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아내와 쉬는 날이 겹쳤던 지난 금요일에, 7월에 구입한 연간회원권의 본전을 뽑을 요량으로, 집에서 2시간 걸리는 쉐난도어 국립공원(Shenandoah National Park)으로 하이킹을 다녀왔다. 블로그에 차례로 소개를 해온 것처럼 집 주변으로 '넓은 의미의 국립 공원'들이 많이 있지만,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3시간 정도 거리 안에서 입장료를 받는 곳은 이 내셔널파크 및 우리 동네의 그레이트폴스 공원(Great Falls Park), 그리고 아직 블로그에 등장하지 않은 1시간 거리의 다른 한 곳을 더해 딱 3개 뿐인 듯 하다.
그래서 셰넌도아 입구의 위에 걸려있는 요금표 사진을 보여드리는데, 연간회원권인 'Interagency Annual' 패스의 가격은 20년 가까이 80불 그대로인게 참 신기하다. 그 사이에 여기 및 그랜드캐년과 요세미티 등등의 메이저 내셔널파크의 차량당 입장료는 20불에서 30불로 50%나 인상되었는데 말이다.
공원을 종단하는 스카이라인 드라이브(Skyline Drive)를 남쪽으로 20분 정도 더 달려서 피셔갭 전망대(Fishers Gap Overlook)에 주차하고, 도로를 건너 하이킹을 시작했는데, 씩씩하게 앞서 걸어가던 사모님이 갈림길에서 어디로 가야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왼쪽의 좁은 오솔길로 좌회전 하세용~"
비지터센터가 있는 빅메도우(Big Meadows) 지역의 트레일맵에서, 우리 목적지인 로즈리버폴스(Rose River Falls)가 우측 상단에 보인다. 산비탈을 지그재그로 내려가 폭포를 구경한 후에 루프 트레일을 따라 소방도로(fire road)로 돌아오는 코스가 일반적이지만, 우리는 그냥 폭포만 보고 내려갔던 길로 다시 올라오기로 했다. (국립공원 전체 지도와 소개 및 지도 중앙에 보이는 Dark Hollow Falls 모습 등은 여기를 클릭해서 3년전의 첫번째 쉐난도어 여행기를 보시면 됨)
내리막 길을 30분 정도 걸어서 '장미 강'을 만났는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장미(rose)는 보이지 않았다...ㅎㅎ
계곡을 따라 내려갈수록 물소리가 점점 더 커지다가 선녀탕같은 웅덩이가 먼저 나오고, 쭈그려 앉은 '나무꾼'의 오른편 절벽으로 물이 떨어지는 것이...
공식적으로는 낙차가 67피트(20 m)인 로즈리버 폭포(Rose River Falls)로 지난 주까지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수량이 많아 아주 볼만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그런데 아무리 잘 쳐줘도 바닥에서 저 꼭대기까지는 10미터가 겨우 넘을 듯 해던 것으로 봐서, 아마도 위쪽의 선녀탕으로 흘러드는 급류까지 포함해서 하나의 폭포로 그 높이를 계산한 것으로 생각된다.
둘이 함께 하이킹을 목적으로 외출을 한게 참 오래간만이라는 생각을 하며, 커플셀카 하나 찍어놓고 나중에 인터넷이 되는 곳에서 딸에게 카톡으로 보내줬다. (미국은 산속에서는 일반 전화기 인터넷이 거의 안 됨)
요즘 당근을 듬뿍 넣은 김밥을 자주 만들어 먹고 남은 것은 냉동실에 얼려 두는데, 아침에 두 줄을 해동해 계란을 묻혀 구워와서는 폭포수를 감상하며 간단한 점심으로 맛있게 먹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우리가 일어날 때가 되어서야 솔로하이커 한 명이 폭포 중간까지 내려와서 모델이 되어 주었다. 앞서 지도와 함께 설명했듯이 우리는 내려온 길로 다시 올라가서 주차장으로 돌아가기로 했는데, 오르막 중간에 계곡물에 손을 담그며 좀 쉬었다 가기로 했다.
