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과 공연장

정체불명의 스미소니언 뮤지엄인 DC 남쪽의 애나코스티아 지역박물관(Anacostia Community Museum)

위기주부 2023. 11. 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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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버지니아로 이사온 후에 알게 된 블로그 이웃중에 JinJin님이 계신데, 미동부로 연수를 오셔서 특히 뉴욕/워싱턴DC 지역은 정말 사소한 곳들도 일부러 다 찾아다닌 기록이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제 소개하는 애나코스티아 지역박물관(Anacostia Community Museum)을 실제 방문한 여행기도 네이버에서 지금까지 JinJin님의 포스팅이 거의 유일했는데, 그 글의 제목이 "[워싱턴 DC의 박물관] 가지 마세요, 애나코스티아 박물관"이다! 하지만, 모든 스미소니언 뮤지엄 '도장깨기'를 목표로 한 위기주부가 그 말을 안 듣고 찾아가봤다~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 스미소니언(Smithsonian) 협회의 로고가 반가워서, 일부러 도로까지 나가서 간판 사진을 찍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박물관 이름 가운데에 '커뮤니티(Community)'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것부터 특이한데, 어떤 공동체 또는 지역사회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의 직원에게 브로셔나 지도가 있냐고 물어봤더니, 우리 박물관은 작아서 그런 것 없단다...

제일 먼저 메모지와 연필, 그리고 집게가 가지런히 놓인 책상이 나왔는데, 그 위에 파란색으로 그려진 것이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Washington, District of Columbia)의 지도이다. 건너 뛰었던 박물관 이름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서 제대로 된 지도를 가져와 아래에 보여드린다.

워싱턴 도시는 처음에 한 변의 길이가 10마일인 정사각 마름모로 만들어졌다가, 포토맥 강의 남서쪽은 버지니아 주에 돌려줘서 위와 같은 모양이다. 도시의 남동쪽을 흘러 포토맥 강과 합류하는 지류가 바로 아나코스티아 강(Anacostia River)으로, 이 유역에 살던 원주민 부족의 이름인 Nacotchtank에서 유래했단다. Anacostia라는 작은 동네가 따로 존재하기는 하지만, 보통 이 강의 동남쪽 넓은 지역 전체를 그렇게 부르기도 하는데, 현재 워싱턴에서 가장 낙후되고 흑인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지역이다.

스미소니언 재단이 1967년에 아나코스티아의 오래된 극장 건물을 사들여서, 강 건너 내셔널몰의 유명한 박물관들을 지역 흑인사회에 소개하는 '맛보기 전시장'을 운영하기 시작한게 이 박물관의 시작으로, 현재의 건물은 1987년에 포트 스탠튼(Fort Stanton)에 새로 만든 것이다.

잠깐 벽에 걸린 전시물 하나를 보여드리면... 지역의 네일살롱 사장님이 만드신 흑인들이 좋아하는 기다란 가짜 손톱이었다~

신축된 박물관은 1995년에 이름을 Anacostia Museum and Center for African American History and Culture로 바꾸고, 지역사회 뿐만이 아니라 전체 미국 흑인의 역사와 문화를 다루기 시작했단다. 그러나 2006년에 내셔널몰에 별도의 최신 국립 흑인역사문화관을 새로 짓는 것으로 확정된 후에, 이름을 현재의 Anacostia Community Museum으로 다시 변경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박물관의 지금 정체성을 굳이 정의하지면 흑인을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의 문화와 함께, 특히 환경운동에 관한 전시를 많이 하는데, 그 이유는 최근까지도 애나코스티아 강이 극심한 오염으로 방치되어서 오죽하면 "D.C.'s forgotten river"라 불리었기 때문이다. 참, 사진 가운데 벽에 기대어 있는 여성분은 관람객이 아니고, 박물관의 큐레이터로 손님은 위기주부 한 명 뿐이었다.^^

왼편에 종이와 필기구가 놓인 것으로 봐서, 이것도 어떤 참여형 전시물인 듯 한데... 끼워진 노트는 몇 장 되지 않았다~

소중히 모셔진 다른 전시물은 작고한 활동가(activist)의 털모자로 많은 메시지를 나타내는 '버튼'들이 빼곡히 붙어 있었고, 그 옆으로는...

이렇게 직접 자신의 주장을 담은 버튼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책상과 함께, 최근의 여러 활동가들의 모습을 화면에 보여주고 있었다. 레게 머리를 땋은 흑인 여성 2명이 이 날 처음 본 다른 관람객인데, 그 중 한 명은 엉덩이 아래까지 머리카락이 늘어져 있었다.

전시장 출구로 나와 로비를 찍은 사진으로,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지금 전시는 To Live and Breathe: Women and Environmental Justice in Washington, D.C.라는 제목으로 내년 1월까지 운영된단다. 처음 언급한 JinJin님이 2020년에 방문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봐서, 이 박물관은 고정 전시물이 있는 것이 아니고 매번 다른 주제를 가지고 전체 박물관의 내용을 바꾸는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돌아본 애나코스티아 지역박물관(Anacostia Community Museum)의 외관으로 아프리카 짐바브웨(Zimbabwe)의 전통양식이라 한다. 이로써 여기를 클릭해서 보실 수 있는 전체 20개의 스미소니언 뮤지엄 목록에서 16번째 도장깨기를 마쳤고, 워싱턴DC에서도 아직 2곳이 더 남았는데 가능한 빨리 마저 가봐야 하겠다. (나머지 2곳은 뉴욕시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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