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이야기/2025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오로라 사진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장소인 섬 서쪽의 뾰족한 키르큐펠(Kirkjufell) 산과 폭포

위기주부 2025. 12. 3.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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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1년 주기인 태양 활동의 극대기가 올해라는데, 지난 11월 초에 태양에서 강력한 플레어가 발생해서 몇일 후 지구에 지자기 폭풍(geomagnetic storm)을 일으키면서 북미 지역에 오로라가 아주 잘 보였단다. 특히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도 보인다고 뉴스에 나와서, 여름휴가 여행에서 오로라를 못 봐서 아쉬워 했던 사모님이 이틀밤을 새벽에 나가서 직접 확인을 하기도 했다.^^ 여행은 끝났지만 검색기록 등이 남아서 페북에서 계속 아이슬란드 여행관련 페이지가 뜨며 오로라 사진도 함께 보여줬는데 '아이슬란드 오로라 여행'하면 이 곳의 이름이 가장 먼저 등장한다.

사진보다는 영상을 보여드리고 싶어 'kirkjufell aurora'로 유튜브 검색을 했더니, 제일 위에 뜬 한국분이 찍은 영상이 마음에 들어서 가운데 15초 정도만 잘라서 직접 GIF로 만들어 봤다. (여기를 클릭하면 멋진 2분 길이의 전체 영상을 감상하실 수 있음) 정말 이런 신비한 광경을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면 좋았겠지만... 우리가 아이슬란드 6박7일 여행에서 6일째 첫번째 목적지로 여기를 찾아간 때는 아쉽게도 한여름의 밝은 대낮이었다.

지난 밤에 숙박한 아이슬란드 제2의 도시 아큐레이리(Akureyri)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이 하트모양의 빨간 신호등이다. 빠듯한 일정이라 시내를 구경할 시간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오전 10시에 출발해 주유소에 들렀다가 나오며 아내가 조수석에서 찍은 이 흐릿한 사진이 유일한 기록이다.

도시를 벗어나자마자 이런 인적없는 들판과 산세가 펼쳐져 운전자는 그 옛날 미국의 몬태나 초원을 달리던 때가 떠올랐다~ 한적한 도로 말고는 사람의 흔적을 찾기도 힘들었지만 인터넷은 잘 터져서, 서태지의 <난 알아요>로 시작한 90년대 인기가요를 들으며 ChatGPT에 왜 아이슬란드의 산에는 큰 나무들이 없는지를 물어보며 즐겁게 드라이브를 했다.

2시간 정도 달린 후에 잠시 들렀던 가게에서 산 커다란 젤리의 독사진이다.^^ 아이슬란드에서는 가게마다 다양한 캔디와 젤리를 섞어서 무게로 살 수가 있었는데, 이와 관련해서 구글AI에 물어봤더니 아래와 같은 길고 완벽한 답변을 해줬다. (요약해서 옮겨 쓰기 귀찮아서^^)

이제 여행계획도 AI가 세워주고 동영상까지 만들어 주는 시대라서, 몇 년전에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미국 국립공원 소개 유튜브도 24편을 끝으로 관둔지 오래 되었고, 20년이 다 되어가는 이 구닥다리 블로그에 침침해진 눈을 비비며 사진을 올리고 글을 적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괜히 심란해져서 말이 샛길로 빠졌는데, 다시 여행기로 돌아가자~

다시 2시간을 더 달려 프롤로그에서 보여드렸던 핫도그를 늦은 점심으로 사먹은 가게에서 또 캔디와 젤리를 봉지에 가득 담았다. 지도로 확인해보니 부다달뤼르(Búðardalur)란 바닷가 마을이었는데, 내륙을 가로질러 수도로 이어지는 링로드(Ring road) 1번 도로는 이미 벗어났고, 계속해서 네비게이션이 안내를 해주는데로 서쪽으로 꿋꿋하게 달렸더니...