물가에 앉아있는 우리쪽이 등산로라고 착각을 했는지, 남성 한 분이 일행과 떨어져 이리로 오더니, 계곡에 걸쳐진 통나무 위를 조심스레 걷는 듯 하다가...
갑자기 이렇게 나무를 부둥켜 안고서는 물에 손이 닿는지 열심히 뻗으시는 것이 아닌가! ㅎㅎ 이렇게 2시간의 폭포 구경 하이킹을 잘 마치고는 미리 점찍어 둔 시원한 디저트를 먹기 위해서 10분 정도 북쪽에 있는 공원내 스카이랜드 리조트(Skyland Resort)로 향했다.
스카이랜드는 이름처럼 공원 안에서 가장 높은 해발 1,130미터 높이의 고원지대에, 쉐난도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한참 전인 19세기말부터 숙소와 식당 등의 시설들이 있는 휴양지로 인기있던 곳으로, 3년전 대륙횡단 이사의 마지막 날에 올랐던 스토니맨(Stony Man) 바위산이 근처에 있어서 당시에는 Stony Man Camp로 불렸단다.
외부 보수공사 중인 건물에 있는 Pollock Dining Room 레스토랑의 창가에 자리를 잡고, 이 식당의 시그니쳐 메뉴라는 마일하이 블랙베리 아이스크림 파이(Mile-High Blackberry Ice Cream Pie)를 주문했지만... 마침 재료가 다 떨어졌단다. 흑흑~
그래서 그냥 시원한 커피만 하나 사서 야외 발코니에 앉아서 마시고는 오래간만의 쉐난도어 국립공원 방문을 마치고 하산을 했다. 지난 주에 집으로 배달된 아래 잡지의 기사를 통해 알게 된 그 디저트는 다음에 와서 꼭 먹어보기로 다짐을 하면서 말이다.
미동부 AAA 회원지 8-10월호는 내셔널파크 특집이었는데, 표지를 장식한 할머니와 손자는 현재 미국의 63개 국립공원을 모두 방문했단다. 특히 할머니 Joy는 85세에 손자와 캠핑을 한 그레이트스모키(Great Smoky)를 시작으로 작년 5월에 아메리칸사모아(American Samoa)를 마지막 63번째로 방문했을 때가 93세로, 가장 많은 나이에 미국의 63개 내셔널파크를 모두 방문한 기록을 세웠단다. 여기를 클릭하면 그들이 최고로 꼽은 10곳을 보실 수 있는데, 지금까지 43개를 방문한 위기주부는 신기하게 그 리스트의 1위와 2위를 아직 가보지 못했다.
여러 재미있는 국립공원 특집기사들 중에서, 내셔널파크 안에서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들을 소개한 <A Foodie's Guide to Our National Parks> 디저트 항목에 쉐난도어 국립공원에서 파는 위 사진의 마일하이 블랙베리 아이스크림 파이(Mile-High Blackberry Ice Cream Pie)가 소개되어서 맛을 보려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 특집기사에서 <National Parks Trivia>라고 미국 내셔널파크에 관한 지식을 테스트하는 10개의 질문이 있어서, 아래에 간단히 번역해서 남겨보니까, 몇 개나 정답을 아시는지 각자 확인해보기 바란다. (아래에서 '국립공원'은 좁은 의미로 63개의 National Park를 말함)
1. 가장 최근에 지정된 국립공원은?
2.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유일한 국립공원은?
3. 국립공원이 가장 많은 주는?
4. Parade of Elephants와 Eye of the Whale의 바위를 볼 수 있는 국립공원은?
5. 미국의 가장 깊은 호수가 있는 국립공원은?
6. 세계에서 유일하게 Crocodile과 Alligator가 함께 살고 있는 국립공원은?
7. 방문객이 가장 많은 국립공원은?
8. National Park Service를 만든 법안에 서명한 대통령은?
9. 역사적인 루트66 도로 일부를 포함하는 유일한 국립공원은?
10. 적도 남쪽에 있는 유일한 미국의 국립공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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