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내셔널몰

워싱턴 벚꽃축제 기간에 방문한 타이들 베이슨의 토머스제퍼슨 기념관(Thomas Jefferson Memorial)

위기주부 2022. 3. 24.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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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20년 가까이 또 서울과 수도권에서 15년을 넘게 살았으면서, 진해 군항제니 여의도 윤중로니 하는 벚꽃축제 구경을 하러 한 번도 못 가봤던 위기주부... 그런데, 생애 첫 벚꽃구경 나들이를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하게 될 줄을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지난 주에 봄방학을 맞아서 집에 왔던 딸과 함께 갔을 때만 해도 거의 피지 않아 오는 주말에나 구경을 가려고 했었는데, 월요일 저녁 뉴스에서 벚꽃이 지금 절정인데 주중에 비가 오고 주말에는 기온이 다시 내려간다고 해서, 바로 다음날 김밥을 사들고는 퇴근하는 아내를 픽업해서 차를 몰고 내셔널몰로 향했다.

차창 밖 워싱턴 기념탑 오른편에 만개한 벚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 내셔널몰 북쪽의 큰 도로인 Independence Ave가 왠일로 공간이 많이 비어서 주차를 하려다 보니, 주말과는 달리 평일 출퇴근 시간은 주정차가 금지였다. 오후 4시가 막 지났는데 단속요원이 나와서 아직 빼지 않은 차들에 줄줄이 딱지를 떼고 있었으니까, 혹시 평일에 차를 몰고 내셔널몰에 가시는 분들은 출퇴근시간 주차금지 구역은 아닌지 꼭 확인하시기 바란다.

워싱턴 벚꽃축제의 공식명칭인 내셔널 체리블라섬 페스티벌(National Cherry Blossom Festival)을 주관하고 공식적인 개화시기도 알려주는 국립공원청에서 만든 내셔널몰 부근의 '벚꽃지도'에서 중요한 부분만 잘라왔다. 우리는 평일에도 상시 주차가 가능한 지도 오른편의 Jefferson Drive에 차를 대고는, 포토맥 강물을 끌어들여서 만든 인공호수인 타이들 베이슨(Tidal Basin)을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돌면서 벚꽃구경을 했다. 그 호수 주변으로는 NPS Official Units에 독립적으로 포함되는 국가기념물(National Memorial)만 3곳이나 있는데, 이 날을 위해서 지난 겨울동안 일부러 가지 않고 아껴둔 곳들이다.^^

워싱턴 기념탑의 남쪽 사거리에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면서 돌아보고 찍었는데, 여기도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자리를 깔고 있었다. 이 때만 해도 이 정도 벚꽃도 참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이 날 꽃구경의 아주 미약한 시작에 불과했다~

호수로 가는 길을 찾을 필요도 없이 인파를 따라서 걸어가는 도로변에도 이렇게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데, 노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었다. 원래 타이달베이슨 호수를 순환하는 도로인 Ohio Dr는 양방향 2차선이지만, 이 날은 시계방향으로만 일방통행을 시키고 있었음에도, 내셔널몰 남쪽 도로들은 차와 사람들이 붐벼서 꽉 막힌 상태였다.

그 도로변에 있던 조폐국(Bureau of Engraving and Printing) 건물의 입구 위에도 벚꽃축제에 어울리는 배너를 걸어놓았다. 미국달러는 물론이고 여권 및 각종 신분증과 증명서들을 인쇄하고 제작하는 곳으로 투어로 관람이 가능하다고 하니까, 언제 방문해서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의 미국판 한 번 찍어볼까?

타이들 베이슨 호수에 도착하니 토머스제퍼슨 기념관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안내기둥의 아래에 보면 앞서 지도에는 표시되지 않은 다른 기념물이 하나 더 있는데, 마지막에 추가로 소개해드릴 예정이다.

호숫가를 따라서 걷는 길은 '인산인해'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많은 인파속을 걷는 경험을 하게 했다.

만개한 벚꽃들 사이로 보이는 제퍼슨 기념관의 사진을, 비록 핸드폰 카메라지만 마침내 직접 찍을 수 있었다.

짧은 동영상을 찍어 보았으므로, 클릭하시면 색소폰 생음악과 함께 인파 속을 같이 걸어보실 수 있다.

여기서는 오후에 역광이라서 만족스러운 사진이 나오지가 않았다. 물 위에 떠있는 것은 페달보트(pedal boat)로 1시간에 $32로 4명까지 탑승 가능하다고 하니, 언제 가족 3명이 함께 '캐나다 레이크루이스의 추억'을 떠올리며 한 번 타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돌아보니 지나 온 호숫가 벚꽃들 위로 다시 워싱턴 기념탑이 모습을 드러냈다.

넓게 광각으로 타이달베이슨(Tidal Basin) 호수를 찍어봤다. 왼편으로 저 멀리 보이는 물체들을 디지털줌으로 당겨보면,

포토맥 강 건너 버지니아 알링턴(Arlington) 다운타운의 현대적 고층건물들이 생소하게 보인다.

