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콩가리

콩가리(Congaree) 국립공원의 온대 늪지대를 둘러보는 보드워크 트레일과 반딧불이(Firefly) 관람 정보

위기주부 2026. 5. 10.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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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지정되었다는 점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콩가리(Congaree) 국립공원은 13년전에 가족의 봄방학 플로리다 여행에서 방문했던 에버글레이즈(Everglades)를 떠올리게 했다. 차이점이라면 전자는 온대 기후에 나무가 많은 늪인 '스웜프(Swamp)'이고, 후자는 아열대 기후에 풀이 많아 건기에는 벌판에 가까운 '마쉬(Marsh)'이다. 무엇보다 에버글레이즈는 커다란 악어들이 돌아다녀서 관광의 큰 볼거리가 되지만, 콩가리는 그런 임팩트가 없다는 것에서 많이 밀리는데... 그러나 짧은 기간만 엄청난 구경거리가 되는 아주 작은 '동물'이 있기는 하다.

(시리즈 첫편에서 이어짐) 비지터센터 건물에서 미국 국립공원청이 만들고 관리하는 가장 긴 목재 보행로라는 전체 약 4km의 보드워크 트레일(Boardwalk Trail)이 바로 시작된다. 문짝은 없지만 그럴싸한 '문(gate)'을 만들어 놓아서 뭔가 대단한 풍경을 기대하며 통과를 했다.

콩가리 국립공원(Congaree National Park)의 보드워크는 처음 1980년대에 위 그림과 같이 반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돌게 만들어졌지만, 지난 몇년간 진행되고 있는 업그레이드의 마지막으로 B/C구간 공사가 당시 진행중이라 폐쇄 상태였다. 그래서 가장 큰 원시림 군락이라는 3번 Big Bald Cypress를 볼 수 없었던게 여기를 언젠가 다시 방문해야할 이유가 되었다. (전체 공사는 올해 여름에 완공 예정)

그래도 나무들 사이로 이렇게 높고 편하게 새로 잘 만들어진 보드워크를 걷는 것은 언제나 '혼자라도' 즐겁다~^^

지대가 높은 곳에서는 이렇게 거의 땅에 붙은 것처럼 보드워크가 만들어져 있기도 했다. 덩치 큰 아빠가 어린 딸과 함께 식물을 유심히 보는 모습을 잠깐 사진에 담고는, 저절로 미소를 띄우며 조용히 옆으로 추월해 지나갔다.

3월말의 건기였지만 물이 제법 많이 남아있는 늪지를 난간에 선 커플이 감상하고 있는데, 저 정도 위치에서 난간 밖으로 늪을 내려다 보면

미동도 없는 검은색의 수면을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저 아래의 끈적하고 깊은 진흙이 느껴지는 듯 했다. 그러다가 번뜩 드는 생각이... 만약 핸드폰이 떨어지면 회수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정말 부서져라 꽉 움켜쥐었다. ㅎㅎ

그리고는 계속 이런 활엽수림을 바람소리만 들으며 걸어서, 출발한지 약 30여분만에 12번 Weston Lake Overlook에 도착했다. 참, 도중에 딱다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가 가끔 들리기는 했다~

벤치까지 잘 만들어 놓은 전망대에서 보이는 웨스턴 호수(Weston Lake)는 과거에 평지를 구불구불 흐르던 콩가리 강(Congaree River)의 물줄기가 끊어지며 만들어진 공원내에서 가장 큰 초승달 모양의 우각호(oxbow lake)라 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호수를 배경으로 어색하게 웃으며 셀카 한 장 찍어서, 한국에 있는 아내와 뉴욕에 있는 딸에게 가족 카톡으로 보내서 생존신고를 했다~

여기서 보드워크 아래쪽으로 야생지(wilderness)를 돌아보는 다른 탐방로들이 시작되는데, 이름만 들어도 오싹한 킹스네이크 트레일(Kingsnake Trail)도 보인다. 그렇다고 아나콘다 정도로 거대하진 않으나 최대 1.5m 길이 정도의 뱀들이 나올 수 있다고 하므로, 위기주부는 절대로 이 국립공원에서 백패킹이나 야영을 할 생각은 없다!

호숫가 쪽으로 나가볼 수 있는 보드워크가 만들어져 있기도 했는데, 저 일행분들이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아서 가보지는 못했다. 이 사진에서 왼편에 나무들이 서있는 땅을 보면 뭔가 삐죽삐죽 솟은 것이 많이 보이고,

여기 작은 늪지에도 빼곡히 땅에서 뭔가 올라온 것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당시에는 예전에 쓰러진 커다란 나무들의 잔재가 아닐까 추측했었지만, 복습을 하면서 확인해보니까... 사이프러스 나무의 뿌리가 땅 위로 자라서 올라온 "knees"라 부르는 것으로 이런 습지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란다. 처음엔 물에 잠긴 뿌리가 산소를 공급받기 위한 '스노클' 역할을 한다고 여겨졌지만, 지금은 그보다는 연약한 지반에서 나무가 쓰러지지 않도록 땅을 꽉 붙잡고 있다는 것이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이론이란다.

