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다른 주(state)를 처음 여행하는 것은, 마치 한국에서 외국에 나가는 것처럼, 언제나 약간의 설레임을 동반한다.
언어도 화폐도 바뀌는 것은 없지만, 도로의 표지판 하나만 달라져도 자동차 여행자에게는 색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에...

4박5일 그랜드서클 여행의 4일째 아침은 콜로라도(Colorado)주 남서쪽의 관광도시, 코르테즈(Cortez)에서 맞았다~



코르테즈에서 160번 도로를 동쪽으로 9마일 달리자, 오늘의 목적지인 메사버디(Mesa Verde) 국립공원의 입구가 나온다.
이른 아침의 상쾌함에 바닥의 하얀 눈까지... 게다가 공원현판의 폰트도 한 때 내가 아주 좋아하던 스타일이었다...^^



"사슴아, 어쩌란 말이냐~ 너는 이렇게 길을 막고 꼼짝도 않는데, 나는 어쩌란 말이냐~"



참으로 특이한 산의 모양인데, 이렇게 평평한 대지가 침식되고 남은 높은 부분을 '메사(Mesa)'라고 부르는데,
이 국립공원의 이름인 Mesa Verde는 스페인어인데, 영어로는 'Green Table'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북쪽 매표소에 아침 9시에 도착을 했는데, 오전 10시반으로 알고 있던 무료가이드투어가 오전 10시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군데군데 눈까지 있는 꼬불꼬불한 산길을 서둘러 갈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여행에는 정확한 정보가 중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약 800년 전에 만들어진 인디언들의 절벽주거지(Cliff Dwelling)가 보존되어 있는
메사버디국립공원은 위의 지도와 같이 Far View, Wetherill Mesa, Chapin Mesa의 3개의 지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에 지금 겨울에 일반인들이 관광을 할 수 있는 곳은 제일 남쪽에 있는 Chapin Mesa 지역뿐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볼거리들이 있는 곳도 Chapin Mesa이므로, 사람들이 적은 겨울에 방문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메사버디국립공원의 위치를 구글맵으로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Far View 지역에 있는 비지터센터인데, 건물 모양이 아주 특이했다. 나중에 여름에 다시 방문할 수 있기를 바라며...



40분 정도를 달려서 공원본부와 박물관이 있는 곳에 도착을 했는데, 여기는 해발 7천피트, 2134미터의 고지대이다.
반은 죽고 반만 살아있는 소나무 뒤의 샛파란 하늘에, 제일 오른쪽에 보이는 낮에 나온 반달이 인상적이었다.



Chapin Museum 안에는 인디언의 피가 섞인 것이 확실한 공원직원이 10시에 가이드투어가 시작됨을 알려주었다.
박물관에는 기념품 가게와 함께, 이 유적지에서 발굴된 토기와 여러 도구 등의 유물은 물론, 그 인디언 후예들의
공예품등도 같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솔직히 이 때까지는 우린 이 국립공원에 별로 기대를 안하고 있었다. 하지만...!



10시가 되자 사람들이 박물관 앞에 모였는데, 예상외로 많은 30여명의 사람들이 이 외지고 추운 곳에
인디언의 벽돌집 잔해들을 보러 온 것이었다.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는 인디언 돌도끼를 든 가이드가
이 지역 아메리카 인디언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우리의 오늘 무료가이드 투어 목적지는 박물관 아래에 있는
Spruce Tree House인데, 여름에는 가이드가 유적지에 항상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방문이 가능하지만,
겨울철에는 이렇게 시간을 맞춰서 가이드와 같이 방문을 해야 한다. (유적지 보호를 위해 출입문이 잠겨 있음)



박물관 뒤쪽으로 지그재그 급경사를 내려가자, 마침내 절벽 아래에 만들어진 유적지가 이렇게 나타났다.
나는 여행을 준비하면서 사진으로 몇 번 보기는 했는데, 직접 처음 본 이 순간에... 의외로 상당히 감동적이었다!
그냥 절벽 아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절벽이 움푹 들어간 곳에 만들어져서 말 그대로 '절벽중턱 거주지'였다.



이렇게 절벽이 깊게 패인 곳에 만들어진 집단 거주지인 Spruce Tree House는 모두 129개의 방이 있어서,
60~90명의 인디언들이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공원안에서도 가장 잘 보존된 유적지 중의 하나라고 한다.
지금 사람들이 서있는 곳은 관광을 위해 만든 땅인데, 저 아래도 거의 절벽이라서, 절벽 가운데 있는 것이다.



검게 그을린 불을 피운 자국과 불규칙한 창문을 가진 3층의 건물이 절벽 깊숙히 박혀 있다.
바닥에 사다리가 솟아 올라와 있는 곳은 지하 기도실인 키바(Kiva)로 내려가는 통로이다.



지금 가이드가 사다리 입구에서 기도실인 Kiva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자, 그럼 내려가 보자~



지혜와 내가 내려온 이 Kiva는 사실 복원한 것인데도, 왠지 인디언의 유령이 나올 듯한 느낌...^^



Kiva에서 사다리로 올라오고 있는 지혜



저 위에 투어를 출발한 박물관이 있는 평지가 보이는데, 왜 힘들게 이렇게 절벽 속에다 집을 지었을까?



유적지도 예상보다 크고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지혜에게 아주 유익한 방문이 되었던 것 같다.
지혜가 가이드와 열심히 인디언들의 생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고 있는 모습이다.



저 앞에 보이는 빨래판같은 것은 옥수수를 가루로 만들었던 곳인데, 인디언 여자는 4일 밤낮으로
쉬지않고 이 돌판에서 옥수수를 갈아야만 성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가이드가 해주고 있다.



"우리는 옥수수 안 갈아도 돼~"



30분 정도의 설명이 모두 끝나고, 자유시간이 되어서 돌아갈 사람들은 돌아가고, 사람들이 궁금한 것들을
가이드와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큰 기대가 없었는데, 정말로 유익한 가이드투어였던 것 같다.



우리도 늦게까지 남아서, 이렇게 기념사진도 같이 찍고...^^



메사버디 인디언 유적지의 모녀...



다시 박물관으로 올라 가는 길에 올려다본 하늘이, 해발 2100미터의 겨울하늘이... 심하게 푸르렀다~
여기 절벽중턱에 단체주거지를 만들어 살던 인디언들은 어느 순간 여기를 떠나 홀연히 사라졌다고 하는데,
저 동그란 UFO를 타고 떠난 것은 아닌지...^^ 이제 다시 자동차를 몰고 다른 유적지들을 구경하러 출발~



글을 잘 보셨으면 아래 view on 추천과 댓글을 꼭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위기주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종종 들러서 구경 잘 하고 갑니다.

    계속 동경만 늘어가네요 .

    여행가고 싶어 죽겠습니다.

    대리만족 하고 갑니다 ㅎㅎ

    2011.01.05 21: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