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내셔널몰

백악관을 포함하는 프레지던트파크(President's Park)와 1차세계대전 기념물(World War I Memorial)

위기주부 2022. 8. 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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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올해 당선된 새로운 대통령이 청와대를 공원으로 만들어서 "국민들에게 돌려줬다(?)"고 하던데, 미국의 워싱턴DC에 있는 화이트하우스(White House), 즉 백악관은 1800년에 완공된 이후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POTUS)의 집무실 겸 관저로 현재도 계속 사용되고 있다. 비록 일반인은 철제 담장 밖에서 그 건물의 앞뒤 모습만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백악관을 포함한 주변 지역은 프레지던트파크(President's Park)라는 이름의 공원으로 이미 지정이 되어서 국립공원청에서 하나의 독립적인 유닛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

'대통령의 공원' 영역을 보여주는 지도로, 우리는 2011년 봄방학 동부여행 때부터 남쪽 타원형의 넓은 잔디밭인 Ellipse에서 백악관의 남쪽 모습은 여러 번 봤지만, 더 가까이 보이는 북쪽 정문의 모습은 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지하철을 타고 Farragut West 역에서 내린 후에, 먼저 지도 좌측상단에 작게 표시된 렌윅갤러리(Renwick Gallery)를 구경했고, 이제 백악관이 주소를 둔 펜실베니아 애비뉴(Pennsylvania Avenue)를 따라 걸으며 구경을 하는 것이다.

백악관 서쪽에 있는 아이젠하워 행정동(Eisenhower Executive Office Building)은 1888년에 완공되어서, 1943년에 펜타곤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사무실 건물이었단다. 처음에는 국무부/전쟁부/해군이 사용했지만 지금은 대통령실 부서들과 부통령 집무실이 입주해 있다. 여기를 거쳐간 많은 부통령과 대통령들을 다 제치고 아이젠하워의 이름을 붙인 이유는, 그가 육군에 복무하며 1927년부터 1935년까지 가장 오랫동안 이 건물에서 일을 했기 때문이라고 안내판의 씌여있었다.

백악관을 마주보고 있는 라파예트 공원(Lafayette Park)의 네 귀퉁이에는 미국 독립전쟁에 기여한 4명의 외국인 동상이 세워져 있다. 제일 먼저 소개하는 남서쪽의 동상은 미국독립을 도왔던 프랑스 원정군의 최고사령관이었던 로샹보 백작(Comte de Rochambeau)이다. 여기서 오래간만에 '알쓸미잡' 하나...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북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가위바위보 게임을 '로샴보(Roshambo, Ro-Sham-Bo)'라고 불러서, 이 프랑스의 장군이 가위바위보를 미국에 처음 전파했다는 전설이 있지만 사실이 아니고, 일본 사람들이 '짱껨뽀(Jan-Ken-Po)'라 부르며 전파한 것이 미국 역사책에 나오는 비슷한 이름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얀집'의 북쪽 정문이 철제 담벼락 너머로 보이는 곳에서는 사람들의 행동 순서는 모두 똑같다. 일단 중앙까지 걸어와서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한 장 찍어주고,

그 사람들이 나오면 핸드폰을 건네주고 이번에는 우리 사진을 부탁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그리고는 난간 사이로 핸드폰을 갖다 대고는 백악관의 독사진을 한 장 더 찍는다. 이 때 손이나 카메라가 담장 안쪽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커다란 DSLR 카메라같은 물체가 담장 안으로 많이 들어가면, 주변에 관광객들 사이에 섞여있는 사복 비밀경찰의 제지를 받는다는 소문이 있다.

오른쪽 제일 앞에 혼자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콧수염 아저씨가 왠지 비밀경찰같아 보이는데... 아니면 말고, 그 분이 입고 있는 스타워즈 티셔츠가 마음에 든다~^^

이 곳에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41년째 여기 백악관 바로 앞에서 핵전쟁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저 분이었는데, 어떻게 보안구역 안에서 텐트를 치고 노숙하면서 시위를 이어갈 수 있는지가 참 궁금했다. 한 번 물어볼 걸 그랬나...

이렇게 백악관 정면을 바로 마주보고 있는데, 노란 도화지에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라는 한글 구호도 씌여있었다. 조사를 해보니까 White House Peace Vigil은 1981년에 William Thomas가 시작했는데, 그가 2009년에 사망한 후에는 Concepción Picciotto라는 여성이 2016년에 죽을 때까지 이어갔단다. 그 후로는 여러 참가자들이 24시간 돌아가면서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사람이 없으면 당국에서 시설을 철거해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라파예트파크(Lafayette Park)의 중앙에는 미국의 제7대 대통령이자 20달러 지폐의 모델인 앤드류 잭슨(Andrew Jackson)의 기마상이 자리잡고 있다. 소위 미국 최초의 '흙수저' 출신 대통령으로 잭슨민주주의(Jacksonian Democracy)를 정립한 업적이 있지만, 100명 이상의 흑인노예를 소유하고 인디언 강제이주를 잔인하게 주도한 문제로 평가가 엇갈리는 편이다.

