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조지워싱턴

메릴랜드의 클라라 바튼 국가유적지(Clara Barton National Historic Site)와 글렌에코(Glen Echo) 공원

위기주부 2023. 4. 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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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주가 메릴랜드 및 워싱턴DC와 경계를 이루는 포토맥 강(Potomac River)의 남북으로는 강변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남쪽 버지니아에 만들어진 조지워싱턴 메모리얼파크웨이(George Washington Memorial Parkway)는 495번 고속도로 인터체인지에서 마운트버넌까지 약 25마일(40 km)에 이르지만, 북쪽은 메릴랜드에만 약 7마일(11 km)의 도로가 만들어졌는데, C&O운하를 구경하고 이제 찾아가는 곳의 이름을 따서 클라라바튼 파크웨이(Clara Barton Parkway)라고 부른다.

1974년에 지정된 클라라 바튼 국가유적지(Clara Barton National Historic Site)는 미국 국립공원청이 여성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최초의 독립적인 오피셜유닛(official unit)이지만, 관리는 본 카테고리의 다른 곳들과 함께 조지워싱턴 기념도로(George Washington Memorial Parkway) 공원의 일부로 운영된다고 한다.

공원 간판 뒤로 보이던 저 커다란 집과 그리로 이어지는 이 정원이 국가유적지의 전부인데, 3월말의 봄꽃들이 많이 피어있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1881년에 미국 적십자(American Red Cross)를 설립해서 25년동안 총재로 봉사했던 참으로 위대한 여성인데, 직접 옮겨쓰기에는 너무 길어서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홈페이지에 정리된 그녀의 일생을 클릭해서 보시기 바란다. 미국의 위대한 여성이라고 하니, 옛날에 초등 2학년 딸의 학교숙제를 도와줬던 포스팅의 주인공이 떠오르는데 따님은 기억하고 있을까? 나중에 만나면 직접 물어봐야겠다... "지혜야, 미국 최초의 여성 노벨상 수상자가 누군지 알아?"

이 집은 1891년에 처음 적십자사의 창고(warehouse) 겸 임시보호소로 만들어졌는데, 클라라 바턴이 1897년에 여기로 이사오면서 적십자 본부(headquarter)가 되었고, 그녀는 1912년에 90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이 집에서 살았다. 그런데 정면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니 건물외관 청소와 페인트칠이 좀 시급해 보인다.

현재 금~일요일의 주말에만 공개되는 내부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 최초에 창고로 지어진 건물이라서 그런지 윗층까지 열린 기다란 중앙복도의 좌우로 방들이 있는 구조이다.

입구 왼편의 거실로 생각되는 곳인데, 세워진 안내판의 사진에는 많은 가구들이 있지만, 바닷의 카펫트 빼고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다. 역시 포스팅을 쓰면서 확인을 해보니, 집을 수리하기 위해서 가구를 모두 빼놓고 1층만 구경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한다.

두 딸을 데리고 온 엄마가 레인저의 설명을 듣고 있는 제일 안쪽의 방이 클라라 바튼의 침실이었다고 한다. 위기주부는 설명을 듣는 것보다는, 나중에 브로셔나 위키피디아의 내용을 보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에, 그냥 우리는 안 들어도 괜찮다는 눈빛만 날리고는 돌아섰다.

2015년에 공사가 결정되었다고 하는데, 중간에 팬데믹이 있었다고는 해도 너무 진척이 없는 것 아닌가? 쟁쟁한 기념물과 유적지들이 즐비한 DC지역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서, 예산배정이나 우선순위에서 하염없이 밀리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옛날 집기들을 한 쪽 벽장에서 조금 볼 수 있었는데, 저 오른쪽의 유리병(램프?)은 철사 사이로 어떻게 저렇게 볼록볼록하게 나오도록 만들었는지가 신기하다.^^

수선화가 가득 핀 꽃밭을 보니까 관리를 전혀 안 하는 것은 아닌 듯 하니... 빨리 내외부 공사가 모두 끝나서 깨끗하게 정리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하기를 바래본다~

커다란 주차장을 가운데 두고 바로 건너편에 있는 글렌에코 공원(Glen Echo Park)은 국립공원청이 관리하는 유일한 '놀이공원(amusement park)'이란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그렇다고 연방정부가 직접 장사를 하는 것은 아니고, 비영리 단체인 Glen Echo Park Partnership for Arts and Culture에서 문화예술 행사를 중심으로 위탁운영을 하고 있다.

입구 바로 옆에 '아쿠아리움(Aquarium)'이라고 되어있어 수족관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다를 테마로 한 그냥 어린이 놀이터였다. 이 공원은 1891년에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성인들을 위한 하계 문화교육 운동인 '셔터쿼(Chautauqua)' 행사장으로 처음 만들어졌다가, 그 운동이 쇠퇴하면서 1911년에 DC지역 최고의 놀이공원으로 탈바꿈해서 1968년까지 운영이 되었다.

짭잘한 리세스 피넛버터컵(Reese's Peanut Butter Cups)을 뒤집어 놓은 것 같은 동그란 유트(Yurt)들은 도자기 등을 만드는 공방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놀이공원이 망한 후에 1971년에 연방정부가 주변 지역과 함께 사들여서, 앞서 소개한 집은 국가유적지로 지정하고 지역단체와 협력해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을 시킨 것이다.

놀이기구는 1921년에 만들어졌다는 덴젤 회전목마(Dentzel carousel) 하나만 남아있는데, 매년 4월말부터 10월초까지만 장사를 하기 때문에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특히 이 회전목마는 섬세한 장기간의 복원과정을 거쳐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페인트 색상과 장식 등으로 완벽하게 보존이 되어서, 1980년에 별도의 국가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로도 지정되었다 한다.

1930년대 유행했던 아르데코풍의 디자인인 스트림라인 모던(Streamline Moderne) 스타일로 지어진 건물들은 지금은 각종 미술 전시회장이나 소극장, 음악학원 등으로 연중 사용되고 있다.

그 건물 안에서 잠시 구경했던 사진 스튜디오의 입구 모습으로, 최초에 글렌에코파크가 문화활동을 추구하는 셔터쿼 운동을 위해 만들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백여년이 지나서 다시 원래의 취지대로 활용된다고 할 수 있다.

2003년에 무려 19백만불을 들여 복원했다는 Spanish Ballroom에서는 사교춤(social dancing)을 배울 수도 있으며, 금요일 밤에 열리는 모임은 DC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댄스 행사들 중의 하나라고 한다. "우리도 땐스 한 번 배워볼까... Shall We Dance?"

바로 옆을 흐르는 개울물을 끌어와 운영했었다는 야외 수영장인 Crystal Pool의 입구 네온사인에만 불이 들어와 있었다. 나중에 모든 네온사인과 전구 조명이 켜지고, 팝콘과 솜사탕,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 풍선을 든 아이들이 줄을 서는 그런 여름날 저녁에 다시 와서 철없이 회전목마를 한 번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3월말의 일요일 나들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린 리들(Lidl) 마켓에서 꽃씨와 구근 몇 개를 사서 마당에 심는 것으로 봄맞이 시작했었다. 다른 분들은 집에서 정원 가꾸는 것, 마켓 다니는 것도 다 블로그에 올리시기도 하던데... 아직은 근처에 못 가본 곳들이 많으니, 일단은 부지런히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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