또 이렇게 좁은 비포장 도로가 30분 이상 이어졌는데, 바로 옆으로 양들도 돌아다니는게 정말 옛날 고향의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이었다. 그리고는 다시 바다가 보이면서 길은 포장도로로 바뀌었고 멋진 경치를 즐기면서 해안가를 조금 더 달리니까,

커다란 크루즈가 갑자기 떡 하니 나타나서 깜짝 놀랐다! 그 뒤로 보이는 그룬다푀뒤르(Grundarfjörður) 마을 한가운데를 관통해서 지나가면 바로 넓은 주차장이 왼편에 나오는데, 두번의 휴식을 포함해 총 6시간 이상의 조용한 드라이브 끝에 갑자기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장소에 도착하니 아주 낯설었다~

모든 사람들이 배와 자동차를 타고 여기까지 온 이유는... 바로 수면에서 높이 463미터로 뾰족하게 솟아있는 산인 키르큐펠(Kirkjufell)을 보기 위해서이다. 그 이름의 뜻은 '교회 산(church mountain)'이지만, 미드 <왕좌의 게임> Game of Thrones 시즌 6/7에서 장벽 너머를 주인공 일행이 탐험할 때 등장해서 "the mountain shaped like an arrowhead"라 불린 것이 더 알려져 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주차비를 내고 사람들을 따라 조금 걸어서 커다란 개울을 건너는 다리 위에서 지나온 마을을 바라 본 모습이다. 사진 오른편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서있는 곳까지 가서 뒤를 돌아보면... 두둥~

아이슬란드 여행을 준비하며 지겹게(?) 봐왔던 산과 폭포를 두 눈으로 직접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핸드폰 카메라를 광각 모드로 바꾸니까,

처음 맨 위에 보여드린 오로라 영상을 찍은 구도가 되었다. "여기서 깜깜해질 때까지 기다려봐?" 하지만 아이슬란드의 7월은 해가 밤 11시 넘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갔다가 금방 다시 올라오기 때문에 새벽에도 완전히 어두워지지가 않는다...

가족사진 한 장 부탁해서 찍고는 개울을 따라 좀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본다.

첫번째 폭포와 아주 비슷한 모습으로 떨어지는 두번째 폭포가 또 나오는데, 유명한 사진들이 위쪽과 아래쪽 중 어디에서 찍었는지 잠시 논쟁을 벌이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뒤돌아 보면 이렇게 그 폭포들이 겹쳐서 지나온 다리와 함께 멋지게 사진에 담기는데, 지도에는 그냥 하나의 폭포인 키르큐펠포스(Kirkjufellfoss)로 표시되어 있다.

잔잔하게 바다로 흘러가는 제일 아래쪽까지 내려왔는데, 여기서는 산과 폭포를 함께 찍을 수 없어서 사람들이 오래 머물지 않기 때문에 갑자기 한적한 느낌이 들었다. 여기서 보이는 키르큐펠산은 원뿔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남북으로 약간 길쭉한 형상이며, 정상까지 등산도 가능하나 보다시피 위쪽으로 올라갈 수록 절벽이 많아서 사망사고도 종종 발생을 한단다.

구경 다 했으니 이제 차로 돌아간다~ 드라이버는 이거 하나로 6일째는 땡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이드께서 계속 더 서쪽으로 달려서 반도의 끝에 있는 아이슬란드의 국립공원을 구경하러 가자 하신다. 해가 지려면 아직 5시간도 더 남았는데 마다 할 이유가 없지! GO GO~

마지막으로 사진 왼쪽의 도로변에 주차한 차들이 멀리 보이는데, 운이 좋아 빈자리가 있으면 거기는 주차비를 내지 않아도 되는 곳이란다. 그나저나 우리 부부는 잠자는 숲속의 오로라 공주말고 진짜 밤하늘의 오로라를 언제 직접 볼 수 있을까... 혹시 11년 후에 다시 키르큐펠 산과 폭포를 밑에 깔고? 아니면 아이슬란드는 가봤으니 이왕이면 핀란드나 노르웨이? 대서양 건너는게 멀면 오로라로 먹고사는 캐나다 옐로나이프? 국경통과가 귀찮으면 그냥 알래스카 아무데나... 그런데, 정말로 두 눈으로 오로라를 보면 사진처럼 멋있을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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