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관광기/뉴욕

뉴욕 갤러허 스테이크하우스, 센트럴파크 스케이트장, 5번가 명품거리, 그리고 뮤지컬 <북오브몰몬> 관람

위기주부 2026. 2. 15.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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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한겨울에 맨하탄을 방문하면 어디를 꼭 가봐야 하는지를, 폭설과 강추위를 뚫고 뉴욕시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검색해봤더니 이 곳이 단연 첫번째로 꼽혔다. 불멸의 1970년작 <러브스토리> Love Story 영화에서 여주인공 제니가 백혈병으로 입원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데이트를 하며 남주인공이 스케이트 타는 모습을 바라보던 장소이다. 참고로 영화 <러브스토리>는 위기주부의 블로그에서 두번째로 언급이 되는데, 11년전에 가족이 함께 그 남녀주인공이 대학생으로 처음 만나 사랑을 꽃 피우던 도시를 방문했던 글이 첫번째였다.

펜스테이션에서 내려 북쪽으로 타임스퀘어를 지나 52nd St에 있는 갤러허 스테이크하우스(Gallaghers Steakhouse)에 예약한 점심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특히 한국분들에게 피터루거(Peter Luger), 볼프강(Wolfgang's)과 함께 뉴욕시 스테이크 3대 맛집으로 잘 알려진 곳인데, 여기 대신에 처음 들어보는 킨스(Keens)라는 곳을 꼽기도 하는 모양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드라이 에이징을 하고 있는 커다란 고기 덩어리들이 바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금주법 시대인 1927년에 무용수 헬렌 갤러허(Helen Gallagher)와 도박사 잭 솔로몬(Jack Solomon)에 의해 스피크이지(Speakeasy, 비밀 주점)로 시작해서, 1933년에 브로드웨이 최초의 스테이크하우스로 탈바꿈해 베이브 루스, 프랭크 시나트라, 알 파치노 등의 유명인사들 사진과 사인으로 가득 차 있는 실내가 특징이란다.

당시 우리 부부 주위로만 서너 테이블이 한국 여행객일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 별도의 실내 사진과 함께 음식에 대한 평을 '맛알못' 위기주부가 따로 올릴 필요는 없을 듯 하고, 맥주잔을 들고 있는 본인이 이 집의 이름을 예전에 처음 들었을 때부터 당일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계속 머리를 멤돌았던 단 한가지는...

바로 식당명과 비슷한 이름의 추억의 전자오락 갤러그(Galaga)였다! 그래서 나무위키로 또 쓸데없는 복습을 해봤더니... 게임 이름은 '갤럭시(Galaxy)'와 나방을 뜻하는 한자 '아(蛾, 일본어에서 が(가)로 발음됨)'를 합쳐 1981년에 만든 것이란다. 지금 솔직히 말하면 뉴욕 3대 스테이크 중의 하나를 맛봤다는 것보다 40여년 전에 본인이 수 없이 쏘아 죽였던 저것들이 '우주 나방'이란 사실을 알게된 놀라움과 기쁨이 훨씬 더 크다.^^

식당을 나와 북쪽으로 걸으니 스티븐 콜베어(Stephen Colbert)가 진행하는 CBS 심야 토크쇼의 '대낮 공개녹화'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있는 사람들 너머로 크레인이 움직이고 있는 공사중인 건물이 보였다. "한겨울에도 맨하탄은 살아 있구나"란 생각을 하며 센트럴파크(Central Park)까지 걸었고, 미로같은 눈 덮인 산책로를 따라 남북으로 길쭉한 공원 남쪽의 목적지를 찾아갔다.

바로 미드타운의 초고층 건물들을 배경으로 운영되는 야외 스케이트장인 울먼 링크(Wollman Rink)이다. 원래도 호수가 있던 자리인데 1950년에 날씨에 관계없이 스케이트를 탈 수 있도록 인공냉각 시스템을 갖춘 아이스링크가 만들어졌고, 1980년대 초에 노후화로 폐쇄되었다가 트럼프 그룹이 인수해 1986년에 재개장을 해서 최근까지 직접 운영을 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무엇보다도 서두에 언급한 영화 <러브스토리>에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등장해서 맨하탄의 겨울 명소로 등극을 했고, 그 후에 <세렌디피티>와 <나 홀로 집에 2> 등의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이 되었다.

현재 이용요금을 찾아보니 어린이와 노인은 항상 $11이지만, 성인은 요일에 따라 $16~$40로 변동이 있고, 뉴욕시민은 또 상관없이 $16에 스케이트 대여까지 가능하단다. 나중에 혹시라도 뉴욕시에 살게 되면 한 번 직접 타볼까? 아니면 만 65세 이상 노인이 된 후에? 그러다 탈 줄도 모르면서 넘어져 다칠라... ㅎㅎ

울먼링크의 남쪽으로는 더폰드(The Pond)라 불리는 자연 호수가 아직 남아 있는데, 오리들이 많이 모여 있는 아직 얼지 않은 호숫물 위로 돌다리 '갭스토 브리지(Gapstow Bridge)'가 보인다. 인공 스케이트장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뉴요커들이 여기서도 한겨울에 스케이트를 탔다는 사실을

미국 여류화가 아그네스 테이트(Agnes Tait, 1894~1981)의 1934년작 <Skating in Central Park>에서 알 수 있다. (돌다리 너머 오른편에 멀리 보이는 곳이 현재 울먼링크가 만들어진 위치) 이 그림은 우리 동네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어서, 4년전의 방문기에서 이 풍경을 직접 보고 싶다고 적었던 희망사항을 마침내 이뤄서 상호 링크가 추가 되었다.^^

다른 커플의 사진을 찍어주고 나서, 우리도 뽀드득 거리는 눈을 밟으며 강추위를 버티기 위해 중무장한 상태의 기록을 한 장 남겼다~

울먼링크 전경 사진에서도 잘 보이고 <러브스토리> 영상에도 등장을 했던 프랑스 샤토 스타일의 건물로 1907년에 개장한 역사적인 플라자 호텔(The Plaza)의 앞으로 걸어 나왔는데, 제일 오른편의 사모님은 노점상에서 남편에게 어울릴 털모자를 이 날 하루 종일 찾아 다니셨다.

