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쉐난도어

"이제 등산을 좀 다녀보자" 쉐난도어(Shenandoah) 국립공원의 해발 1,071m인 메리스락(Mary's Rock)

위기주부 2024. 2. 9.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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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 살 때는 혼자 높은 산에 올라서 일출도 많이 보고, 가족이 함께 새해 소원을 비는 등산도 몇 번 했었지만, 버지니아에 정착한 후로는 작년 여름에 메릴랜드까지 찾아갔던 때가 거의 유일한 산행이었다. (포스팅을 보시려면 클릭) 그 간단한 이유는 집에서 차로 1시간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는 '산(mountain)'이라 부를만한 곳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 주중에는 시간여유도 없을 것 같아서, 수요일에 아침 일찍 2시간 가까이 운전을 해서 제법 높은 산을 찾아갔다.

쉐난도어 국립공원(Shenandoah National Park) 북쪽 1/3 지점의 손톤갭(Thornton Gap) 고개에 있는 주차장 입구에 잠깐 차를 세우고, 뒤돌아서 스카이라인 드라이브(Skyline Drive) 고가도로를 찍은 것으로, 버지니아 유일의 이 내셔널파크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와 공원지도는 여기를 클릭해 보실 수 있다.

고개를 넘어가는 211번 국도와 연결된 여기 Panorama Lower Parking은 국립공원 내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현재 연간회원권이 없는 위기주부가 쉐난도어 국립공원 하이킹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다. 계단 위로 화장실 건물과 함께 구분되어 만들어져 있는 Upper Parking Lot은 국립공원을 종단하는 170 km 길이의 Skyline Dr에 진입로가 있다.

겨울해가 이미 높이 떠오른 남동쪽 방향으로 바라본 스카이라인 드라이브(Skyline Dr) 도로의 모습으로, 여기 파노라마(Panorama) 주차장의 입구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보인다.

반대편 북서쪽으로 처음 사진의 고가도로 위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2021년의 대륙횡단 이사 1차에서는 공원 남쪽 입구로 들어와 여기 Thornton Gap에서 빠져 워싱턴DC로 향했었고, 대륙횡단 이사 2차에서는 여기서 공원을 들어와 북쪽 프론트로열(Front Royal) 출구로 나갔던, 위기주부에게는 의미심장한 장소이다. (각각을 클릭해 해당 여행기를 보실 수 있음)

난방까지 빵빵하게 나오는 깨끗한 화장실에 들렀다가 차에서 배낭과 스틱을 챙긴 후에, 표지판에 MARY'S ROCK / AT로 표시된 트레일헤드를 찾아갔는데, 그 앞에 다른 승용차 한 대가 유일하게 세워져 있었다.

확대해서 안내판의 내용을 읽으실 수 있는데, 이제 찾아가는 메리의 바위(Mary's Rock)는 고개 남쪽에 있는 해발 3,514 ft의 산으로 대륙횡단 이후에 처음으로 1천미터가 넘는 산을 올라가는 것이다. "혹시 고산증이 오는 것은 아닐까? 하하~"

가이아GPS로 기록한 위 경로를 클릭해서 상세한 하이킹 결과를 보면, 왕복 약 4마일(6.4 km)에 등반고도 350 m 정도를 2시간에 후다닥 다녀왔는데, 거의 단 한 번의 내리막도 없이 비탈길을 따라서 정상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단순한 코스였다.

출발 직후에 애팔래치안 트레일(Appalachian Trail, AT)과 만나는 삼거리에 세워진 백컨트리(Backcountry) 안내판 아래에는, 여기서 아웃하는 백패커가 고이 지퍼락에 넣어서 필요한 사람은 가져가라는 듯이 놓아둔 물품들이 몇 개 있어서, 옛날 JMT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내가 커다란 배낭을 메고 백패킹을 할 기회가 다시 올까?"

2주전에 폭설이 내렸었지만, 지난 주에 기온이 화씨 70도까지 올라가는 바람에 싹 다 녹아버렸고, 그나마 군데군데 보이는 이런 고드름들이 메마르고 단조로운 겨울 산행의 유일한 볼거리였다~

앞서 트레일헤드 안내판의 흑백사진 아래에도 설명이 있었지만, 이 구간은 옛날 1930년대 CCC들이 돌로 축대를 정말 잘 쌓아서 등산로를 필요 이상으로 걷기 편하게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리고 마치 일부러 휘어지게 만든 것 같은 저 나뭇가지는... 옛날 10여년 전에 올랐던 '천사가 내려앉는 곳'의 마지막 입구를 지키고 있던 나무를 떠올리게 했다.

애팔래치안 트레일 이정표인 사각의 콘크리트 기둥이 세워진 주능선의 삼거리에 도착했다. AT는 여기서 왼편으로 산맥을 따라 계속 남쪽으로 이어지고, 이 날의 목적지는 오른편으로 조금만 더 걸어가면 나온다.

쉐난도어 국립공원을 이루는 블루리지 산맥(Blue Ridge Mountains)의 서쪽 아래 페이지 밸리(Page Valley)를 배경으로, 정말 오래간만에 꺼낸 등산복을 입고 셀카 한 장 찍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정상의 바위는 제법 아찔한 절벽을 이루며 돌출되어서 멋진 풍경을 선사하는데, 봉우리의 명칭인 '메리(Mary)'가 너무 흔한 이름이라 정확한 유래를 확정할 수 없지만, 이 고개에 마찻길을 처음 만들고 통행료를 받았던 Francis Thornton의 아내 또는 딸의 이름일 가능성이 높단다.

맨 처음 보여드린 고개 위의 고가도로 인터체인지가 여기서 정확히 내려다 보이는데, 가운데 보이는 건물은 쉐난도어 국립공원의 입장료를 받는 게이트이다. 재작년 여름에 '미국 북동쪽 끝의 내셔널파크'에서 구입했던 위기주부의 12번째 애뉴얼패스가 만료되어서 저리로 들어갈 수가 없었는데, 13번째는 버지니아 남쪽 다른 주의 못 가본 내셔널파크를 방문할 때 사려고 계속 미루고 있다.^^

코스트코에서 할인했던 농심 돈까스 라면에 삶은 계란까지 추가해 보온병에 넣어 온 물을 부은 이른 점심을 하산해서 먹었다. 입가심용 맥심 커피믹스도 잘 챙겨왔지만 종이컵을 까먹어서, 다 먹은 라면 용기에 커피를 탔더니... 빨간 고추 기름이 둥둥 뜨는 '매콤 달달 커피'가 나름 별미였다~ㅎㅎ 그렇게 등산은 마쳤지만 멀리 여기까지 온데다 시간도 제법 남았기에, 고개를 서쪽으로 넘어 1시간 가까이 더 운전을 해서 셰넌도어 밸리(Shenandoah Valley)에 있는 국립역사공원 한 곳을 찾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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