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수도인 아이슬란드의 최대 도시 레이캬비크(Reykjavík)는 주변의 온천들에서 솟아나는 수증기 때문에 '연기나는 만(Bay of Smokes)'이란 뜻의 이름이 붙었고, 전체 국민의 2/3에 해당하는 약 25만명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단다. 해를 넘겨서 계속 여행기가 이어지는 2025년 여름휴가 6박7일 아이슬란드 가족여행의 마지막 날은 그 레이캬비크 시내만 구경하고 오후에 케플라비크 국제공항으로 이동해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만 타면 되는 아주 여유있는 일정이다.

교외의 깔끔한 신도시 지역 에어비앤비 숙소 베란다에서 내다본 흐린 아침 모습이다. 전날 밤까지 레이캬비크 부근에 있는 다른 온천인 스카이라군(Sky Lagoon)을 갈까말까 살짝 고민을 했었지만, 첫날 방문했던 가장 유명한 블루라군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에 그냥 레이캬비크 시내만 여유있게 둘러보기로 했다.

우리와 함깨 링로드를 따라 섬을 한바퀴 돌았던 렌트카에 묻은 흙먼지가 아스팔트 위에서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너도 고생했다~ 오늘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샤워하고, 너는 바로 내일부터 또 다른 여행객 태우고 부지런히 달려라..."

20분 정도 걸려서 레이캬비크 중심가에 우뚝 솟은 할그림스키르캬(Hallgrímskirkja)에 도착했다. 1945년에 착공해서 1986년에야 완공되었다는 최고 높이 약 75m의 이 교회는 17세기 아이슬란드의 성직자이자 시인인 할그리무르 페투르손(Hallgrímur Pétursson)을 기려서 명명되었단다. 주상절리를 본딴 외관은 사진으로 하도 많이 봐서 오히려 익숙했는데, 더 놀라운 것은 정문으로 들어가서 본 내부 모습이었다.

"내부 인테리어 할 돈이 없었나? 그림도 동상도 스테인드글래스도 없고... 이건 뭐 북유럽 이케아 스타일 교회인가?" 정말 내 생애에 이렇게 깔끔한 큰 교회는 다시 보기 어려울 듯 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그나마 입구쪽에는 무슨 천조각과 파이프오르간이라도 있어서 시야를 둘 곳이 있었는데, 혹시라도 넓은 흰색이나 하얀 빈 공간 등을 무서워하는 순백 공포증(Leukophobia)이 있으신 분이라면 내부는 건너뛰시기 바란다~

할그림 교회 앞의 광장에는 유럽인 최초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진 탐험가 레이프 에릭손(Leif Erikson)의 동상이 서 있는데, 아이슬란드 의회 '알싱기(Alþingi)'의 설립 1,000주년을 기념해서 1930년에 미국이 만들어서 기증한 것이라 한다.

가이드가 미리 찾아둔 빵집을 찾아 걸어가다가, 빨강과 초록의 보색 대비가 눈에 확 띄는 이 집을 보고, 당시에는 입구의 좌우로 두 마리의 용이 그려져 있길래 왠 중국집인가 했지만, 다시 확인해보니 그냥 햄버거 등을 파는 분식집인데 나름 여기도 장사는 잘 되는 곳 같았다.

우리의 목적지는 바로 그 옆건물로 토요일 오전부터 빵을 사러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벌써 만들어져 있었다. 그런데 이 집의 외관도 낙서들로 정신이 없기는 마찬가지... 지금 보니까 아무 장식도 없던 교회와 대비되어서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레이캬비크에서 꼭 먹어보라고 친구가 알려줘서 딸도 알고 있었다는 'Brauð & Co.' 빵집은 고품질 유기농 재료로 만든 사워도우 빵과 시나몬 롤로 매우 유명하단다.

아내와 딸이 빵을 사는 동안에 먼저 나와서 도로를 건너 빵집의 정면 모습을 제대로 봤더니 낙서보다는 그래피티 벽화라 부를만 했다.^^ 커피는 인근의 다른 카페에서 따로 구입한 후에 우리도 남들처럼 교회쪽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온 작은 놀이터에서 빵과 커피로 늦은 아침을 먹었다.

다시 광장으로 돌아와서 이제 교회의 정면으로 뻗어있는 스콜라뵈르뒤스티구르(Skólavörðustígur)란 긴 이름의 도로를 따라 언덕을 조금 내려가다가 그 길이 보행자 전용으로 바뀌면,

레이캬비크의 유명한 '무지개 길(Rainbow Street)'이 시작된다. 예상대로 2015년 프라이드 페스티벌(Pride Festival) 기간에 처음 임시로 칠해졌다가 사진 찰영의 명소가 되면서 2019년부터는 연중 내내 유지되는 영구적인 랜드마크가 되었단다. 우리는 그냥 좌우의 가게들을 구경하며 천천히 걷고 있는데 이 곳이 포토스팟임을 온몸으로 입증하는 분들이 나타나셨으니...

"맞아~ 저 자세는 팔의 옷소매를 걷어 올리는게 포인트였지!"

"여성분도 세운 무릎을 두 손으로 감싸 쥐셔야지~" 무지개 길이 살짝 휘어지며 끝나는 곳으로 걸어가서 뒤돌아 볼 때까지, 모델을 바꿔가며 인생샷을 남기는데 진심인 여행객들이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바다쪽으로 걸으면 무슨 큰 동상이 있는 넓은 공원이 나오고 나서 큰 대로를 만나게 된다.

현대적인 디자인의 커다란 건축물 두 개가 마치 포개진 듯한 모습으로 시야에 들어왔는데,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그 오른편에 보이는 유리 건물이었다. 글을 시작할 때는 이 한편으로 아이슬란드 여행기를 끝낼 생각이었지만... 그러려면 아직도 십여장 더 남은 사진들에 일일이 설명을 다는 것만 몇일 더 걸릴 듯 하고, 어차피 해도 넘겼으니 더 끌고 가자는 무의식도 발동해서, 레이캬비크의 남은 풍경과 아이슬란드를 떠나는 모습은 다음 마지막 회에서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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