5번가쪽 호텔 출입문을 지나는데 막 결혼식을 끝낸 커플의 사진 촬영이 한창이었다. 그리고 이제 남쪽으로 5번가 대로를 걸어 내려가면서,

눈밭에 누가 쌓아둔 거대한 루이비통 트렁크들을 마침내 직접 볼 수 있었다. 기존 플래그십 매장 건물의 재건축 가림막으로 2024년말에 등장을 해서 순식간에 인스타 핫스팟이 되었는데, 리벳 등의 반짝이는 부분은 실제로 강철에 크롬을 입혀 똑같이 커다랗게 만들었기 때문에 겉모양을 저렇게 하는데 수백만불이 들었단다. 하지만 2027년경에 공사가 완료되면 아쉽게도 철거 예정이라고...

노란 택시들이 경적을 울리는데도 불구하고 도로에 나가서 인생샷을 남기는데 진심이시던 긴 금발의 여성분이다. 우리는 그 옆으로 횡단보도를 건너서 사거리에서 남쪽으로 루이비통과 마주 보고 있는 티파니 플래그십 매장으로 들어갔다.

'랜드마크(The Landmark)'란 이름으로 2023년에 재개장한 이 곳은 10층 건물 전체가 티파니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데, 1층의 저 벽은 모두 스크린으로 남쪽은 맨하탄의 마천루, 북쪽은 센트럴파크에 아름답게 눈이 내리는 영상을 진짜 풍경처럼 보여주고 있었다.

5층의 'Audrey Experience' 전시실에는 <티파니에서 아침을> 영화에서 오드리 헵번이 실제 입었던 의상과 착용했던 보석이 전시되어 있고, 촬영시 사용된 대본과 자필 메모 등을 영상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특히 6층에는 티파니가 직접 운영하는 블루박스 카페(Blue Box Café)도 있어서, 정말 영화처럼 '티파니에서 아침(Breakfast at Tiffany's)'을, 정확히는 브런치를 다음 날 진짜로 먹을 뻔 했다.

코치 매장의 볼거리는 가죽 가방들로 만든 티라노사우루스 백스(Bags)... 그리고 5번가 명품거리에 자랑스럽게 위치하고 있는,

레고 매장에 들러 옐로우캡의 운전석에 앉아서 왕팬의 방문인증을 남겼다! ㅎㅎ

1월말이라 크리스마스 트리는 치워졌지만 록펠러센터 앞의 아이스링크도 잠깐 구경을 하고는, 점심을 스테이크로 늦게 잘 먹어서 저녁 식사는 그냥 생략하기로 하고, 센터 반대편에 있던 '응' 커피점에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종이컵에 '%' 표시만 있었는데 45도 돌려서 읽었음)

그리고는 역시 오는 기차에서 당일표를 싸게 예약했던 <북오브몰몬> The Book of Mormon 뮤지컬의 저녁 7시 공연을 보기 위해, 브로드웨이 49th St 위치에 1925년 개관한 역사적인 유진오닐 극장(Eugene O'Neill Theatre)을 찾아왔다. 2011년 5월에 초연해서 이듬해 최우수 뮤지컬을 포함해 토니상 9개를 휩쓸었던 유명한 작품을 마침내 직접 감상하게 된 것이다.

올해로 15년째 여기서 공연을 이어오고 있어서 팸플릿에 숫자 '15'가 크게 씌여있다. 뮤지컬의 제목이 몰몬교, 즉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만의 경전으로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견된 이집트 문자로 기록된 금판'을 번역했다는 몰몬경(The Book of Mormon)이라서 도대체 무슨 내용인가 궁금했었기 때문에, 극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나무위키로 미리 예습을 하고 관람을 시작했다.

극장내의 작은 매장에서는 사운드트랙 음반과 함께 중요한 소품으로 등장하는 'Fuck Frog' 인형을 살 수도 있다.

공연이 끝나고 무대인사를 하는 출연진의 모습이며, 주된 내용은 아프리카 우간다로 파송된 몰몬 선교사들의 이야기로 제작자들 스스로 '무신론자가 종교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라 표현했다는 설명이 와닿는 줄거리였다. 한국에서는 공연된 적이 없어서 인지도가 낮지만 노래들도 좋고 위기주부처럼 조금만 예습을 하고 보면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으므로 뉴욕여행을 오셨다면 직관을 추천하고 싶은 좋은 뮤지컬이었다. 단, 미국에서도 18세 이상 관람을 권장(브로드웨이 가이드는 13세 이상 추천)할 정도로 성인전용 뮤지컬임을 참고하셔야 한다.

지하철을 타고 우리 부부 2박3일 뉴욕시 여행의 숙소인 딸의 아파트에 도착하니, 연말 아루바 여행에서 아빠 선물로 사와 한 달 가까이 꾹 참고 냉장고에 넣어뒀었다는 현지 발라시(Balashi) 맥주를 꺼내줬다.^^ 아루바(Aruba)는 남미 베네수엘라 바로 위에 붙은 카리브 해의 작은 섬나라인데, 딸이 미국으로 돌아온 바로 다음 날에 미군의 마두로 납치작전이 벌어져 아루바 공항도 폐쇄되었기 때문에, 일정이 하루만 늦었으면 강제로 일주일을 더 머물러야 할뻔 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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