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조지워싱턴

제36대 린든 B. 존슨 대통령 기념물과 해군/상선 기념비가 위치한 포토맥 강변의 컬럼비아 섬

위기주부 2023. 11. 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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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수도 워싱턴DC 안에 국립공원청이 관리하는 독립적인 기념물(Memorial)이 있는 역대 대통령은 현재 7명뿐인데, 그 동안 위기주부가 방문해서 소개한 곳은 재임 순서대로 워싱턴, 제퍼슨, 링컨, FDR, 아이젠하워 5명이었다. 사실 남은 두 곳을 '우리 동네 별볼일 없는 국립 공원들'에 포함시키기에는 두 대통령에게 미안하지만, 지난 8월에 그 시리즈를 진행하며 진짜 별볼일 없던 스미소니언 박물관을 먼저 구경한 후에, 포토맥 강을 건너서 찾아갔던 나머지 2곳의 대통령 기념물들 중에 하나를 이제 소개한다.

구글이 알려준 강변의 작은 주차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바로 남쪽에 있는 펜타곤(The Pentagon), 즉 유명한 미국 국방부 청사이다. 펜타곤은 기회가 되면 다른 글에서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고, 뒤를 돌아 산책로를 따라 강가쪽으로 계단을 내려가 보자~

돌담 위쪽이 주차장으로 거기 붙은 명판에 국립공원청의 로고와 함께 린든베인스존슨 메모리얼그로브 온더포토맥(Lyndon Baines Johnson Memorial Grove on the Potomac)이라 적혀있다. 굳이 번역하자면 "린든 B. 존슨을 추모하는 포토맥의 숲" 정도로, 공원 홈페이지에도 이름의 이니셜만 따서 'LBJ'로 줄여서 적혀있는 제36대 존슨 대통령을 기념하는 국립 공원이다.

입구에 두 개의 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특이하게 오른편은 영부인의 '업적'을 따로 소개하고 있다. '레이디버드(Lady Bird)'라는 애칭의 그녀는 이 블로그에도 남편보다 먼저 따로 등장하셨는데, 여기를 클릭해서 2년전 캘리포니아 레드우드 국립공원 여행기를 보시면 된다! 여기서 존슨 대통령이 언제 재임한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아래 흑백사진 하나를 가져와 설명드린다.

1963년 11월 22일 케네디 대통령이 텍사스에서 암살된 후에, 그의 시신을 싣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에어포스원 안에서, 부통령이었던 린든 B. 존슨(Lyndon Baines Johnson)이 취임선서를 하는 모습이다. 오른쪽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있는 재클린 케네디의 옷에는 아직도 죽은 남편의 피가 묻어 있었고, 존슨의 아내가 왼편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존슨은 케네디의 남은 14개월 임기를 승계한 후에, 1964년 대선에서 압도적 득표로 이겨서 1969년 1월 20일까지 재임한다. (승계 임기가 2년 미만이라서 재출마가 가능했지만, 건강 문제 등으로 당내 경선중 포기)

안내판의 흑백사진은 1964년에 마틴루터킹과 백악관에 앉아있는 모습으로, 그 해 제정된 민권법(Civil Right Act)은 그의 최대 업적 중 하나이다. 또 '위대한 사회(The Great Society)'를 제창하며 가난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공교육 재정지원과 환경보호의 기틀을 다졌고, 노령층과 빈곤층을 위한 의료보험 제도를 시작했다. 지금 서있는 곳은 버지니아 주이고, 나무 다리를 건너서 포토맥 강에 떠있는 컬럼비아 섬(Columbia Island)부터 DC에 포함된다. 사진에 낮게 떠있는 여객기는 바로 남쪽의 레이건 국립공항(Ronald Reagan Washington National Airport)에 착륙하는 중으로, 그 공항 부지는 의외로 워싱턴DC가 아니라 버지니아 주에 속한다.

