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과 공연장

운반비만 100억원! LA카운티 미술관(LACMA)의 새로운 명물 '공중에 뜬 바위덩어리(Levitated Mass)'

위기주부 2012. 7. 20.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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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해본 생각... "나에게 100억원이 있다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커다란 바위를 옮기는 것'은 어떨까?

한인타운에 다녀오는 길에 잠시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는 오래간만에 LA타운티 미술관, 라끄마(LACMA)에 들렀는데, 여기는 6가(6th St.)쪽에 있는 북문이다. (구글맵 지도는 여기를 클릭)

북문으로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캘리포니아의 사막같은 맨땅이 보이는데, 그 가운데에 이상한 콘크리트 난간과... 저 멀리 작은 돌덩어리(?)가 보인다.

가까이 가보면 콘크리트 난간 사이로는 땅속으로 내려가는 150미터가 넘는 길이의 경사로가 만들어져 있고, 아까 그 돌덩이는 가장 깊이 내려간 곳의 두 난간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었다.

좌우로 위태하게 걸려있는 돌덩이의 무게는... 340톤~

콘크리트만으로는 마음이 안놓이는지 강철로 받침대를 만들어 놓았다.

바로 밑에서 올려다 본 모습인데, 최대한 겁나게 보이도록 올려놓고 싶었나 보다~ 땅 속으로 내려와서 그런지, 좌우의 콘크리트 벽 때문인지, 아니면 머리 위에 '떠있는(levitated)' 340톤의 바위 때문인지... 아주 서늘했다~

지금 저 분도 아주 서늘~ 하실 것이다...^^

바위덩어리 위로 떠오르는 캘리포니아의 태양~

아래로 지나와서 돌아보니 바위의 서쪽면은 뾰족한 것이, 밋밋하던 동쪽면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사진 제일 오른쪽에 야자수 그늘 아래 서있는 흰셔츠를 입은 사람은 경비원인데, 혹시 누가 바위에 낙서나 스프레이를 할까봐 양쪽에서 두 명이 지키고 있었다. 잠시 저 필리핀 출신의 경비원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저 바위를 미술관까지 가지고 오는데만 천만불을 쓴 것은 '미친 짓(crazy thing)'이라고 했다. 자기가 태어난 필리핀 고향에 가면 저 바위보다 훨씬 더 큰 것들도 많다면서...^^

아래로 지나간 다음에는 이렇게 난간을 따라서 위쪽으로 가까이 가 볼 수도 있다.

걸어가면서 난간 아래로 내려다 보기도 하고... "기우뚱~ 바위 굴러가유~"

가까이서 보니, 바위 맞다. 그냥 바위다. 큰 돌멩이다. 만져보면 차갑고 단단하다. 그리고, 힘껏 밀어도 꿈쩍도 안했다. ㅋㅋㅋ

오전의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바위의 동쪽면을 한 번 더 보고는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갔다.

이 거대한 설치미술은 한국의 뉴스와 방송에서도 여러차례 보도된 적이 있는 대지미술가 마이클 하이저(Michael Heizer)의 '공중에 떠있는 돌(Levitated Mass)'로 지난 6월말에 일반에 공개되었다. LA에서 동쪽으로 170km 떨어진 리버사이드(Riverside)의 채석장에 있던 이 340톤의 바위를 여기까지 운반하는데만 천만불! 100억원 비용이 들어서, 또 그 사상초유의 운반을 한국의 한진그룹이 후원해서 한국내 뉴스에도 여러 번 나왔단다.

작가는 1969년에 처음 Levitated Mass라는 작품을 구상해서 네바다주의 마른 호수에 구덩이를 파고 120톤의 바위를 걸쳐놓으려고 했는데, 작업중에 크레인이 부서져서 포기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거의 40년이나 지난 2006년에 위의 사진과 같이 리버사이드 인근의 채석장에서 이 바위를 발견하고는 LACMA의 후원으로 마침내 자신이 꿈꾸던 작품을, 그것도 로스앤젤레스 시내 한가운데에 설치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바위를 어떻게 미술관까지 운반하느냐 였다.

운반경로는 위의 지도와 같았는데, 바퀴가 176개나 되고 총길이가 1백미터에 달하는 특수차량이 지나갈 수 있도록 새벽에 교통을 통제한 것은 물론, 특수차량의 높이 때문에 지나가는 구간의 도로 신호등까지 모두 임시로 철거를 해야 했다. 그렇게 약 170km의 거리를 11일동안에 운반을 했던 지난 3월초에는 이 바위의 소식이 매일 LA의 지역뉴스에 나와서, 그야말로 '락스타(rock star)'였다.


LACMA의 미술관장은 운반과정 자체가 예술이자 축제라고 했는데, 구글에 'levitated mass'로 검색하면 이동하는 특수차량과 환호하는 시민들의 모습 등의 많은 이미지와 동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위의 비디오는 운반 마지막날 새벽에 특수차량이 코리아타운을 지나 미술관에 도착하는 모습을 촬영한 공식 동영상이다.

마지막으로 바위의 북쪽면을 보러 왔는데, 가족이 사진을 찍고 있다. 바위를 만져보는 여자아이가 "This is the biggest rock I've seen ever!"라고 소리쳤다.

미술관 홈페이지의 작품설명은 이렇다. "Taken whole, Levitated Mass speaks to the expanse of art history, from ancient traditions of creating artworks from megalithic stone, to modern forms of abstract geometries and cutting-edge feats of engineering." 간단히 말하면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거석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에 대한 광대한 예술의 역사' 뭐 이런 뜻인 것 같은데,

그래도 100억원의 운반비라... 예술의 세계는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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