그렇게 걷다 보니까 공사로 보드워크를 막아 놓은 곳이 나왔고, 여기서부터는 Sims Trail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갔다.

작은 공사용 차량도 지나다닐 수 있도록 폭이 넓게 자갈을 깐 이 길은, 공원 입구에 살며 수십년간 트레일 유지보수 일을 했던 자원봉사자인 부커 T. 심스(Booker T. Sims)가 2002년에 사망한 후에 그를 기려 이름을 붙인 것이라 한다.

다시 보드워크 트레일을 만나는 곳까지 올라와서 찍은 교차로 안내판에 파이어플라이 트레일(Firefly Trail)이 보인다. 서두에 살짝 언급했던 이 공원의 아주 작은 동물이란게 바로 곤충인 반딧불이(firefly)로, 매년 5월 중순에서 6월 초 사이의 단 2주 정도 기간에만 전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현상인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 동시에 같은 리듬으로 빛을 내는 '동기화 반딧불이(Synchronous Fireflies)' 현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 CBS 아침방송에서 소개한 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는데, 올해는 바로 이번 주인 5월 13~20일 기간에 관람 행사가 진행된다. 하지만 혹시라도 사우스캐롤라이나 근처에 사시는 분이 방문 계획을 세우실까봐 알려드리면, 이 기간에는 미리 4월초에 추첨을 통해서 $24의 유료 입장권을 구매한 차량만 저녁 7시부터 공원에 입장할 수 있으며, 그 외의 방문객은 오후 4시반 이전에 모두 공원을 나가야 한다. 또 반딧불이를 관찰할 때는 핸드폰으로 사진이나 영상 촬영은 금지되며, 오직 레드라이트(red light) 랜턴만 땅으로 향하게 해서 사용해야 한단다.

반딧불은 작년 가을에 봤던 위의 뮤지컬에서 중요한 소재로 등장을 하는데, 극중에서 여주인공이 한국에서는 공기가 깨끗한 제주도에 가야만 볼 수 있는 것처럼 말했던게 정말 사실일까? 본인은 아주 어렸을 때 시골 할아버지 집에서 봤던 듯 하나 정확한 것은 아니고, 여기 버지니아로 이사온 이듬해 여름에 우리집 뒷마당에서 거의 처음 보고 놀랬었다.^^ 좀 있으면 거실에 서서 몇 마리가 빛을 내며 올라가는 모습을 또 볼 수는 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시기를 맞춰서 콩가리 늪지에서 반딧불 수 천개가 동시에 빛을 내는 장관도 직접 구경해보고 싶다~

셀프가이드 설명서를 챙겨는 갔지만 일일이 모두 읽어보진 않았는데, 마지막 20번이 보이길래 잠시 멈춰서 설명을 확인해봤다. 조용히 눈을 감고 '숲의 소리'를 들어보란 말과 함께, 만약 이 원시림이 보호되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다른 어떤 소리가 들릴지 상상해보란 내용이었다.

그렇게 1시간여 걸려서 보드워크 트레일을 마치고 비지터센터로 돌아오니 가느다란 빨간색 불빛이 보여서 뭔가 했더니,

건물의 내벽 위쪽을 따라서 빨간 LED를 줄로 밝혀놓은 것이었다. 역시 당시에는 그냥 비지터센터가 문을 닫았다는 의미라 생각했는데, 24시간 개방되는 국립공원이라서 야간 조명으로 빛공해가 없는 약한 레드라이트를 사용하는 것이다. 전편에서는 여기 벽에 붙어있던 '모스키토 미터'가 여기 방문기에 빠짐없이 등장한다고 알려드렸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자주 등장하는 사진을 마지막으로 아래에 보여드린다.

공원내 제한속도 27마일... (비지터센터 주차장 부근은 13MPH임) 하지만 숫자에 특별한 의미나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일반적인 5나 0으로 끝나지 않게 적어놓고 운전자들의 주의를 끌어서 속도를 줄이게 하려는 것이란다. 이렇게 위기주부가 방문한 45번째 내셔널파크인 콩가리 국립공원 구경을 마치고, 다시 주도 컬럼비아(Columbia)를 지나 북서쪽 외곽의 I-26 고속도로변에 예약해둔 호텔에 숙박하는 것으로 2박3일 여행의 첫날 일정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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