽과 바닥 사이에 하얗게 반사되어 보이는 것이 얼음이다! 라바베드 준국립공원에는 이렇게 일년내내 얼음이 얼어있는 동굴들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압권은 아래 사진의 크리스탈 얼음동굴(Crystal Ice Cave)이라고 한다.

내셔널모뉴먼트 홈페이지의 크리스탈아이스 케이브 사이트의 사진인데, 이 환상적인 얼음동굴은 가이드투어로만 들어가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작년부터 코로나와 다른 여러 이유로 잠정적으로 투어가 중단된 상태였다. (여기를 클릭하면 국립공원청에서 제작한 투어 영상을 보실 수 있음)

다시 우리가 지상세계로 올라가는 모습인데, 이 사진을 보면 지하공간이 얼마나 큰 지 대강 느낄 수 있다.

라바베즈(Lava Beds)를 방문하면 정말 여기 스컬케이브(Skull Cave)는 꼭 와봐야 하는데, 사실 동굴 바닥의 얼음과 해골보다도 이 거대한 튜브가 용암이 흘러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진짜 놀라웠다. 자연의 신기한 모습으로만 보자면 옐로우스톤이나 화이트샌즈같은 내셔널파크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앞서 나가던 아내가 뒤돌아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마지막으로 동굴탐험은 모두 끝났다. 이 때가 오후 5시반쯤에 모두 지치고 배고픈 상태라서 결국 숙소를 예약한 곳까지 논스톱으로 가야했는데, 가이드는 나머지 예습했던 곳들을 모두 그냥 지나쳐야 해서 좀 아쉬웠다... 그래서 구글 스트리트뷰 등의 사진으로 스쳐간 장소들을 간단히 여기 차례로 기록만 해본다~

라바베드 준국립공원의 북쪽에는 이 지역 원주민 부족과 미군간에 1872~1873년에 치열하게 벌어졌던 모독워(Modoc War) 관련 유적지들이 있다. 천명의 미군이 주둔했던 Gillem's Camp를 지나서 공원의 북쪽 출입구가 보이고, 계속 직진을 하면 평화협상중 살해당한 Edward Canby 장군을 추모하는 십자가인 Canby Cross, 그리고 모독 부족이 최후까지 저항했던 요새인 Captain Jacks Stronghold가 나오지만... 우리는 그 전에 힐로드(Hill Road)로 좌회전을 해서 북쪽으로 올라가야 했다.

그러면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U.S. Fish and Wildlife Service)에서 관리하는 튤레이크 국립야생보호구역(Tule Lake National Wildlife Refuge)의 멋진 간판이 나왔다. 도로 오른편으로 펼쳐진 습지와 호수에 많은 새들이 있는 것이 달리면서도 보여서,

구글맵에 Refuge Photo Blind Trail이라 표시된 저 길 바로 옆에 잠시 차를 세우기는 했었다. 저기 보이는 건물에 들어가서 새들을 관찰하는 곳인 것 같기는 했지만, 손님들이 모두 차에서 내릴 마음은 1도 없었기 때문에 다시 계속해서 북쪽으로 출발~

호수가 거의 끝나는 지점의 도로 왼편에는 Klamath Basin National Wildlife Refuges 비지터센터 건물이 있는데, 여기 캘리포니아 북부와 오레곤 남부에 걸친 클래머스 분지(Klamath Basin)에 있는 6개의 야생보호구역을 총괄하는 비지터센터라고 한다. 물론 문 닫는 시간이 이미 지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는 부담없이 그냥 지나갔다.

하지만 여기 국립공원청이 관리하는 캠프튤레이크(Camp Tulelake)는 잠시라도 차를 세웠어야 했는데... 1930년대 CCC(Civilian Conservation Corps) 캠프로 건설되었다가, 2차대전중에는 일본계 미국인 격리시설 및 1946년까지 독일군 포로수용소로도 이용되었는데, 호수 건너 뉴웰(Newell) 마을에 대규모로 건설되었던 Segregation Center와 묶어서 현재 독립적인 준국립공원인 Tule Lake National Monument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잠시라도 내려서 둘러봤다면 위기주부의 미국 준국립공원 방문리스트에 추가하겠지만, 차로 그냥 지나갔을 뿐이라 양심상 못 하겠다.

환영간판도 없었던 Hill Road를 따라 오레곤(Oregon) 주로 들어서서, 숙박하는 클래머스폴스(Klamath Falls)에서 모녀가 검색으로 찾은 Rodeos Pizza and Saladeria라는 피자집으로 직행을 했다. 블로그에 음식이나 호텔 사진은 거의 올리지 않는 편이지만, 절반은 케일밭이고 나머지 절반은 브뤼셀스프라우트밭이었던 이 피자의 사진은 마지막으로 꼭 보여드리고 싶었다. 큰 피자를 3명이서 남김없이 맛있게 먹고, 저녁 8시가 넘어서 호텔에 체크인을 하면서 여행 3일째의 긴 하루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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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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