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메사버디

"왜 힘들게 절벽안에 집을 지었을까?" 메사버디(Mesa Verde) 국립공원의 인디언 유적들을 돌아보며~

위기주부 2011. 1. 2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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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의 움푹 파진 곳에 벽돌로 아파트같은 집을 짓고 살았다는, 여기 미국 남서부 땅의 가장 오래된 주인인 '푸에블로(Pueblo)' 인디언들의 1200년대 어느 가을의 모습이다. 절벽위의 평평한 땅에서 재배한 옥수수를 갈아서 빵을 만들어 먹었으며, 도자기와 바구니는 물론, 천을 짜서 옷을 만들어 입기도 했다고 한다. 또, 개와 칠면조를 가축으로 키우며 태양을 숭배하는 평화로운 모계 농경사회를 이루고 살았다고 하는데, 지금 그들은 여기를 떠나고 없지만, 미국의 국립공원으로, 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그 유적지를 보러왔다.

※ '푸에블로(Pueblo)'라는 말은 인디언의 집단거주지를 말하는데, 농경을 중심으로 촌락을 이루고 살았던 이 인디언들을 푸에블로족이라고 부르며, 지금 뉴멕시코와 아리조나주에 남아있는 인디언들 중에서 호피(Hopi)족이 이들의 후손이라고 한다. 반면에 나중에 북쪽에서 내려온 수렵과 목축을 중심으로 한 종족이 나바호(Navajo)족인데, 고고학에서 사용하는 '아나사지(Anasazi)'라는 말은 나바호족이 푸에블로족을 부르는 말이었다고 한다. 결국은 서양인들이 들어오기 전까지 나바호족이 지금 호피족의 땅을 많이 빼앗은 셈이 되어서, 지금도 두 부족의 사이는 별로 좋지가 않다고 한다.


아리조나, 뉴멕시코, 콜로라도와 유타주가 만나는 포코너(Four Corners)의 북동쪽,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메사버디(Mesa Verde) 국립공원에서 겨울에 구경할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인 Chapin Mesa 지역의 확대지도이다. 박물관에서 출발하는 Spruce Tree House 투어를 마친 우리는, 아래쪽 두 개의 루프를 돌면서 다른 유적지들을 구경하였다. (공원의 위치를 구글맵으로 보시려면 여기를, 공원의 전반적인 소개는 전편의 여행기를 보시기 바람)


먼저 Mesa Top Loop로 들어와서 찾아온 여기는 Square Tower House이다. 절벽 아래에 그늘진 곳을 보면...


이름처럼 정사각형의 4층짜리 타워가 있는 벽돌집의 잔해가 보인다. 다른 주거지에 비해서 규모가 아주 작은 편이었는데, 여기 살던 인디언 가족들은 사람많고 시끌벅적한 것을 좋아하지 않은 성격이었나 보다.


다음에 도착한 곳은 Cliff Canyon의 탁트인 모습을 볼 수 있는 Sun Point View인데, 여기서 북쪽으로 가면서 마주 보이는 절벽중턱에 매우 많은 유적지들이 산재해 있다.


예쁜 반원형의 아치밑에 만들어진 주거지들고 있고,


절벽의 길다란 틈을 따라서 만들어진 주거지들도 있다. 위아래로 있는 두개의 절벽틈에 모두 벽돌집을 만들어 놓은 것도 인상적이다. 절벽안에 살면서 절벽위의 평지로 기어올라가서 농사를 지었다고 하는데, 지금 보이는 절벽 위의 모습은 산불로 나무들이 다 불에 타서 황량한 모습이다.


협곡을 돌아서 선템플(Sun Temple)이 서있는 절벽끝에서 남쪽으로 Cliff Canyon을 바라보는 모습이다. 좌우의 저 넓은 평지를 놔두고, 왜 그들은 저 수직의 절벽 중간에 아파트를 지었을까?


