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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아일랜드(Rhode Island) 뉴포트의 보웬스워프(Bowen's Wharf)와 마블하우스(Marble House) 투어

위기주부 2023. 3. 2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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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봄방학을 한 딸과 함께 오래간만에 가족여행을 하기 위해서, 우리 부부는 일요일 새벽에 보스턴으로 출발했었다. 그리고 3박4일 일정으로 동부 해안가를 따라서 버지니아 집으로 돌아오는 여행을 했는데, 마지막까지 결정을 못했던 처음 1박은 뉴잉글랜드 지역의 가장 남쪽인 로드아일랜드(Rhode Island) 주의 바닷가 관광도시에서 보내기로 했다.

이 주(state)에서 누가 태어났다느니, 지금 주지사가 누구라고 씌여있는 다른 동부의 주들과는 달리, 아주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던 로드아일랜드 주의 환영간판을 구글스트리트뷰에서 가져와 보여드린다. 이 미국에서 가장 작은 주에 대한 소개와 또 아래에 나오는 '길디드에이지(Gilded Age)'에 대한 설명은 여기를 클릭해서 같은 도시를 방문했던 작년 여름의 여행기를 보시면 된다.

그 때는 시간이 없어서 그냥 지나쳤던 뉴포트(Newport) 관광도시의 핵심인 보웬스워프(Bowen's Wharf)에 저녁을 먹기 위해 들렀다. 무려 1652년에 처음 만들어진 이 부둣가는 유서깊은 뉴잉글랜드 지역에서도 옛모습이 가장 잘 보존된 항구들 중의 하나라고 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붉은 벽돌이 깔린 보도를 따라 저기 범선이 정박된 부두까지만 걸어 가보자~

이런 멋진 간판을 보면 위기주부는 항상 그 마을의 추억이 떠오른다. (어딘지 궁금하시면 클릭!) 이 가게는 선원들이 항해중에 고래의 이빨이나 뼈를 이용해 만든 세공품인 스크림쇼(scrimshaw)를 전문적으로 파는 곳이다.

부두에 정박되어 있는 범선은 아마도 실제 항해를 위해서 최근에 만들어진 배로 생각되었다. 뉴포트는 자칭 "세계 세일링의 수도(Sailing Capital of the World)"로 불리며 1930~1983년 기간에 아메리카컵(America's Cup) 요트대회를 개최했고, 아이젠하워와 케네디 대통령 시절에는 '여름 백악관'이 위치하기도 했었다.

작년 여름에 아내가 미리 찾아봤었다는 여기 무어링(Mooring)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동사 'moor'는 배를 정박한다는 뜻이란다.

바닷가 레스토랑이니까 애피타이저와 메인 요리를 모두 해산물로 주문해서 맛있게 먹고는 호텔로 가서 숙박을 했다.

19세기말 미국의 길디드에이지(Gilded Age), 즉 '도금시대(鍍金時代)'에 최고 부자들의 여름별장이었던 뉴포트맨션(Newport Mansions) 중에서 두번째로 인기있는 마블하우스(Marble House)를 다음날 아침의 문 여는 시간에 맞춰서 찾아갔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참고로 제일 유명한 The Breakers를 작년 여름에 방문했던 여행기는 맨 위의 첫번째 링크를 클릭하면 보실 수 있다.

4개의 큰 기둥이 서있는 정면의 모습은 뉴욕 허드슨 강변의 밴더빌트 맨션과 비슷했다. (여행기를 보시려면 클릭) 대학교 이름으로 유명한 밴더빌트 가문을 만든 Commodore Cornelius Vanderbilt의 상속자는 자녀 8명에게 재산을 나누어 물려주었는데, 첫째 아들의 여름별장이 The Breakers, 여섯째 아들의 봄/가을별장이 뉴욕 Vanderbilt Mansion이고, 여기는 셋째 아들 William Kissam Vanderbilt가 1892년에 완공한 여름별장이다.

모두 50개의 방이 있는 이 저택의 건축비는 당시 1100만불로 현재로 따지면 무려 3억3200만불이고, 건축비의 절반이 넘는 700만불을 대리석(marble) 구입에 사용했단다! 계단 왼편의 거실부터 셀프투어로 둘러보게 되는데, 역시 이런 집을 설명할 능력은 없으므로 친절하게 비치된 한글안내서의 내용을 그대로 아래에 옮겨 적는다.

"THE DINING ROOM. 이 방은 알제리에서 수입한 장미색깔의 대리석으로 늘어졌습니다. 의자들은 금으로 쓰인 청동으로 만들어져 벨벳 덮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THE LIBRARY. Louis XV 스타일의 도서관을 연출하기 위해 호두나무 목재의 책장과 가구들을 만들었습니다. 천장은 이 방의 두드러지는 특징으로 창문들 사이의 '역사의 여신'과 반대 쪽 '춤의 여신'을 나타내는 두 프레스코화가 있습니다."

"THE GOTHIC ROOM. 벽난로는 15세기 프랑스 상인 Jacques Coeur 저택의 굴뚝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골이 진 천장은 르네상스 스타일 청/녹색 배경에 금색 꽃무늬와 덩굴 패턴으로 꾸며졌습니다. 천장의 돌림띠는 천사 합창단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창문들은 중세기 시절에 영감을 얻어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었습니다."

