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

발명왕 에디슨의 연구소와 자택을 둘러볼 수 있는 뉴저지 토머스에디슨(Thomas Edison) 국립역사공원

위기주부 2024. 8. 15.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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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작성했던 미동부의 유료도로를 설명하는 포스팅에서 뉴저지(New Jersey) 주의 고속도로는 한국처럼 진출입 구간별로 이용요금을 징수해서 한국 스타일의 휴게소(service area)도 잘 만들어져 있지만, 차이점은 휴게소의 이름이 지역명이 아니라 유명한 인물들의 이름을 사용한다고 알려드렸었다. 그 중에 맨하탄에서 남쪽으로 95번 고속도로를 한 시간 못미쳐 달리면 나오는 휴게소의 정문 유리에는, 작년 초에 위기주부가 직접 찍어 놓았던 아래의 사진처럼 유명한 글귀가 적혀있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여기 토머스에디슨 휴게소 부근의 멘로파크(Menro Park) 지역에 있던 그의 첫번째 연구소에서, 수 많은 발명품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전구와 축음기 등이 처음 만들어졌으며, 그 지역을 포함하는 인구 10만명 정도의 타운쉽(township)은 1954년에 도시명을 에디슨(Edison)으로 변경을 해서 그를 기리고 있다. 1887년에 40세의 에디슨은 뉴욕에 더 가까운 웨스트오렌지(West Orange) 마을로 자신의 발명품들을 대량 생산하는 공장과 연구소를 새로 지어서 이전해 여생을 거기서 보내게 된다.

그 웨스트오렌지 연구소의 이 외관 모습은 작년 봄에 보스턴을 다녀왔던 여행기 마지막에 똑같은 구도로 보여드린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월요일이라 문을 닫아서 내부를 구경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이번 1박2일 뉴욕여행의 둘쨋날 일요일 오전에 꼭 여기를 다시 방문할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여기 연구소와 인근의 그의 저택은 1950년대부터 국립공원청이 각각 관리하다가 1962년에 국립사적지로 통합 지정이 되었고, 2009년에 토머스에디슨 국립역사공원(Thomas Edison National Historical Park)으로 격상이 되었다.

입구를 지나서 첫번째 나오는 옛날 실험실 건물 하나를 개조한 비지터센터로 들어가는 아내의 모습으로, 높은 급수탑이 하나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보인다. 내부로 들어가기 전에 도로변에 있던 안내판의 사진을 먼저 보여드리며 설명하면,

1928년에 찍은 항공사진의 가운데 위쪽에 그 급수탑이 작게 보이는데, 그 왼편으로 모여있는 까만 지붕의 나지막한 벽돌 건물들이 지금 남아있는 연구소이다. 나머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하얀색 6층의 콘크리트 건물들이 모두 축음기와 영사기 및 다른 제품들을 만들었던 공장이지만, 작은 한 동을 제외하고는 1970년대까지 모두 철거되었단다. 이 거대한 산업단지 전체가 에디슨의 회사였으며 일하는 직원의 수가 1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미동부에서는 드물게 이 국립역사공원은 입장료가 있어서, 그 동안 계속 미뤄왔던 위기주부의 13번째 연간회원권(Interagency Annual Pass)을 여기서 구입을 했는데, 처음으로 자연의 '내셔널파크(National Park)'가 아닌 인공의 역사공원에서 패스를 산 것이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에디슨 저택의 내부투어에 혹시 오늘 빈자리가 있는지 레인저에게 물어보았지만 모두 꽉 찼다고... "처음부터 여기 꼭 방문할 계획이었다면서, 왜 투어 예약은 까먹은 걸까?"

안쪽에서 안내영화를 보여주고 있었지만, 사모님께서 이 때까지는 별로 흥미가 없는 듯 해서 조금 보다가 그냥 일어섰다. 그리고는 밖으로 나가서 도로변에서 보이던 3층 주연구소(Main Laboratory) 건물의 허름한 입구로 특별한 기대없이 들어섰는데...

꼭대기까지 탁 트인 공간 전체를 에디슨의 많은 사진과 발명품들로 가득 채워놓은 이 홀에 들어서며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특히 고풍스런 실내와 잘 어울리던 많은 조명에 눈길이 갔는데, 에디슨하면 전구가 제일 먼저 떠오르기에 그랬던 것 같다. 물론 저 조명들이 그의 탄소 필라멘트 전구가 아니라 최신 LED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겠지만 말이다.^^

벽난로 위에는 심각한 표정으로 축음기의 소리를 듣고 있는 에디슨의 초상화가 걸려있고, 그 앞 책상에는 골동품 전구도 하나 놓여있었다.

