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관광기/보스턴

딸을 만나러 보스턴(Boston)으로~ 포트인디펜던스(Fort Independence) 구경과 바킹크랩(Barking Crab)

위기주부 2021. 8. 2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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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코로나 사태로 대학교 1학년 봄방학때 집으로 돌아와 연말까지 줄곧 LA의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했던 지혜는, 올해초의 2학년 봄학기는 신청을 해서 보스턴의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며 수업을 들었다. 학년을 마치고는 5월말에 잠시 LA로 돌아와서 함께 자동차여행만 다녀온 후에, 여름방학 기간도 친구들이 많이 있는 보스턴에서 보내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허락을 요청한다기 보다는 통보에 가까웠음^^) 그래서 3개월만에 딸아이도 보고, 기숙사 다시 들어가는 이사도 도와주기 위해 아내와 함께 보스턴행 비행기에 올랐다.

코로나 이후에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미대륙을 가로질러 날아갔는데, LA에서 보스턴까지는 직항으로도 6시간 정도 소요된다. 밤비행기라서 그런지 요즘 빈발한다는 '기내난동' 없이 조용하게 무사히 보스턴 공항에 아침 일찍 착륙을 했다.

공항에서 렌트카를 빌린 후에, 지혜가 약 3개월동안 방 하나를 자기 돈으로 빌려서 자취(?)를 한 아파트로 바로 찾아갔다. 참, 렌트카 가격은 6월초에 알아봤을 때는 1,000불이고 7월말에는 700불이라서 망설였는데, 출발 1주일 전에 400불까지 내려가 예약하고나서 비행 전날 다른 곳에 300불이 있어서 다시 취소하고 바꿨었다. 델타변이에도 불구하고 정말 항공이나 렌트카만 보면 미국내 여행은 모두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듯 했다.

지혜를 만나서 학교 앞에 블루스톤레인(Bluestone Lane)이라는 해리포터스러운 이름의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었다.

그리고, 오래간만에 잠시 지혜의 학교를 둘러보는데, 항상 "관광지인지 대학교인지 구분이 되지않던..." 곳이었지만, 이 날은 정말 작은 새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조용하고 한적했다.

지난 1년여 동안 학생들이 모이지 않았던 잔디밭은 월드컵이 열리는 축구장 수준으로 잔디가 빽빽히 자랐고, 다음 주에 있을 신입생 무브인데이(Move-In Day) 행사를 위한 천막을 설치하고 있었다. 천막 왼편으로 보이는 빨간 웰드홀(Weld Hall)이 지혜가 2년전에 신입생으로 여기 와서 처음 들어갔던 기숙사 건물이다.

존(John) 아저씨 동상 앞이 이렇게 썰렁한 것이 정말 신기했다! ^^

옛날 우리집 딸을 포함한 많은 관광객들 손을 올리고 찍는 바람에 칠이 다 벗겨져서 금색으로 반짝반짝했던 존 아저씨의 구두도 그 사이에 학교측에서 새로 칠을 한 모양이었다.

지혜는 오는 가을학기 중에는 이 도서관에서 사서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단다. 대학교 다니는 동안의 생활비는 최대한 자기가 직접 벌어서 쓰겠다는 기특한 따님이시다~^^

그렇게 짧게 둘러보기를 마치고는 남문인 위글워스게이트(Wigglesworth Gate)로 모녀가 나가고 있다. 호텔 체크인 시간까지 많이 남아서 어디를 가볼까 하다가, 보스토니안(Bostonian)이 다 된 지혜의 추천에 따라서 차를 몰고 캐슬아일랜드(Castle Island)로 갔다.

1634년에 영국군이 처음 Castle William 요새를 만들면서 캐슬아일랜드로 불렸던 보스턴 항구의 입구에 있던 섬은 1928년에 육지와 연결되었고, 지금은 그 자리에 미군이 1833~1851년 동안 화강암으로 건설한 포트인디펜던스(Fort Independence)가 서있다.

여기를 클릭해서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면, 높은 성벽의 이 요새는 오각형의 별 모양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니 미국의 국방부 건물인 펜타곤을 괜히 힘들게 오각형으로 지은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바퀴 돌아서 걸으면 항구로 들어가는 해협이 나오고, 그 건너편으로 바로 보스턴 로간 국제공항(Boston Logan International Airport)이 보였다.

공원에 서있는 이 모뉴먼트는 인근의 조선소에서 1800년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대형 범선(clipper)을 만들었던 Donald McKay를 기념하는 것이라 한다. 여기저기 더 돌아보고 싶었지만 짐정리를 해야하는 지혜는 아파트에 내려주고, 우리는 호텔에서 낮잠을 좀 잔 후에 저녁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보스턴 항구의 Seaport District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이라는 바킹크랩(Barking Crab)이 3개월만에 만난 딸과의 가족 저녁식사 자리로 낙점되었다. 평일 저녁에 무려 27불의 주차비를 별도로 내고 찾아왔으니 저녁을 먹은 후에 주변 바닷가도 둘러볼 예정이다.

천막 아래의 테이블에서는 보스턴 워터프론트(Waterfront) 지역의 고층건물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뉴잉글랜드 지방에 왔으니 생굴도 한 접시 시키고, 손에 들고있는 맥주는 메사추세츠 주 남동쪽 끝의 섬인 낸터컷(Nantucket)에 있는 시스코브루어리(Cisco Brewery)의 Whale’s Tale Pale Ale로, 낸터컷은 허먼멜빌의 소설 <백경>의 무대가 된 고래잡이 항구이다.

해산물 모듬 튀김과 크랩샌드위치 등도 모두 맛있었고, 무엇보다 포장마차 느낌의 야외 테이블 분위기가 좋았다.

저녁을 잘 먹고 부두로 나와보니, 선상파티를 하는 커다란 요트 한 대가 후진을 해서 바다로 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계속해서 돔 건물이 있는 쪽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서 다리를 건너 걸어가보기로 했다.

당시 다리를 건널 때는 몰랐는데, 이 다리 바로 왼편으로 미국독립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던 1773년의 보스턴 티파티(Boston Tea Party) 사건이 일어난 배의 복제품이 물에 떠있고 박물관과 연결이 되어 있다.

건너편까지 들리던 음악소리는 보스턴 시에서 후원한 Summer in the City라는 무료공연이었다.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앞쪽에 앉아있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한두곡을 감상하고는 다운타운쪽으로 걸어가봤다.

지하로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기다란 Rose Kennedy Greenway를 건너서 북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6년전에 방문했던 다운타운의 퀸시마켓과 프리덤트레일을 다시 볼 수 있었지만... 그러기에는 전날 밤비행의 피곤함이 몰려와서 티 한 잔만 사서 마시고는 주차한 곳으로 다시 돌아갔다.

불이 들어온 고층빌딩들 위로 꾸물거리는 하늘이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음날 캘리포니아에서는 볼 수 없는 여름철 폭우가 한동안 내려서 내륙쪽에는 물난리가 났었다. 서부 캘리포니아는 건조한 날씨에 산불이 심각한데, 동부 메사추세츠는 물난리라... 미국땅이 참 넓기는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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