물론, 이 Sun Temple처럼 평지에 만든 건물들도 있기는 한데, 이 곳은 주거지보다는 종교의식 용도로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씌여있었던 것 같은데, 사진에서처럼 열심히 안내판을 읽었던 지혜에게 다시 물어봐야겠다...^^


Sun Temple 뒤쪽으로 가면 놓치지 말아야 하는 Cliff Palace View 포인트가 있다. 저기 안내판이 있는 곳에 서면...


또 다른 협곡 너머에 있는, 메사버디 국립공원에서 가장 화려하고 유명한 유적지인, 클리프팰리스(Cliff Palace)가 정면으로 보인다. 사진 왼쪽에 보면 전망대에 사람들이 있는데, 원래 저쪽 도로는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차단된다고 했는데, 아직 눈이 많이 내리지 않은 11월말이라서 다행히 도로를 열어 둔 것이었다. 여기서 멀리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줄 알았는데, 이런 재수가 있나...^^ 바로, 저 쪽으로 출발~


협곡을 날아서 건널 수는 없으므로, 지도에서 보듯이 거의 박물관까지 다시 올라가서는 Cliff Palace Loop로 들어와서 아까 멀리 보이던 잘 만들어진 전망대에 도착을 했다. 여름에는 여기서 오른쪽 철제계단을 내려가면 유적지를 가까이서 보는 Cliff Palace 유료투어를 할 수 있다는데, 겨울에는 여기서 내려다보는 것만 가능하다.


다른 관광객이 있어서, 일단 가족사진 한장 부탁해서 찍고... (나는 왜 항상 엉거주춤할까?^^)


200개 이상의 방이 붙어있는, 여기 메사버디 국립공원에서 뿐만 아니라 북아메리카에 남아있는 가장 큰 인디언 집단거주지 유적이라고 하는 Cliff Palace의 전체모습이다. 아치(arch)가 되고 싶었던 절벽(cliff) 안쪽에 자리잡은 빼곡한 벽돌집과 그 바위위에 자라난 소나무(pinyon)와 향나무(juniper) 숲의 모습~ 참으로 친환경적인 건축이라고 할까나...^^


이 곳을 만든 인디언들은 물론 추장(족장?)은 있었겠지만 왕(king)이 있은 것은 아닌데, 왜 여기를 '궁전(palace)'이라고 이름지었을까라는 생각에 빠져 멍하니 내려다 보다가... 깨달았다. 정말로 이 곳이 궁전처럼 아름답다는 것을...^^


이렇게 Cliff Palace가 있는 협곡의 모습을 같이 한장에 담기 위해서, 해발 2천미터가 넘는 고지대에서 주차장으로 달려가 광각렌즈를 가지고 왔다. (아이고 힘들어~ 헉헉~) 이렇게 보여드려야, 이 곳의 진가를 독자들이 조금이나마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아무래도 렌즈후드를 하나 장만해야 할 것 같다.


주차장으로 다시 걸어가는 길... 하늘이 겁나게 푸르다!


일방통행 도로를 돌아나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발코니하우스(Balcony House) 주차장이었다. 유적지는 우리가 서있는 절벽아래에 있는데, 내려가는 길을 막아놓았기 때문에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그늘진 발코니의 벤치에 잠시 앉아서 저 멀리 눈덮인 콜로라도의 산맥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제, 드라이브를 모두 마치고 공원을 나가기 위해서 북쪽으로 차를 몰았다.


여기가 콜로라도주의 남서쪽 귀퉁이라서, 지금 보이는 눈덮인 산들이 유명한 록키산맥은 아니지만, 그래도, 왠지 콜로라도의 산들은 이번 그랜드서클 여행에서 본 다른 '메마른 주'들의 산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공원 북쪽에 있는 Montezuma Valley Overlook에서 북서쪽으로 내려다 본 모습인데, 정면에 있는 작은 호수의 왼쪽에 어젯밤을 보낸 마을인 코르테즈(Cortez)가 보인다. 참으로 알차고 교육적이었던 메사버디(Mesa Verde) 국립공원 여행을 이렇게 반나절만에 마치고, 코르테즈로 돌아가 점심을 사먹고는 포코너(Four Corners)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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