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외의 여행지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하우스! 프랭크 라이트(Frank Lloyd Wright)의 '낙수장' 폴링워터(Fallingwater) 방문

위기주부 2024. 5. 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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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나 여행에 전혀 무관심한 분이라도, 이 하우스의 사진을 적어도 한 번은 분명히 보신 적이 있으실거다! (건물을 그냥 '집'으로 부르는 것과는 느낌이 좀 다른 것 같아서 House로 씀)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미국 건축가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의 수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건축물인 폴링워터(Fallingwater)가 펜실베이니아 숲속에 있다고 해서, 주변의 국립 공원들을 돌아보는 나들이 중간에 끼워 넣어서 방문을 했다.

오하이오파일 주립공원(Ohiopyle State Park)으로 지정된 숲을 달리다가 간판이 세워진 진입로로 들어가기 직전이다. 여기 남서부 펜실베니아는 우리 동네보다 위도가 좀 높고 내륙이라서 그런지, 이제서야 나무에 연두색 새순이 올라오고 있었다.

게이트에서 미리 입장권을 사야 차를 몰고 안쪽으로 들어갈 수가 있는데, 외부만 자유롭게 구경하는 가장 저렴한 티켓이 $17이다. (내부 가이드투어는 $39, 외부 가이드투어는 $28) 위기주부는 갈 길이 바빠서 그냥 겉모습만 둘러보는 것으로~^^

넓은 주차장에는 4월말 월요일인데도 차들이 아주 많아서, 오전에 방문했던 썰렁한 역사 유적지들과 비교가 되었다. 비지터센터로 향하는 길의 바닥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로고를 아주 큼지막하게 박아 놓았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원목으로 만든 비지터센터는 팔각정을 떠올리게 바람이 잘 통하는 구조였고, 사방으로 여러 시설들이 돌출되어 연결된 나름 건축 작품이었다. Speyer Gallery라는 작은 전시실에서 이 하우스의 역사와 디자인에 관한 소개 등을 잠깐 둘러본 후에, 바로 하우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첫번째 전망대로 향했다.

거기는 조감도(bird's-eye view)를 감상할 수 있는데, 하우스가 베어런(Bear Run)이라는 개울가에 있고, 비지터센터는 건너편 언덕 위에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사진만 봐서는 "저기가 어딘데? 모르겠는데..."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산책로를 따라 개울 하류쪽으로 좀 걸어가서 나오는 두번째 전망대에서 찍은 아래 사진을 보시기 바란다.

상류를 바라보며 줌 없이 찍은 사진으로, 예상보다는 하우스가 좀 멀리 보였다. 그래서 많이 봐왔던 사진들처럼 건물과 폭포가 화면에 꽉 차려면 3배줌 정도를 해야만 했다.

동양권에서는 뜻 그대로 번역을 해서 '낙수장(落水莊)'이라 부르기도 하는 폴링워터(Fallingwater) 건물은, 여기서 1시간여 거리인 피츠버그의 백화점 소유주인 에드가 카우프만(Edgar Jonas Kaufmann)의 별장으로 만들어졌는데, 중요한 것이 완공된 연도가 지금으로부터 무려 90년전에 가까운 1936년이라는 것이다.

흔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집(The most famous house in the world)"으로 불리는 곳에 왔으니, 기록으로 셀카도 한 장 찍어봤다. 성수기가 아니라서 그런지 가이드투어 한 팀이 빠져나가고 난 작은 전망대를 그야말로 독차지할 수 있었다.

 

2단 폭포의 하얀 물줄기와 소리를 들여드려야 할 것 같아 짧은 세로 영상을 찍어보았으니, 클릭해서 비디오를 보시면 현장에 홀로 있는 것 같은 생생함을 느끼실 수 있다.