홀을 둘러싼 2층에는 설계실 등의 작은 방들이 많이 있고, 각각마다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잘 설명이 되어 있었다.

'입장불가(No Admittance)'라 씌여진 것은 옛날 표지판이니, 이 쪽으로 셀프투어를 계속하라는 안내에 따라 넓은 작업공간으로 나가니까...

전구를 들고 서있는 에디슨을 만나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해도 우리와 떨어져서 뻘쭘하게 계속 서있는 사람은 바로 에디슨의 경쟁자였던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이다. 그런데 그가 양손에 들고 쳐다보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혹시 아시는 분...?

아래 1층에는 대형 가공선반 등의 중장비들이 가득했는데, 19세기말부터 이러한 정밀 기계들로 산업 제품들을 개발하고 양산했다는 사실이 정말 대단하다. 마지막에 소개할 링크에도 에디슨의 최대 업적은 몇몇 발명품이 아니라, 세계 최초의 민간연구소를 설립하고 잘 운영해서 현대 기업의 연구개발 과정의 기틀을 닦은 것이라고 한다.

다시 3층으로 올라오면 중앙 통로를 따라서 유리벽 안에 '발명왕'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에디슨은 평생에 적게는 1천개에서 많게는 2천개 이상의 발명품을 만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단다.

2년전에 DC의 스미소니언 국립 미국사박물관을 방문했을 때도 에디슨의 전구들이 별도의 전시실에 굉장히 많이 전시되어 있어서 놀랬던 기억이 있는데, 단순히 상용가능한 전구를 발명한 것에 그치지 않고, 전기 사용을 위한 발전기와 송전선 등의 전체 시스템을 개발해서 전기의 시대를 연 사람이다.

에디슨 회사의 로고가 박힌 초기 원통형 축음기들도 종류별로 많이 전시되어 있고, 작은 축음기가 내장된 '말하는 인형(talking doll)'의 실물도 있었다.

처음 알게된 사실로 에디슨이 탄광업과 시멘트 회사를 운영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오하이오 주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던 그는 정규교육도 거의 받지 못했지만, 엄청난 노력과 열정으로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라 할 수 있는데, 그가 설립했던 전기 회사가 지금의 세계적인 대기업인 GE, 제너럴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의 전신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3층 끝에는 뮤직룸이 있어서 에디슨이 자신의 축음기로 녹음을 했던 피아노 등이 그대로 남아있다. 또 영사기 등도 발명을 해서 전세계 최초의 영화 스튜디로로 사용된 암실인 '블랙마리아(Black Maria)'가 비지터센터 뒤쪽에 남아 있으며, 결과적으로 음반과 영상의 대중예술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한 동시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다.

전구를 들고 서있는 에디슨의 동상으로 왼편에 검게 보이는 것이 영사기를 개발하고 테스트한 블랙마리아 건물이다. 이 외에도 별도로 지어진 단층 건물인 화학 실험실과 금속 실험실 등을 잠깐씩 둘러보고는, 가까이에 있는 그가 살던 집을 구경하러 자동차로 이동했다.

방이 29개나 되는 대저택인 에디슨의 집은 '글레몬트(Glenmont)'라는 이름으로 불렸단다. 에디슨은 첫번째 부인과 사별하고 2년 후에 18살 연하의 여성과 재혼하면서 이리로 이사와서 죽을 때까지 이 집에서 함께 살았다.

정문 옆으로는 국립사적지로 지정 당시에 붙혔던 현판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내부투어에서 사진촬영은 금지인 모양이다.

집을 한바퀴 돌아서 뒷마당에서 다시 바라본 모습이다. 내부를 구경할 수도 없지만,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 온 이유는...

뒷뜰에 만들어진 그의 묘지를 참배하기 위해서이다. 토머스 에디슨은 1931년에 84세로 사망했는데, 그의 장례식이 있던 날 저녁에는 미국의 모든 집이 1분 동안 전깃불을 끄는 것으로 그를 추모했다고 하며, 그의 사후에 계속 이 집에 살았던 아내도 1947년에 옆에 함께 묻혔다.

아주 어릴 때부터 익히 들어왔던 '발명왕 에디슨'의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를 본 포스팅을 쓰면서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관심이 있으신 분은 위기주부가 참고한 나무위키의 내용을 클릭해서 직접 읽어보시기 바란다. 그 글의 기타 항목을 보면 '세계 최대의 에디슨 박물관'이 한국 강릉에 있다고 하지만 이 곳과 비교해서 소장품의 수는 적은 듯 하고, "필라델피아의 한 휴게소 이름이 토머스 에디슨이다."라 씌인 것은 명백한 오류이므로 혹시 나무위키 수정권한이 있으신 분이 고쳐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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