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관광기/뉴욕

13년만에 다시 구경한 뉴욕여행의 명소인 미국자연사박물관(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위기주부 2024. 7. 3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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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봄방학 때, LA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던 우리 가족의 첫번째 미동부 여행의 뉴욕시 일정에서 방문한 이후로 처음 다시 들어가 본 것이니까 정확히 13년만이었다. 그 때도 엄청나게 넓은 이 박물관의 전시실들을 제대로 모두 둘러보지 못했던 기억만 남아서, 이번에는 무엇을 놓치지 말고 봐야하는지 전날 미리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방문을 했는데, 과연 그 구글에서 추천한 뉴욕 미국자연사박물관의 'must-see'들을 모두 직접 볼 수 있었을까?

두 달만에 다시 올라온 맨하탄에서 어떤 점심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뉴요커 따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내의 의견에 따라 관광객들에게 유명하다는 곳을 한 번 가보기로 했다. 타임스퀘어 북쪽에 <백투더퓨처> 뮤지컬을 공연하고 있는 윈터가든 극장(Winter Garden Theatre)의 모퉁이에 그 식당이 자리잡고 있는데...

여름 휴가철에 주말까지 겹쳐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이렇게 길어서 포기해야 했다! 레스토랑의 이름인 '별가루' 스타더스트(Stardust)가 지금은 사라진 라스베가스 호텔의 이름과 같은데, 둘이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종업원들이 노래를 하며 서빙을 한다는 모습은 나중에 직접 보기로 하고, 직장 건물이 보이는 타임스퀘어를 빨리 벗어나고 싶은 따님을 위해 바로 지하철을 타고 다시 이동을 했다.

센트럴파크 바로 옆에 위치한 미국자연사박물관(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AMNH)은 20개 이상의 건물이 연결된 구조인데, 그 중에 1936년에 완공된 이 정문과 중앙홀은 뉴욕 토박이인 미국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를 기리는 기념관을 겸하고 있다. 그래서 원래 계단 한가운데 루즈벨트의 청동 기마상이 자리잡고 있었지만, 좌우로 인디언과 흑인이 루즈벨트를 주인으로 모시는 모습으로 함께 조각되어 있는 것이 21세기 뉴욕시에는 어울리지 않아서, 논란 끝에 2022년에 철거되어 노스다코타 주의 루즈벨트 도서관으로 옮겨졌다. (여기를 클릭해 13년전 여행기를 보시면 동상을 보실 수 있음)

점심은 박물관 후문쪽에 따님이 미리 찾아놓았던 밀링룸(The Milling Room)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1890년에 지어진 호텔의 로비를 개조한 식당으로 유리 천장의 밝은 실내가 아주 마음에 들었고, 아내의 말이 스몰웨딩같은 소규모 행사를 하기에 아주 적합한 구조란다.

작년 2023년 5월에 새로 문을 연 길더센터(Richard Gilder Center for Science, Education and Innovation)는 박물관의 옛날 건물 3개를 허물고 그 자리에 새로 지은 것으로, 완전히 새로운 곤충관(Insectarium)과 함께 추가요금을 내는 다양한 체험관 및 최신의 실험실과 교육실을 갖추고 있단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딸의 직장이 박물관 후원사이기 때문에, 사원증을 보여주고 무료로 받은 입장권으로 이 새 건물에 들어와서 더 감동적이었다~ㅎㅎ 4층으로 된 전체 박물관의 지도를 받아들기는 했지만, 모든 전시실을 다 볼 수는 없는 것을 알기에 그냥 발길 닿는데로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1층에서 첫번째로 보석광물관(Gems and Minerals)에 들어왔는데, 왼편에 줄을 서서 입장하는 'ICE COLD' 특별전시실로 모녀가 향하길래 급히 따라 들어갔다. "아이스 콜드... 뜬금없이 여기서 차가운 얼음이 왜 나와?"

그 안에는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로 치장된 장신구들과 무지막지한 금 목걸이 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모두 유명한 힙합 뮤지션들이 직접 착용했던 것들이라고 하지만, 위기주부가 아는 가수는 제이지(Jay-Z)와 니키미나즈(Nicki Minaj) 정도 뿐이었다... 랩송에서 다이아몬드를 '아이스(ice)'로 부르기 시작한 것에서 유래해서, 젊은 세대들은 번쩍이는 장신구를 모두 아이스로 부르고 "ice out"이라고 하면 보석으로 치장하는 것을 말한다고 따님이 설명을 해주셨다.