섬으로 들어오면 나무와 잔디 말고는 아무 것도 없는 그냥 숲이지만, 바닥에 자연석을 아주 잘 깔아놓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평범한 공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 쯤에 나무들 사이로 눈에 띄는 바위가 하나 나타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원래 이 곳은 도로 건설을 위해 포토맥 강을 준설한 흙을 쌓아서 만든 인공섬에 가까워 수풀만 가득한 뻘밭으로 방치되고 있었는데, 영부인이 주도한 도시미화 운동에 따라서 백만송이의 수선화와 3천그루의 나무를 심어서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되었단다. 그래서 퇴임 직전인 1968년 11월에 섬 전체가 레이디버드 존슨 공원(Lady Bird Johnson Park)으로 지정이 되었고, 1973년에 존슨 대통령이 사망하자 그의 기념물을 이 곳에 만들기로 한 것이다.

산책로와 이어진 원형 광장에 존슨의 고향인 텍사스에서 가져온 아무 글씨나 조각도 없는 화강암 덩어리가 서있고, 작은 잔디밭 주위로 그의 어록이 적힌 석판 몇 개가 전부인 제36대 미국 대통령의 국가 기념물이다.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텍사스 출신의 민주당 대통령!)

부부가 좋아했다는 여기서 보이는 수도의 풍경을 왼쪽부터 살펴보면... 이 섬을 거쳐서 국립묘지 정문과 연결되는 알링턴 추모교(Arlington Memorial Bridge), 링컨 기념관, 하얀색 Cintas 밴과 가로등(^^), 그리고 워싱턴 기념비로 아주 평평하고 단순하다~

거대한 인공적 건물이나 동상이 전혀 없는 대통령 기념물은 아마 이 곳이 유일할 듯도 싶은데, 아내 이름의 공원 안에 만들어진 작은 숲(grove)이 거의 전부인 이러한 살아있는 추모공간을 '리빙메모리얼(Living Memorial)'로 표현을 한다.

섬에 다른 볼거리가 하나 더 있어서 남쪽으로 걸어가니, 식당 건물과 요트 선착장이 있는 Columbia Island Marina가 나왔다. 생일 파티를 하는 듯한 사람들이 모여서 배구를 즐기고 있고, 그 뒤로 요트들이 떠있는 곳은 펜타곤 라군(Pentagon Lagoon)이라 불리는 오목한 만이다.

산책로는 강변도로인 조지워싱턴 기념도로(George Washington Memorial Parkway)의 아래로 만들어진 터널을 통과해 본류쪽으로 나간다. 참고로 앞서 소개한 LBJ 기념물은 국립공원청의 독립적인 Official Unit이기는 하지만, 이 도로 주변으로 산재한 다른 약 30곳과 함께 GWMP 그룹으로 관리가 되고 있다.

보행 터널을 빠져 나오니까 작은 언덕 위로 은색 조각과 빨간 꽃밭이 보였다. 빗방울이 좀 많이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만들어진 산책로를 따라 빙 돌아서 가까이 가보았다.

해군/상선 기념비(Navy - Merchant Marine Memorial)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돌아온 해군들이 주축으로 건립이 추진되어, 여러 난관 끝에 1939년에 이 자리에 완공되었다. 하지만 꼭 당시 전쟁에서 죽은 해군이나 해병대원들만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나라를 위해 배를 타다가 폭풍우에 의한 조난이나 다른 모든 해양사고로 숨진 사람들도 모두 포함해서 추모하는 의미라고 한다.

거친 파도 위를 나는 갈매기들을 조각해서 "Waves and Gulls"라 불리기도 하는데, 도합 7마리의 갈매기는 7대양을 상징한단다. 무엇보다 동상이 은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었기 때문인데, 야외에 설치된 대형 조각으로는 미국에서 최초라 한다.

대서양으로 흘러가는 포토맥 강을 따라서 유람선(수상버스?) 한 대가 지나가고, 앞서 전경 사진에서는 보여드리지 못한 오른편에 둥근 지붕은 제퍼슨 기념관이다. 이렇게 컬럼비아 섬에 있는 6번째 DC의 대통령 기념물과 다른 기념비를 둘러봤고, 바로 이어서 강의 상류쪽으로 이동해, 역시 또 섬에 만들어져 있는 마지막 7번째 프레지던트 메모리얼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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