워싱턴DC의 벚꽃 아래에서 중년의 커플셀카 또 한 장...^^

그렇게 걷다 보니까 첫번째 목적지인 토머스제퍼슨 메모리얼(Thomas Jefferson Memorial) 앞에 도착을 했는데, 그 규모가 링컨 기념관 못지 않게 거대해서 놀랐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1939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1943년에 완성된 이 기념관은 로마의 판테온(Pantheon)을 본따서 만들어졌는데, 원형 홀의 지름이 약 50 m나 된다고 한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벚꽃명소인 타이들베이슨의 상징과도 같은 건축물이지만, 이 기념관을 짓기 위해서 당시에 벚나무를 1,000그루나 잘라야 했었다고 한다.

계단을 다 올라가면 홀 중앙에 서있는 미국의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의 입상을 만나게 된다. 제퍼슨은 유명한 마운트러시모어(Mount Rushmore)에 조각된 4명의 미국 대통령들 중의 한 명이고, 모르시는 분들이 많지만 미국 2달러 지폐의 모델로 앞뒷면에 동시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청동으로 만든 동상은 1947년에야 완성되어 설치되었는데, 높이 약 6 m에 무게는 1만파운드, 그러니까 4,500 kg이나 된다고 한다. 원형 홀의 사방에는 제퍼슨이 쓴 4개의 글이 발췌되어 각각 새겨져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왼손에 돌돌 말아서 들고 있는 1776년 미국의 독립선언문(Declaration of Independence)이다.

기념관을 나와서 잠시 대리석 계단에 앉아서 '풍멍'을 했다~ 앞사람들의 뒷통수와 보수공사를 위한 가림막이 쳐져있어서 사진이 깔끔하지는 않지만, 멋진 풍경을 보며 멍때리기를 한 기록으로 올려본다.

워싱턴 기념탑의 왼편에 빼곡한 높은 나무들 사이로 백악관의 정면 모습도 살짝 보이는 것이 신기하다.

계속해서 호숫가를 돌아가니까 제퍼슨 기념관이 멋지게 보이는 위치에 많은 방송 카메라들이 나와있었다. 저녁 6시 뉴스 생방송까지 기다려서 방송출연 좀 해볼까 하다가 둘러볼 곳이 많이 있어서 참기로 했다.

앞서 안내기둥 아래쪽에 소개되어 있던 조지메이슨 메모리얼(George Mason Memorial)을 잠시 들렀는데, 이 기념물은 독립적인 유닛은 아니고 내셔널몰에 그냥 포함되어 있다. 조지 메이슨(George Mason)은 버지니아 페어팩스(Fairfax) 출신으로 일찌기 1770년에 버지니아 헌법의 권리장전을 집필했는데, 이것은 제퍼슨이 미국독립선언을 쓸 때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1787년 필라델피아 제헌회의에 버지니아 대표로 참석했지만, 헌법에 권리장전이 빠진 이유로 비준에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에 안내판의 제목처럼 오랫동안 잊혀진 정치사상가로 여겨졌단다. (클릭해서 확대해 읽으실 수 있음)

갑자기 너무 어려운 역사공부에 당황하신 분들을 위해서 노란 개나리 사진으로 숨 좀 돌리고 계속하면... 그가 헌법에 꼭 포함시키고자 주장했던 개인의 권리들은 나중에 4대 대통령이 되는 제임스 매디슨(James Madison)의 주도로 1791년에 권리장전(Bill of Rights)이라는 이름의 10개 조항이 헌법에 추가되게 된다. 즉, 제헌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 때문에 그 동안 왕따를 당해왔지만, 사실상 미국의 독립선언과 권리장전을 만드는데 기본이 되는 사상을 제공한 사람으로 최근에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2002년에야 여기에 기념물이 만들어진 것이다.

바로 이 분이 조지 메이슨 되시겠다~ 의외로 이 이름을 들어본 분들이 많이 계실텐데, 한국 인천의 송도에도 국제캠퍼스가 있는 조지메이슨 대학교(George Mason University), 줄여서 GMU가 그의 이름을 딴 것이다. 본교가 있는 페어팩스 외에도 북부 버지니아 여러 곳에 캠퍼스가 있어서 학생수가 4만명 가까이 되는 큰 대학교로 2009년에는 '미국에서 가장 떠오르는 대학'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단다.

산책로의 반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타이들베이슨 호수가 포토맥 강과 연결되는 곳에 걸쳐진 인렛브리지(Inlet Bridge) 위에서 워싱턴 기념탑과 제퍼슨 기념관을 함께 바라본다.

워싱턴 지역으로 이사왔을 때 어떤 분이 그러셨다. "여기는 한국하고 날씨가 똑같아요~ 여기 눈 오면 한국도 눈 오고, 여기 꽃 피면 한국도 꽃 펴요" 아마 한국도 진해며 여의도며 여기저기 벚꽃축제가 시작될텐데, 이렇게 멀리서 미국 워싱턴의 벚꽃 소식을 먼저 1부만 급하게 전해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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