처음 언급한 'must-see' 항목에 포함되는 거대한 자수정 지오드(Amethyst Geode)로 바로 앞에 서면 보랏빛 밤하늘을 보는 느낌이었는데, 하나가 아니라 바로 뒤쪽에 약간 폭이 좁은 대신에 키는 더 큰 지오드가 하나 더 있었다.

운석관(Meteorites)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무게 34톤의 운석으로, 전세계를 통틀어 박물관에 전시된 운석들 중에서는 가장 크다고 한다.

북서부연안(Northwest Coast) 전시실을 지나는데 원주민들의 토템폴을 정말 많이 가져다 놓았다. 자연사박물관에 이런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약간 의아한 느낌이 들었지만, 산업화 이전의 인류는 '자연(Nature)'의 일부였다고 생각하니까 이해가 되는 듯 했다.

데블스타워(Devils Tower)를 배경으로 풀을 뜯는 사슴으로 북미포유류(North American Mammals) 전시의 하나이다.

각각의 독립된 공간 안에 생동감 있게 표현된 동물의 박제와 함께, 원근감이 느껴지도록 그려진 배경과 실제 나무와 풀 등을 소품으로 함께 장식을 해서, 정말 유리창 가까이에 서면 야생에서 각각의 동물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만큼 전시를 잘 해놓았다. 연어를 잡아먹고 있는 갈색곰의 뒤로 보이는 뾰족한 산의 이름이 뭔지는 알래스카를 못 가봐서 모르겠지만,

그리즐리 회색곰들의 뒤로 보이는 폭포는 옐로스톤 그랜드캐년의 로워폴(Lower Falls)인 것을 우리 가족 3명은 단박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정말로 이렇게 벌판에 가득한 바이슨(Bison) 무리를 봤던 사우스다코타 여행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전시도 있다.

육해공을 망라하는 온갖 동물의 표본들이 가득한 다양성(Biodiversity) 전시실을 지나서 왼편의 문으로 들어가면,

현재 안내도의 표지에 등장하는 약 30미터 길이의 대왕고래(Blue Whale)가 매달려 있는 해양생물관(Ocean Life)이 나오는데, 그 아래의 홀은 저녁에 있을 결혼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거대한 고래가 헤엄치는 여기를 예식장으로 빌리는 비용이 얼마나 될까 궁금해 하며, 건성으로 한바퀴 휙 돌아본 후에 옆방으로 이동했다.

"캘리포니아의 자이언트 세쿼이아들은 우리가 안 찾아가도 잘 자라고 있겠지?"

2층의 통로들은 전세계 각 지역의 인류 전시실로 많이 꾸며져 있는데, 작년 칸쿤여행의 기억을 나게 했던 멕시코 및 중미관(Mexico and Central America)을 모녀가 구경하는 모습이다.

뉴욕 자연사박물관에는 지구는 물론 우주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로즈센터(Rose Center for Earth and Space)도 2000년에 만들어졌다. 거대한 구체의 위쪽은 별도 관람료를 내는 천문관(Planetarium)이고, 우리가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아래쪽 빅뱅 극장(Big Bang Theater)은 공짜이다.

원형의 스크린을 가운데 두고 사람들이 둘러서서 관람을 하는 스타일로, 지금 우리가 있는 맨하탄에서 시작해 무한한 우주의 크기와 그 시작을 잘 느낄 수 있으므로 시간이 되시면 꼭 보시기를 바란다.

그렇게 배회하다가 처음 보여드린 정문의 안쪽에 해당하는 Theodore Roosevelt Rotunda에 앞발을 들고 약 15미터의 높이로 세워져 있는 바로사우루스(Barosaurus) 공룡화석을 기둥 사이로 13년만에 볼 수 있었다. 바로 밑에서 올려다 보고 싶었지만 직원이 이 쪽은 출구가 아니라서 로툰다로 못 나간다고... 여기까지 해서 뉴욕 미국자연사박물관의 12개 'must-see' 전시물들 중에서 절반인 6개를 보여드렸는데, 나머지와 이 날 저녁의 남은 이야기는 이어지는 2부에서 별도로 소개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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