"THE GRAND SALON (GOLD ROOM). 응접실이나 무도회장으로 사용된 이 방은 22캐럿의 금박으로 덮였습니다. 이 방의 장식 요소들은 프랑스 왕궁 Versailles와 그리스/로마 신화의 이미지를 지닌 Louvre에게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이 집에서는 '반짝인다고 모두 금은 아니다'라는 속담은 통하지 않는다... 여기서 금색으로 반짝이는 것은 전부 진짜 금박이었다. 왜냐하면 말 그대로 도금시대(鍍金時代)니까~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아내와 지혜가 잠시 포즈를 취했는데, 미국 HBO 드라마시리즈 <길디드 에이지>가 실제로 여기 마블하우스를 비롯한 뉴포트맨션들에서 촬영이 되었다고 한다.

중이층(Mezzanine)에서 천정화를 올려다 보는 모습인데, 여기에도 좌우로 작은 방들이 있었다. 하나는 남편의 서적과 경마들의 그림이 보관되어 있고, 맞은편은 아내가 여성 손님들을 맞이하는 목적으로 희귀 석각과 진기한 장식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MRS. VANDERBILT'S BEDROOM. 이 침실은 Louis XIV 스타일로 장식되어 라일락 실크 벽걸이 휘장의 건축학적 디자인이 두드러집니다. 천장의 그림은 18세기 베니스 미술가 Pellegrini가 그린 아테나의 여신입니다. 그림 아래 서랍장에는 Tiffany and Co.에서 만든 은색의 거울이 있습니다."

"TROPHY ROOM. 이 방은 본래 두 개의 탈의실이었습니다. 현재 Preservation Society는 이 방을 Harold Stirling Vanderbilt의 항해하면서 수집한 물품들을 전시하는데 쓰이고 있습니다. 그는 3명의 자녀들 중 막내였고 유명한 요트 조종자로써 세 번이나 미국 전국 대회를 이겼습니다. 전시되어 있는 트로피들은 1922년부터 1940년 초까지 그가 이겼던 대회들을 나타냅니다."

중국풍으로 꾸며진 이 방은 첫째 딸인 Consuelo Vanderbilt의 침실이었다고 하는데, 그녀는 18세였던 1895년 8월에 이 집의 그랜드살롱에서 열린 무도회에서 처음 만난 영국의 9th Duke of Marlborough와 그 해 11월에 결혼해서 공작부인(Duchess)이 된다. 유럽 귀족과 정략결혼한 미국 상속녀를 일컫는 'dollar princess'의 최초였지만, 사랑없는 결혼을 25년만에 끝낸 이듬해에 프랑스의 비행기 조종사였던 Jacques Balsan과 재혼해서 여생을 함께 행복하게 보냈다고... 갑자기 일본 만화영화 <붉은 돼지>가 떠오른다~^^

"THE GUEST ROOM. 실크 벽 천과 오리지널 호두나무 목재의 가구는 Louis XV 스타일을 따랐습니다. 창문들 사이 그림은 한 소녀와 애완동물을 18세기 베니스 스타일로 그려졌습니다."

"THE BOYS' ROOM. 북동쪽에 위치한 두 침실은 두 아들 William Jr.와 Harold에 의해 사용되었습니다. 가구들은 소년들의 스포츠 관심을 반영시켜 주는데, William Jr.는 자동차 경주에서, Harold는 요트 조종사로서 인정을 받았습니다."

좁은 나무 계단을 따라서 반지하로 내려오면, 약 30명의 하인들을 관리했던 집사의 작은 사무실과 책상이 제일 먼저 나온다. 그런데 저 파란 깃털의 앵무새 박제는 100여년 전에도 저 책상 위에 있었던 것일까?

"THE KITCHEN. 부엌은 Marble House의 중심적인 요소였습니다. 이곳에서 오찬, 소풍, 댄스, 만찬회, 그리고 저택 일꾼 23명의 나날의 식사 등이 만들어진 곳입니다. 이 곳에는 프랑스 요리사가 6명의 보조일꾼들과 함께 일했습니다. 석탄을 때 사용한 스토브는 뉴욕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기념품 가게로 이어지는 복도에는 주인 부부와 세 자녀의 이야기가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William K. Vanderbilt는 이 집을 아내 Alva의 39번째 생일선물로 주었는데, 바로 2년 후에 그녀는 이혼을 하고 남편의 친구였던 은행가 Oliver Belmont와 재혼을 했다. 그리고 1908년에 그 남편이 죽은 후에 다시 Marble House에서 주로 지내면서 여성참정권(Women's suffrage) 운동을 주도했었다는 내용 등의 씌여있다.

셋째 아들 Harold가 유명한 요트 조종사라서 그런지, 기념품 가게에는 특별히 요트와 관련된 상품들도 많이 있었다.

투어의 마지막으로 바다가 보이는 뒷마당으로 나가면 특이하게 중국식 건물이 하나 만들어져 있다.

12세기 송나라 양식이라는 Chinese Tea House는 두번째 남편과 사별한 Alva가 마블하우스로 돌아와서 추가한 건물이란다.

기와를 올린 지붕 아래로 멀리 차례로 보이는 로드아일랜드 뉴포트 바닷가의 대저택들이 상당히 특이했던 풍경이다.

이것으로 마블하우스(Marble House) 구경을 마치고 우리는 5시간 정도 차를 달려서 뉴욕을 지나 뉴저지(New Jersey) 주의 바닷가로 향했다. 이렇게 밴더빌트 가문의 손자들이 만든 맨션만 벌써 3곳을 방문했는데, 가장 유명하지만 아직 구경하지 못한 '미국에서 가장 큰 집'이라는 여덟째 막내의 빌트모어(Biltmore)도 아마 조만간에 방문을 하게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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