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마운트레이니어

아쉬움은 또 다른 여행을 꿈꾸게 한다~ 마운트레이니어(Mt. Rainier) 국립공원의 오하나페코시 캠핑장

위기주부 2011. 1. 1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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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 2009.7.7 ~ 2009.7.8 (1박2일)
컨셉 : 30일간의 미국/캐나다 서부 자동차 캠핑여행
경로 : Sunrise Point → Ohanapecosh Campground


채식주의자 뱀파이어들인 쿨렌(Cullen) 가족이 가끔 영양보충을 위해 '곰을 잡아먹으러' 소풍을 온다는 워싱턴주의 마운트레이니어(Mount Rainier) 국립공원의 숲길을 달린다. 공원 북동쪽에 있는 선라이즈(Sunrise) 포인트를 들렀다가, 지금은 저 만년설 바로 아래에 있다는 '천상의 낙원', 파라다이스(Paradise)를 찾아가는 길이다.


흐렸던 날씨도 개이는 것 같아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공원 남동쪽 입구인 스티븐스캐년(Stevens Canyon) 입구에 도착을 했는데... 이런~ 여기서 파라다이스로 올라가는 도로가 산사태로 막혔다고 되어있는 것이 아닌가! 흑흑~


위의 지도처럼 해발고도가 4,392m나 되는 휴화산인 Mount Rainier의 주위로는 4개의 입구가 있다. 나는 지금 북동쪽의 Sunrise를 들렀다가 123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왔는데, Stevens Canyon을 건너는 길이 막혀서, 이 공원에서 가장 인기있는 곳인 Paradise 지역을 바로 갈 수가 없는 것이었다. 미리 알았더라면 당연히 Sunrise를 포기하고 남서쪽 Nisqually 입구로 들어갔다 다시 나오는 길을 택했을텐데... 이래서, 미국여행은 세부적인 도로사정을 미리 잘 알아봐야 한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하는 수 없이 일단 바로 아래에 있는 Ohanapecosh 비지터센터에 가보기로 했다.


정말 인적드문 숲속에 자리잡고 있던 오하나페코시(Ohanapecosh) 비지터센터의 모습이다. 이 곳의 특이한 이름은 여기에 살던 인디언들이 이 지역을 부르는 말로 "standing at the edge"라는 뜻이라고 한다.


"나무라고 다 같은 나무가 아니야~" 이 지역에서 자라는 대표적인 3종류의 키 큰 나무들을 비교설명 해놓았다.


오늘만 벌써 두번째로 보는 레이니어산의 모형이다. 하지만, 저 만년설로 덮여있는 산꼭대기의 실물을 보고싶단 말이다! 남쪽 중앙에 만년설 아래까지 도로가 올라간 곳이 파라다이스 지역이고, 여기서 그리로 올라가는 스위치백의 Stevens Canyon Road가 오른쪽 아래에 보인다. 산비탈에 꼬불꼬불 표시해놓은 것을 보니, 산사태가 날만 하다~


조용한 박물관이나 독서실의 분위기가 풍기던 이 비지터센터의 데스크로 가서, 무척이나 반가워하던 저 백발의 레인저에게 여기서 파라다이스로 갈 수 있는 다른 길이 있는 지 물어보았다. 물론, 남쪽으로 내려가 52번 산길로 돌아가면 2시간 정도가 걸리는 길은 있다고 한다. (여기서 바로 가면 30분인데...) 아무리 해가 긴 7월 초순이지만, 벌써 오후 4시반이었기 때문에 그냥 오늘은 여기 캠핑장에서 일찍 쉬면서 내일 어떡할 지를 생각해보기로 했다.


오래간만에 또 뚝딱뚝딱 텐트를 치고는, 캐나다에서 싣고 왔던 장작에 불을 붙여서, 아침에 시애틀 아래 H마트에서 산 삼겹살을 굽고 있다. 은박지 위에 가지런히 놓인 삼겹살 위에 '허브맛 솔트'를 뿌리는 저 빠른 손놀림...^^


장작불 훈제 삼겹살 구이 완성! (사진만 다시 봐도 소주가 생각이 나는 군~)


길이 막힌 덕분에 여유있게 저녁을 먹고는 설겆이도 다 해놓고, 캠핑의 하이라이트인 '불지르기'를 하고 있다.


이 하늘을 찌르는 오래된 인디언의 숲속에서... 뒤로 밝은 불빛이 보이는 건물은 화장실이다.


밤 9시에 캠핑장의 야외 원형극장(amphitheater)에서 캠프파이어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이 생각이 나서 찾아가 보고있다. 섬머타임(Summer Time)에 위도까지 높아서, 지금 밤 9시를 살짝 넘긴 시간인데도 환하다. 이렇게 안 어두워질 줄 알았으면 파라다이스까지 갈 걸 그랬나...


멋진 원형극장의 무대에서는 꼬마들이 나와서 레인저와 함께 <Branching Out>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나중에는 관객들도 함께 두 팔을 쭉쭉 뻗으며 같이 불렀다. 사이트가 200개가 넘는 캠핑장이라서, 한적해보였어도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는데, 잘 찾아봐도 쿨렌가족은 보이지 않았다. 어두워졌으니까, 이제 식사(?)하러 나갔나 보다~


노래가 끝나고, 레인저가 이 지역의 나무들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있다. 바로 비지터센터에서도 본 Douglas Fir (미송), Western Hemlock (솔송나무), 그리고 Western Redcedar (미국 삼나무) 키다리 3형제였다.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배워놓으면 나중에 써먹을 때가 있을까?)


프로그램 마지막에 캠프파이어를 하는데, 불은 직접 많이 지르고 왔기 때문에 그만 일어섰다. 은은한 조명은 물론 프로젝터와 대형 스크린까지 설치된 울창한 숲속의 야외 원형극장~ 정말 미국서부 캠핑여행을 더욱 빛내주는 멋진 시설이다.


작은 Ohanapecosh River를 건너서 입구의 비지터센터까지 산책을 하고는 텐트로 돌아갔다. 흐르는 강물을 마구 찍은 사진이 장노출이 되어서, 어둠속의 하얀 포말이 제법 그럴싸하게 나왔다.


밤 사이에 더 자라버린 수십미터 높이의 더글라스퍼(Douglas Fir) 나무에 둘러쌓인 우리 빨간 텐트가 아주 작아보인다. (다행히 간밤에 곰이나 뱀파이어의 방문은 없었음...^^) 아침에 파란 하늘이 나왔다면 만년설 아래의 '낙원'을 찾아가 볼 생각도 있었으나, 계속 흐린 날씨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음 목적지를 향하기로 했다. 다음에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아쉬움은 가끔 또 다른 여행을 꿈꾸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P.S. 위기주부가 아쉽게 보지 못한 만년설 아래의 지상낙원, 파라다이스의 풍경 등의 레이니어산 많은 모습은
아래의 오픈캐스트 <미국 레이니어산(Mt. Rainier) 국립공원>편의 링크들을 이용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앞의 두 개는 이 블로그의 포스팅이고, 나머지는 6개는 모두 워싱턴주에 사시는 퀵실버님지팔님의 레이니어산 여행기들 입니다.
(두 분의 여행기 3개씩을 허락없이 무단으로 링크했습니다~ 괜찮으시죠? 열심히 검색해봐야 더 나은 여행기가 없을게 뻔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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