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할레아칼라

[하와이] 할레아칼라(Haleakala) 국립공원 정상의 운해와 은검초(silversword), 자전거타는 사람들

위기주부 2012. 10. 9.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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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립공원(National Park)들은 나를 실망시키는 법이 거의 없는데, 여기 바다 건너 하와이(Hawai'i)주의 마우이(Maui) 섬에 있는 이 곳도 마찬가지였다.

운해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고는 마우이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할레아칼라(Haleakala) 국립공원의 정상, 레드힐(Red Hill) 꼭대기의 전망대에 올라왔다. 여기의 해발고도는 정확히 3055m인데, 자동차로 3050m쯤까지 올라와서 주차해놓고 마지막 5m 정도만 계단을 올라가면 된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잘 만들어 놓은 전망대에서 동쪽으로는 아침햇살을 받고 있는 운해를, 남쪽으로 작년에 갔던 빅아일랜드의 마우나케아(Mauna Kea)와 마우나로아(Mauna Loa), 두 화산을 볼 수 있었다.

조금 전에 우리가 올라온 도로, 그리고 그 너머로 일출을 봤던 '태양의 집(House of the Sun)'과 주차장이 보인다.

남서쪽의 다른 언덕에는 천문관측소인 Maui Space Surveillance Complex가 있는데, 아쉽게도 일반인은 출입을 할 수가 없었다.

주차장으로 계단을 내려가는데, 가운데 화단에 동그란 식물들이 청명한 해발 3천미터의 햇살을 받으며 은색으로 빛나고 있다.

이 특이한 식물이 바로 지구상에서 여기 마우이 화산의 해발 2천미터 이상의 고산지대에서만 살고 있다는 할레아칼라 실버스워드(Haleakala Silversword), 은검초(銀劍草)이다.

수백만년전에 화산활동으로 마우이섬이 생긴 직후에 새들에 의해서 태평양을 건너온 식물의 씨앗이 고립된 상태로 진화한 것인데, 칼처럼 강하고 굵은 잎이 은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미세한 털들이 햇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척박하고 건조한 곳에서 햇빛을 최대한 반사함으로써 식물 내부의 습기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이 식물이 이런 모습으로 진화한 이유이다.

환경에 아주 민감해서 한 때 멸종위기에 몰렸으나, 보호노력으로 지금은 자연적으로도 많이 번식하고 있는데, 40~50년을 그냥 동그랗게 자라다가 안내판의 사진처럼 기다란 꽃을 일생에 딱 한 번 피우고는 죽는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관광책자에는 '사람의 손이 닿기만 해도 은검초는 죽는다'고 되어 있는데, 아마도 보호를 위해서 지어낸 전설이 아닐까 생각된다. 궁금한데, 손을 대볼걸 그랬나? ㅋㅋㅋ

이제 갈짓자 도로를 따라서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서쪽으로는 구름 밑으로 3천미터 아래의 땅과 바다가 또렷이 보였다. 내려가면서 첫번째 나오는 Kalahaku Overlook에 잠시 들러서 아래와 같은 풍경을 직접 눈으로 봤어야 하는데 빼먹었다. 흑흑~

바로 이런 외계행성같은 할레아칼라 화산의 분화구 안의 모습이다. 저 아래에도 트레일이 있도 캠프사이트도 있다고는 하는데, 일반인들은 가기 어려운 험난한 코스이다. (사진 뒤쪽에 보이는 전체 분화구를 둘러싼 절벽의 높이가 5백미터에 달함)

우리는 계속 지그재그 도로를 내려가다가, 구름위에서 자전거를 타는 부자(父子)를 지나쳤는데, 이들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산을 내려가고 있었다.

새벽에는 그냥 지나쳤던 공원입구에 있는 비지터센터도 들러서 구경을 해주시고... 20분 이상을 급격히 내려왔지만, 아직도 여기는 해발 7천피트, 2134m나 되는 높은 곳이다.

(지혜) "너 네네지?" (네네) "네~" 하와이에서만 살고 있는 새인 네네(Nene)를 구경하고있는 지혜~^^

비지터센터 앞마당에도 은검초가 있었는데, 정말 기다란 잎이 '은으로 만든 칼'같았다. 왼쪽 뒤로 보이는 것은 꽃을 피우고 생을 마감한 은검초의 모습이다.

공원을 나가면서 돌아본 멋진 할레아칼라(Haleakala) 국립공원의 현판인데, 전날 바닷가에 있는 이 공원의 Kipahulu 비지터센터에서도 보면서 궁금했던 저 그림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었다.

마우이(Maui)는 여신 히나(Hina)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반신반인(demigod)'인데, 어느날 어머니 Hina가 태양이 너무 빨리 지나가서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다고 불평을 했단다. 그러자, 효성이 지극했던 Maui는 다음날 굵은 밧줄 끝에 갈고리를 달아서는 섬의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가서 몰래 숨어있다가, 태양이 머리 위를 지나갈 때 그림처럼 갈고리를 던져서 밧줄로 태양을 끌어내렸다고 한다. 그리고는 태양으로부터 여름동안에는 좀 더 하늘에 오래 떠 있겠다는 약속을 받은 다음에 풀어주었는데, 그 때 태양을 잡아두었던 곳을 하와이어로 Hale-a-ka-la, 즉 House of the Sun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공원을 벗어나니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산을 내려가고 있었다.

이 사람들은 Haleakala Bike Tour를 하는 것인데, 공원 아래에서 투어회사의 버스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서 일출을 보고는 준비해놓은 자전거를 타고 산 아래까지 내려가는 것으로 마우이에서 인기있는 여행상품이라고 한다. 가끔 십여명 이상이 한꺼번에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서 운전하는 사람들에게는 약간 불편함을 주기도 했는데,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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