공원의 북동쪽 귀퉁이에는 미국독립에 기여한 외국인으로 폴란드의 타데우시 코시치우슈코(Tadeusz Kościuszko)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는 공병장교로 독립전쟁에 지원해서 웨스트포인트 방어와 사라토가 전투 등에서 공을 세웠다고 한다. 그리고 북서쪽에는 지난 봄 밸리포지(Valley Forge) 국립역사공원 여행기에서 잠깐 언급했던 프러시아 출신의 슈토이벤 남작(Baron Steuben)의 동상이 있는데 사진을 찍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남동쪽에는 넷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그래서 이 공원의 이름이기도 한 프랑스의 라파예트 후작(Marquis de La Fayette)이 멋진 모습으로 서있다. 그는 사실상 미국 독립전쟁에서 프랑스의 지원을 이끌어 낸 결정적 인물로, 마지막 요크타운 전투에서 그의 활약상을 뮤지컬 <해밀턴>에서 봤던 추억이 떠오른다~

여기가 '펜실베니아 애비뉴 1600번지' 주소인 집의 정문이다. 무장한 비밀경찰이 지키고 있는 것과 문짝에 '별이 다섯개' 그려진 것만 빼면, 사실 이 정도 입구의 저택은 미국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ㅎㅎ

백악관 동쪽에는 1869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완공된 미국 재무부(Department of the Treasury) 건물이 우뚝 서있다. 사진의 동상은 제퍼슨의 지명으로 13년 가까이 재무장관을 지냈던 앨버트 갤러틴(Albert Gallatin)으로 지금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 NYU)의 설립자이기도 하단다.

재무부 건물을 끼고 돌아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펜실베니아 애비뉴(Pennsylvania Avenue)가 직선으로 국회의사당까지 뻗어있는 것이 보인다. 대통령 취임식 등의 국가적인 행사가 있을 때 퍼래이드가 벌어지는 이 도로 자체도 국가유적지로 지정되어 있지만, 이렇게 바라보기만 해서는 방문했다고 하기는 힘들 것 같으니까, 다음에는 저 시계탑을 꼭 올라가봐야 겠다. 그리고 양방향 차선의 가운데에 만들어진 오른쪽 나무들이 있는 공원이 또 독립적인 국가기념물이다.

원래 이 곳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군을 이끌었던 John J. Pershing 장군을 기념하는 퍼싱 공원(Pershing Park)으로 1980년대에 만들어졌다가, 2014년에 공식적으로 미국의 제1차 세계대전 기념관(World War I Memorial)으로 변경되었다.

기다란 석조물의 뒷면에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미국 시인 Archibald MacLeish의 헌정시가 씌여있고,

추모 기념물에 빠질 수 없는 연못을 향하는 앞면에는 "The Weight of Sacrifice"라는 제목의 조각이 미국의 참전 100주년이던 2017년부터 만들어지고 있다. 집을 떠나서 유럽의 전쟁에 참여했다가 돌아오는 군인의 모습을 38개의 인물상으로 표현을 하는데, 현재 그림으로 가려진 부분까지 모두 완성이 되는 것은 빨라야 내년말이라고 한다.

워싱턴DC 중심의 프레지던트파크(President's Park) 구경의 마지막으로 파란색 차양이 눈에 띄는 백악관 방문자센터(White House Visitor Center)를 들렀지만 이 날 일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아 이렇게 밖에서 구경만 했다. 그래서 그 다음 주에 누나 가족과 함께 3일간 DC를 구경하면서, 첫날 비지터센터 내부를 구경했던 사진 한 장을 아래에 마지막으로 보여드린다.

보안검색을 거쳐서 내부로 들어오면 가운데 백악관의 모형을 중심으로 많은 흥미로운 전시가 있으며, 특히 출구쪽에 있는 가게에서는 백악관 공식 기념품도 구입할 수가 있으므로 시간이 되시면 꼭 방문하는 것을 권해드린다. (화~토요일, 7:30 AM–4:00 PM, 연방 공휴일 제외) 참고로 백악관 경내로 들어가는 내부투어는 현재 미국인은 거주지 국회의원 사무실을 통해서 신청 후에 신원조사를 거쳐서 가능하며, 외국인은 자국 대사관을 통해서 미리 신청을 해야한다고 안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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