방문하기 전까지는 건물을 그냥 폭포 바로 위에 걸쳐서, 즉 물줄기가 집의 바닥을 관통하도록 만들었을거라고 막연히 상상을 했었지만, 이제 가까이 다가가서 확인을 해보니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개울을 건너는 다리에서 집을 바라본 모습으로, 물이 집의 정면을 끼고 흐르다가 거의 90도 꺽어지면서 첫번째 폭포수가 되어 떨어지는 것이었다. 이러나저러나 앞서 들어보신 폭포수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실제로 카우프만 가족이 여기서 자고 간 적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ㅎㅎ

다리를 건너서 건물 뒤로 돌아가면 내부로 들어가는 아랫층 문이 나오는데, 당연히 가이드들이 들고 있는 카드키로만 열리도록 되어 있었다. 건축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거칠게 자연석으로 마감된 기둥과 벽, 그리고 부드럽게 마감된 은은한 색의 콘크리트 구조물의 조화가 참 마음에 들었다.

그 조화를 좀 더 잘 느끼실 수 있도록, 쭈그리고 앉아서 광각으로 한 번 찍어봤다~^^

바위 사이의 통로를 관통해 나와 뒤돌아서, 집 발코니에 나와있는 사람들을 한 번 올려다 보고는 헤어핀 경사로를 따라서 위쪽의 별채로 향했다.

주차장이 있던 곳에 같은 양식으로 지금의 이 게스트하우스가 1939년에 추가로 건설되어 본채와 연결이 되었다고 하는데, 건물을 끼고 돌아서 뒤쪽으로 걸어가 보면 수영장이 나온다.

풀장의 물을 맑고 파랗게 유지하려면 약품을 엄청나게 쓰고 물을 계속 필터로 순환시키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여기는 그냥 위쪽 상류의 개울물을 받아서 채우고 넘치는 물은 역시 개울로 흘러가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약품을 쓸 수가 없어서 물색깔이 이렇다고... 다른 투어팀 가이드가 말하는 것을 귀동냥으로 들었다.

언덕 위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돌아본 모습으로 별채는 아직 보수공사가 다 끝나지 않아서 비계와 가림막이 부분적으로 설치된 모습이고, 아래쪽으로 본채의 윗부분이 보인다. 그리고 여기 바로 앞 모퉁이에도 하나 보이듯이, 집의 구석구석에 크고 작은 조각작품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의 윗부분에 만들어진 지붕도 한쪽에만 기둥을 설치해서 아주 개방감이 있었다.

본채 윗층 출입구 안쪽, 즉 집의 실내에 있던 식물과 조각상으로, 안 들어가봐도 내부도 와부와 마찬가지로 자연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철학을 바탕으로 디자인되었을 거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배경의 고요함에 이상적으로 어울리는 우아한 단순미... 블라블라~

아랫층에 지나왔던 통로도 한 번 내려다 보고는, 여기서는 실내를 통해서만 아래로 내려갈 수 있으므로, 위기주부는 다시 왔던 길로 돌아서 올라가야 했다.

화단 난간 위에 만들어진 작은 조각상이었는데, 이렇게 찍으니까 아주 큰 기도상처럼 느껴진다.

다시 다리를 건너와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돌아봤다. 사설재단에서 운영을 해서 입장료가 비씬데도 매년 15만명 이상이 방문을 하며, 이름값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중에 아내와 함께 피츠버그나 그 너머 오대호 지역으로 여행을 갈 일이 있다면, 사모님이 원하시면 같이 다시 방문을 또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기념품 가게를 들리면서, 당연히 레고(LEGO) 아키텍쳐 시리즈에서 나온 폴링워터 제품을 판매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다른 모형 제품의 박스만 있고 레고는 없었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해당 레고 제품이 실제 건축물의 질감이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지 못한 졸작이라서 치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 중요한 것은 아니고... 이렇게 이웃 펜실베니아 주 당일치기 나들이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3번째 목적지 방문을 마치고, 이제 다시 또 별볼일 없는 국립 공원들을 찾아가는데, 다음 장소는 비교적 최근의 슬픈 역사와 관련된 내셔널 메모리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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