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관광기

뉴저지 주 바닷가 애틀란틱시티(Atlantic City) 하드락 호텔 숙박후 케이프메이(Cape May)에서 카페리

위기주부 2023. 3. 26.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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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에서 가까운 뉴저지(New Jersey) 주의 바닷가에 흔히 '동부의 라스베가스'라 불리는 관광도시인 애틀란틱시티(Atlantic City)가 있다는 것을 미국에 이사온 후에 여행가이드 책을 보고 알았는데, 그 후 트럼프가 처음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 이 도시의 이름이 뉴스에 자주 등장을 했었다. 재작년에 미동부 버지니아로 이사를 온 후에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주변에서 "가볼 필요없는 망해가는 도시"라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계속 미루고 있다가, 이번 봄방학 가족여행에서 마침내 방문해 1박을 하면서 직접 그 소문의 진위를 확인해보았다.

워싱턴-뉴욕-보스턴 지역의 지도에 표시한 파란선이 봄방학 3박4일 여행에서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온 경로이다. 첫날 숙박한 뉴포트(Newport)를 떠나 원래 뉴저지 제일 북쪽 바닷가의 국립휴양지 한 곳을 들리려고 했지만, 비가 많이 쏟아져서 건너뛰고 바로 아틀란틱시티로 가서 2박째를 보냈고, 다음날은 계속 남쪽으로 달려 케이프메이(Cape May)에서 페리에 차를 싣고 바다를 건넜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코네티컷 주의 뉴런던(New London)에서 카페리로 롱아일랜드 동쪽으로 건너가는 것도 생각해봤으나 뱃삯이 너무 비싸서 포기하고, 롱아일랜드 바닷가는 나중에 뉴욕시에서 잘 때 가보는 것으로 했다.

뉴욕을 지나 뉴저지 주의 별칭을 딴 유료도로인 Garden State Parkway를 타고 남쪽으로 1시간반을 달린 후에, 역시 별도의 유료도로인 Atlantic City Expressway를 따라 시내로 들어서니 제일 먼저 시저스(Caesars) 호텔이 등장을 했다. 여기서 아주 잠깐 라스베가스에 돌아온 듯한 착각을 했지만... 이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해서 우리 호텔을 찾아가는 1마일의 도로는 너무나도 썰렁했다~

그 썰렁함에도 불구하고 투숙객에게도 셀프 주차비 $10을 꼭 받아내던 하드락(Hard Rock) 호텔...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이 곳은 1990년에 오픈해서 아틀랜틱시티를 대표하는 호텔이었던 트럼프 타지마할(Trump Taj Mahal)이 그의 첫번째 대통령 선거 직전인 2016년 10월에 파산해서 문을 닫은 후에, 주인이 바뀌고 리모델링을 거쳐서 2018년 6월에 새롭게 문을 연 호텔이다.

그런데 상당히 의외로 체크인 줄은 제법 길었다! 특이한 점은 봄방학 기간임에도 젊은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고, 대부분 좀 연세가 있으시거나 업무(또는 도박?)를 위해 온 듯한 분위기의 사람들이 대다수였다는 것이다.

로큰롤(rock'n'roll)을 테마로 한 호텔답게 곳곳에 유명한 가수가 공연에서 입었던 의상이나 사용했던 악기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제법 큰 공간을 차지하며 디스플레이되어 있던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무대의상이다. 이 옷 말고 그녀의 유명한 '소고기 드레스'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ㅎㅎ

호텔 방에서 동쪽 시내방향으로 내려다 본 애틀랜틱시티의 모습은 이 날 오후의 흐린 날씨처럼 아주 어둑어둑하고 '침울'하기까지 했다.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가 아니고 이 날은 gloomy monday...

저녁은 이 호텔의 프레쉬 하베스트 뷔페(Fresh Harvest Buffet)에서 먹기로 했다. 운전해 오면서 뷔페가 너무 썰렁하면 음식이 신선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여기도 손님들이 생각보다는 훨씬 많아서 안심이 되었다.

정말로 오래간만에 먹어보는 호텔 뷔페였는데, 이전까지 마지막이 언제 어디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특별히 맛있었다거나 그렇지는 않지만, 가격이 라스베가스 호텔 뷔페보다는 많이 쌌다는 것으로 위안을...^^

배부르게 먹고 호텔을 좀 돌아다녀 보지만 특별히 구경할 것은 없었다. 전시실이라기도 민망한 구석 코너에서 본 조비(Bon Jovi)와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무대의상 등을 구경하고는,

카지노가 있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는데, 머리 위에 보이는 기타 모양의 샹들리에(?)가 여기 하드락 호텔의 중심이자 가장 큰 구경거리이다.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린 물풍선같은 유리공예품을 지나서 슬롯머신을 조금 한 후에 '밤바다'를 보러 가기로 했다.

