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과 공연장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특별전을 워싱턴 허쉬혼 박물관(Hirshhorn Museum)에서 공짜로 보다

위기주부 2023. 4.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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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에서도 엄청나게 유명해진 일본인 여성 예술가가 있다. 땡땡이(물방울? 점박이?) 노란 호박과 무한거울방(Infinity Mirror Room), 그리고 루이비통 콜라보레이션 등으로 성별불문하고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일본 아티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할머니다! 스미소니언 재단 산하의 워싱턴 현대미술관인 허쉬혼 박물관(Hirshhorn Museum)에서 작년에 시작된 그녀의 특별전이 연장에 연장을 거듭해서 올해 7월 16일까지 열리고 있다.

원래는 아직까지도 제대로 구경을 못했던 야외 조각정원(Sculpture Garden)을 먼저 둘러볼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재단장을 한다고 막아놓아서 또 못 봤다. 가림막을 쳐놓았었던 뒤쪽 둥근 건물의 외관 공사가 거의 끝나가는 것을 보니, 아마도 올여름에 모든 공사를 다 마치고 50주년 기념행사라도 하려나 보다~

그래도 이렇게 <깔레의 시민들> The Burghers of Calais 조각같은 유명한 작품들을 멀리서나마 볼 수는 있다. 옛날에 LA 노턴사이먼 미술관에서도 본 적이 있는 이 로댕의 청동조각은 법적으로 12개만 진품으로 인정되는데, 한국에 있는 것이 마지막 12번째 진품이라고 한다. (스탠포드 대학교 교정에는 6명이 분리되어서 만들어진 작품이 있음)

도넛(donut) 모양으로 만들어진 이 허쉬혼 미술관에 대한 설명과 다른 전시들을 감상하시려면, 여기를 클릭해서 작년의 방문 포스팅을 보시기 바란다.

조각정원이 안 여는 바람에 시간이 남았지만 2~3층은 올라가지 않고, 그냥 여기 1층 로비의 의자에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커다란 나무뿌리를 뒤집어서 반으로 자른 다음에 각각 반원형의 강화유리를 올려서 만든 테이블이 2개 놓여져 있는데, 일본인 Hiroshi Sugimoto의 Two Circles 작품이다.

로비에 매달려 있는 이 등도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니까, 아이슬랜드-덴마크 국적의 Olafur Eliasson이 2015년에 만든 Your oceanic feeling 작품이고... 이제 예약한 시간이 되었으니, 노란 전광판에 안내된 것처럼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지하로 내려가자~

지하의 바닥과 벽을 가득 채운 이 글씨들도 작년 방문기에서 이미 설명한 것처럼 미술작품이다. "우리집 지하도 이렇게 해놓으면 누가 알아주려나?"

One with Eternity: Yayoi Kusama in the Hirshhorn Collection 특별전시회는 반드시 방문일 전날 정오에 오픈되는 사전예약 시스템으로 시간 예약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한데, 국립 미술관이라서 1인당 2장까지 무료로 예약할 수 있다. "쿠사마의 무한거울방을 공짜로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전세계에 또 있을까?"

입구에는 먼저 쿠사마 야요이의 일생에 관한 소개가 벽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다. 젊은 시절에 뉴욕에서 아방가르드 예술가로 활동하다가 1977년에 일본으로 돌아간 후 나이 48세부터 현재까지 정신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작품활동을 하고있는데, 1929년생으로 현재 나이가 무려 94세로 아직 생존해있다.

설명이 필요없는 그녀의 상징인 까만 땡땡이 줄무늬 노란 호박, Pumpkin (2016)이 특별전의 첫번째 작품이다. 딸이 작년 여름에 뉴욕에서 2달반 인턴을 할 때 머물렀던 럭셔리 아파트의 정면에도 청동으로 만든 그녀의 비슷한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봤기 때문에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런데 가까이서 이 '둥근 물방울'들을 계속 보고 있으니까, 왠지 쿠사마의 강박증이 시각을 통해서 전염되는 느낌이 든다~

붉은색으로 칠해진 다음 방으로 들어가면, 먼저 이 땡땡이 옷을 입은 젊었을 때 흑백사진이 정면에 보이고,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차례로 어딘가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이 하얀 '박스(box)'이다. 12개의 밝은 형광등(?)이 윗면을 밝히는 것 이외에는 별 볼일이 없는 이 사진을 왠지 구도를 잘 잡아서 꼭 올려야만 할 것 같은 강박증이...^^

직원이 그 앞에 서서 2~3명씩만 차례로 안에 입장을 시켜서 30초씩만 머물게 했다. 멀리 벽에 붙어있는 사진이 뉴욕에서 그녀가 최초로 거울을 이용한 전시를 선보였던 1965년의 Floor Show 작품인데, 이제 우리가 들어가는 '무한의 거울 방(Infinity Mirror Room)'은 그 작품을 2017년에 재현해서 만든 것이다.

Infinity Mirror Room—Phalli’s Field 작품의 안에 서있는 무한히 많은 커플의 셀카이다.^^ (밖에서 입장하는 것부터 안에서 한바퀴 둘러보는 모습은 포스팅 제일 아래의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음)

특별전 세번째 작품도 '인피니티미러룸'인데, 이번에는 문도 거울로 된 밀폐공간은 아니고 왼편 그림처럼 꺽어져서 지나가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었다.

2018년 작품이라는 Infinity Mirrored Room—My Heart Is Dancing into the Universe ... 왠지 이케아에서 파는 동그란 종이등과 LED 색깔전구만 있으면 집에 하나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큰 거울도 많이 사야 되는구나~

비디오를 돌린 후에 급히 사진을 찍는다고 나도 모르게 두 번을 눌렀는지, 같은 자리에서 LED의 색깔이 다르게 연달아 찍혔길래, 두 장을 고민끝에 0.2초 간격으로 반복시켰다. (0.1초는 너무 빠르고, 0.3초는 느린 것 같아서... 이것도 강박증인가?) "당신의 심장이 춤을 추며 우주 속으로...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레드썬!"

그렇게 야요이쿠사마 특별전 관람을 모두 마치고 나오면, 바로 옆의 지하 기념품 코너에서 노란 땡땡이 호박이 그려진 티셔츠 등을 사실 수도 있게 해놓았다. 참, 전시회 두번째 작품명의 뜻을 알려드리는 것을 까먹었는데... '남근(男根)들의 들판'이다. (phalli는 남자의 성기를 뜻하는 phallus의 복수형) 그리고 그것들에 그려진 빨간색 폴카도트(polka dot)는 성병에 걸린 것을 상징했다고 한다.

 

"뜻을 알고 다시 보니까, 좀 섬뜩하고 찝찝한...ㅎㅎ" 위의 플레이 버튼이나 여기를 터치하면 특별전시회 전체를 비디오로 찍어서 어울리는 배경음악과 함께 편집한 유튜브를 보실 수 있다. 11편까지 만든 미국 국립공원 완전정복 동영상을 계속 만드는게 좀 부질없어 보이고 힘드는데, 그냥 이렇게 워싱턴의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들 전시만 비디오로 쭉 찍어서 올려볼까 하는 생각도 요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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