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닷가로/바다와 해변

노스캐롤라이나 아우터뱅크스(Outer Banks)에 있는 케이프해터러스(Cape Hatteras) 국립해안과 등대

위기주부 2022. 10. 17. 00:01
반응형

미국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 주의 해안을 따라서 방파제처럼 만들어진, 전체 길이가 200마일(320 km)이나 되는 평행사도(Barrier Island)를 아우터뱅크스(Outer Banks, OBX)라 부른다. 이 곳은 수심이 얕으면서도 해류가 복잡하고 파도가 강해서 1526년 최초의 기록 이후 지금까지 약 5,000척의 배가 침몰했고, 그 중 600척 이상의 난파선이 지금도 해저에 그대로 남아있어서 '대서양의 무덤(Graveyard of the Atlantic)'이라 불린다. 이러한 항해가 어려운 점을 역으로 이용한 신대륙 해적들의 은신처로도 명성을 떨쳐서, 가장 유명한 '검은수염(Blackbeard)'도 여기서 최후를 맞았으며,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독일군 잠수함 U보트가 여기 미국 해안까지 와서 연합군의 상선을 어뢰공격으로 침몰시키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우터뱅크스에서도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하는 해터러스 곶(Cape Hatteras)에 미국에서 가장 높은 등대가 만들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르겠다.

인류 최초의 동력비행이 성공한 장소를 기념하는 Wright Brothers National Memorial을 구경하고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오니까, 미국 교통부에서 지정하는 국가경관도로인 Outer Banks National Scenic Byway로 불리는 노스캐롤라이나 12번 도로와 만나는 삼거리가 나왔다. (표지판 그림에도 등대와 함께 해저의 난파선이 그려져 있음)

그 Whalebone Junction부터 남쪽으로 오크러코크 섬(Ocracoke Island)까지의 바닷가가 케이프해터러스 내셔널시쇼어(Cape Hatteras National Seashore)로 지정이 되어서 국립해안으로 관리가 된다.

국립해안 간판에 3개의 등대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갈 길이 멀었기 때문에 첫번째 나오는 보디 섬(Bodie Island)의 비지터센터와 등대는 건너 뛰어야 했다. 참고로 가장 남쪽의 세번째 오크러코크 등대(Ocracoke Lighthouse)가 있는 섬은 자동차까지 실을 수 있는 카페리가 무료로 운항을 한다는데, 빠듯한 1박2일 여행이라서 거기까지 내려갈 수는 없었던 것이 아쉽다.

오레곤인렛(Oregon Inlet)이라는 해협을 건너 피아일랜드(Pea Island)와 이어지는 해수면에 붙은 긴 다리는, 2013년 플로리다 여행에서 키웨스트까지 달렸던 오버씨하이웨이(Overseas Highway)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바닷물의 색깔은 플로리다처럼 곱지는 않았는데, 특히 오른편 내륙쪽은 강물과 섞여서 그런지 매우 탁해(?) 보였다.

대부분 모래로 덮힌 '완두콩섬'은 전체가 야생동물 보호구역인 Pea Island National Wildlife Refuge로 지정되어서, 원시적인 바닷가 모래사장을 즐길 수가 있는 곳이란다.

모래언덕을 따라 직선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달리니, 비록 색깔은 다르지만 뉴멕시코주 화이트샌드 국립공원(White Sands National Park)도 생각이 났었다.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왼편 사구를 넘어서 바닷가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우리는 그냥 계속 달려 작은 다리를 건너서 해터러스 섬(Hattaras Island)으로 들어갔고, 몇 개의 작은 마을들을 지난 후에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을 했다.

정확한 높이가 198.5피트(60.5 m)로 미국에서는 가장 높은 등대이고, 전세계에서도 벽돌을 쌓아서 만든 등대들 중에서는 두번째로 높은 케이프해터러스 라이트하우스(Cape Hatteras Lighthouse)와 그 옆에 만들어진 국립해안 비지터센터에 도착을 했는데, 첫번째 사진의 공원 입구에서부터 정확히 자동차로 1시간이나 걸렸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1870년에 만들어진 저 등대에는 놀라운 사실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위기주부도 비지터센터에 들어가서야 알았는데...

이 책의 표지사진과 같이 원래 바닷가 바로 옆에 세워져 있었는데, 해안침식으로 넘어질 위험이 있어서, 1999년에 무게 5,000톤의 등대를 통째로 들어올려 약 1 km를 운반해, 지금의 안전한 위치로 옮겨다 놓은 것이라고 한다! 무려 130년전에 벽돌로 만든 높은 등대가 운반중에 무너질 것이라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성공적으로 운반을 마쳤고, 그래서 이 등대는 전세계에서 통째로 운반된 가장 높은 석조구조물(masonry structure)이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그럼 이제 12층 높이로 248개의 나선형 계단을 올라서 미국에서 제일 높은 등대의 꼭대기까지 올라가보기로 했는데...

내부 수리중이라서 못 올라간다는 안내판을 보고는 사모님께서 굉장히 좋아하셨다~ "다음에 또 오면 올라가지뭐..."

등대 속으로 들어간 햇빛... 위기주부의 좌우로도 두세명이 더 쭈그리고 앉아 이 구도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 웃겼나 보다.

박물관으로 사용되는 등대지기의 집도 함께 운반을 해서 여기에 가져다 놓은 것이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멀어서 굳이 가보지는 않았다. 왼편 앞쪽은 분명히 4인 가족인 것 같은데, 따님(?)만 복장이 상당히 특이하다는 생각을 하며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잠깐 차를 몰고 찾아온 곳은 해터러스곶 등대가 원래 서있던 대서양과 접한 Original Location 바닷가이다.

남서쪽 내륙으로 약 1 km나 움직여 간 등대가 여기서도 잘 보이는데, 지금도 밤에는 자동으로 불이 들어와서 뱃사람들의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한다.

미동부로 이사를 온 이후에 거의 1년만에 처음으로 만나는 대서양 망망대해를 품은 넓은 모래사장을 걷는 위기주부의 뒤로, 여기도 파도타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게 이상하게 신기했다.

그래서 손가락을 대서양 바닷물에 담궈 보는 중... 손가락을 소금물에 적신 김에, 닭살 돋는 하트도 모래사장에 그려보고 사진도 찍었는데... 블로그에는 올리지 말라고 하셔서~ ㅎㅎ

닭살부부 커플셀카 한 장 마지막으로 찍고는, 왔던 길 그대로 다시 북쪽으로 노스캐롤라이나 12번 도로인 아우터뱅크스 국가경관도로(Outer Banks National Scenic Byway)를 1시간 가까이 달린 후에, 점심도 먹고 또 다른 NPS Official Unit인 국가유적지를 잠깐 방문하기 위해서, 기다란 섬들이 만드는 방파제 안쪽에 있는 로어노크 섬(Roanoke Island)으로 향했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