하드락 호텔은 탑승기구들이 있는 부두인 스틸피어(Steel Pier)와 연결이 되어 있지만, 원형 관람차가 조명만 밝히고 있을 뿐 놀이공원은 여름철에만 문을 연다고 한다. 게다가 비까지 내려서 우리는 호텔 2층에서 대서양을 잠깐 내려다 보기만 했는데, 저 아래 백사장으로 이어지는 길에 왠 남자 한 분이 비를 맞으며 고독을 씹고 계셨다.

애틀란틱시티를 대표하는 명물은 뭐니뭐니해도 해안가를 따라 1870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해서, 미국 최초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저 비에 젖어 반짝이는 보드워크(Boardwalk)로, 폭이 넓은 곳은 60피트(18 m)에 전체 길이가 5.5마일(9 km)이나 되는 세계에서 가장 길고 붐비는 보드워크라고 한다! 물론 오래 전 1990년대 전성기 때 한여름 휴가철의 이야기겠지만 말이다~

다음날 아침에 날씨가 맑게 개이니까, 멀리 마리나 구역(Marina District)에 있는 3개의 카지노 호텔이 보였다. 왼편의 황금색 두 빌딩이 2003년에 신축된 MGM 그룹의 보가타(Borgata) 호텔로 현재 가장 장사가 잘 되는 곳이란다. 오른편 앞쪽이 1985년에 트럼프 마리나(Trump Marina)로 문을 열었다가 2011년에 골든너겟(Golden Nugget)으로 바뀐 호텔이고, 뒤쪽의 파란색 고층건물과 그 오른편은 1980년에 오픈한 하라스(Harrah's) 호텔이다.

2010년대에 폐업한 곳들까지 포함해서 애틀란틱시티의 카지노 호텔들의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이다. 현재는 앞서 마리나 구역의 3곳에 더해 해안선을 따라 위에서부터 오션(Ocean), 하드락(Hard Rock), 리조트(Resorts), 발리스(Bally's), 시저스(Caesars), 트로피카나(Tropicana)의 총 9곳만 운영을 하고 있다. 특히 1984년에 문을 열었던 트럼프 플라자(Trump Plaza) 호텔은 마이크 타이슨 권투와 미스 아메리카 대회를 다수 유치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렸었지만, 2016년에 망한 후에 시저스와 붙어있는 명당자리임에도 호텔을 인수하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결국 재작년에 이렇게 34층의 건물을 폭파공법으로 해체했다고 한다.

그렇게 짧은 애틀란틱시티(Atlantic City) 여행을 마치고, 다시 가든스테이트 파크웨이를 남쪽 끝까지 1시간 정도 달려서, 오전 10시반 출발로 미리 예약해놓은 페리 선착장에 도착을 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차를 몰고 배 위로 올라오니까 직원이 우리는 오른쪽으로 가라고 한다. 좌우 무게를 잘 맞춰서 차를 싣는 것일테니 말을 들어야지...^^ 자동차를 커다란 카페리에 싣고 여행하는 것은 2009년 30일간의 자동차 여행에서, 캐나다 밴쿠버 섬을 출발해 미국 포트앤젤레스로 입국할 때 이후로 무려 14년만에 처음인 것 같다.

객실로 올라와서는 커피 한 잔 사가지고 차에서 꺼내온 새우깡과 함께 먹었다. 미시시피 강 동쪽에서는 가장 긴 강으로 펜실베니아 주의 동쪽 경계를 이루는 델라웨어 강이 바다와 만나는 델라웨어 만(Delaware Bay)을 가로지르는 길이 17마일(27 km)의 이 페리 노선은 공식적으로 미국 9번 국도(U.S. Route 9)의 일부로 간주된다.

문제는 이 날 바람이 세게 불어서 배가 굉장히 많이 흔들렸다는 것... 파도가 난간을 넘어서 좌석 옆의 유리창까지 바닷물이 튀었고, 한 번은 심하게 기우뚱하면서 선실 내 식당의 그릇들이 와장창 쏟아지기까지 했다. 또 바람 때문에 천천히 운항을 했는지 거의 1시간반이나 걸리는 바람에, 정말 조금만 더 지났으면 배멀미를 할 뻔 했다.

그래서 곧 도착하니까 차로 돌아가서 대기하라는 방송이 정말 반가웠었다.^^ 정면에 작게 보이는 부두가 있는 마을은 델라웨어 주의 루이스(Lewes)로, 95번 고속도로를 타고 잠깐씩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델라웨어 주의 첫번째 이야기는 3박4일 봄방학 여행기의 다음편에서 등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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