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닷가로/사막과 황무지

어퍼앤틸롭캐년(Upper Antelope Canyon), 계절과 시간과 날씨를 잘 맞춰서 투어를 해야하는 곳

위기주부 2014. 10. 2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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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부를 좀 안다는 분들, 특히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꼭 가보고 싶어하는 여행지가 바로 아리조나(Arizona) 주의 관광도시 페이지(Page) 인근의 나바호인디언자치구역 안에 있는 사암의 좁은 협곡인 앤털로프캐니언(Antelope Canyon)이다.

앤틸롭캐년은 물줄기를 따라서 상류인 Upper Antelope Canyon과 하류인 Lower Antelope Canyon의 두 곳의 투어가 따로 있는데, 우리는 오전에 '로워(Lower)'를 구경했고 (여행기는 여기를 클릭), '어퍼(Upper)'는 이 Antelope Slot Canyon Tours 투어회사를 통해서 오후 1시에 페이지 시내에서 출발하는 것을 미리 예약해놓았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앤틸롭캐년투어'라고 페이지 시내에서 이렇게 트럭을 타고 출발하는 Upper Antelope Canyon Tour를 말하는 것이다.

투어 출발전에 주차장에서 인디언 후프댄스(Native American Hoop Dance)의 짧은 공연이 있었다.

그리고는 차체를 올리고 짐칸을 의자로 개조한 트럭을 타고 출발~ 한 차량에 12~15명 정도가 탑승을 하는데, 이렇게 같은 차를 탄 사람들이 하나의 그룹이 되어서 운전사가 나중에 투어 가이드도 같이 하는 시스템이었다.

오전에 직접 차를 몰고 왔었던 나바호 화력발전소 부근에서 이번에는 남쪽 주차장으로 차가 들어가는데, 이 곳은 나바호자치국(Navajo Nation)에서 관리하는 나바호부족공원(Navajo Tribal Park)으로 예약한 투어요금에 이 공원입장료도 포함이 되어있는 셈이란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대부분의 Upper Antelope Canyon Tour는 미리 예약을 받아서 페이지(Page) 시내에서부터 트럭을 타고 출발을 하지만, 이렇게 주차장에서 선착순으로 출발하는 어퍼앤틸롭캐년투어도 있으므로, 혹시 성수기라서 페이지 시내의 4~5곳의 여행사가 모두 자리가 없다고 하면 오전 일찍 직접 차를 몰고 공원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서 이 선착순 투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 우리가 탄 페이지 시내에서 출발하는 투어차량은 이 주차장에 서지 않고, 바로 여기서부터 비포장도로(?)로 접어들어서 신나게 달린다~

사실 지금 투어차량들이 달리는 이 곳은 도로가 아니고, Antelope Creek의 메마른 강바닥으로 평소에는 이렇게 부드러운 붉은 모래로 두껍게 덮여있다가, 비가 많이 오면 진흙탕이 되면서 강물이 흐르는 곳이다. (미서부에서 이런 마른 강바닥을 워시(wash)라고 부름) 모래가 아주 깊고 부드러워서 차체를 높인 사륜구동 차량만 들어올 수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경주하듯이 여러 대의 투어차량이 속도를 높여서 덜컹거리며 달리는 것이 나는 재미있었다.

그렇게 거의 10분 정도를 상류쪽으로 달리면 많은 투어트럭들이 서있는 절벽으로 둘러싸인 어퍼앤틸롭캐년(Upper Antelope Canyon)의 입구에 도착을 한다. 저 멀리 절벽 안쪽으로 사람들이 서있는 까만 틈이 보이는 곳이 '좁은 협곡' 슬롯캐년(slot canyon)의 입구이다.

영화 <인디아나존스: 최후의 성전>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성배가 숨겨진 성전의 입구를 보는 듯 한데, 지금 보이는 좁은 틈으로 갈라진 절벽의 높이는 20m 정도이지만 협곡의 중앙부에 가장 깊숙히 들어가서는 절벽의 높이가 36m에 이른다고 한다.

협곡 안으로 들어오면 더욱 놀라운 모습이 펼쳐지는데, 20m가 넘는 높이의 좌우 나바호사암(Navajo Sandstone)의 절벽은 모두 물결치듯 조각되어 있고, 머리 위에서 빛이 들어오는 틈은 아주 좁은 반면에 모래가 깔린 바닥은 아주 평평하고 넓어서, 정말 누군가가 일부러 만든 '성전' 건축물 안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그래서 문제는... 이렇게 협곡 바닥이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는 것~ 이 때가 여름성수기 관광철도 지났고 연휴도 아닌 9월말의 금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또 하나 참고할 사항은 사진에도 마스크를 한 사람이 보이지만, 이 많은 사람들이 고운 모래가 가득한 곳을 지나가니까 정말 먼지가 많이 나므로 민감한 사람은 마스크나 손수건을 꼭 준비하시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복잡한 와중에 가이드는 이렇게 일일이 손님들의 카메라로 적당한 위치에서 단체사진을 찍어주기도 한다. 주요 여행사의 가이드투어 출발시간은 오전 8:30, 10:30과 오후 1:00, 3:00, 5:00로 정해져 있는데 (겨울에는 오후 5:00 투어는 없음), 햇빛이 잘 들어오는 오전 10:30과 오후 1:00 투어는 가격이 좀 더 비싸다. 하지만 우리가 오후 1시 투어를 했음에도 9월말이라서 직사광선은 협곡 바닥으로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6~7월이라면 모르겠지만 그 이외의 기간에는 오후 1시 투어를 더 비싼 요금을 내고 할 필요는 없어보였다.

두 앞발을 들고 서있는 까만 곰... Standing Black Bear의 아래를 지나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

이건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워싱턴의 두상이라고 한다. 하늘이가 워싱턴의 콧구멍을 찌르고 있는 중...^^

가끔은 가이드가 우리 카메라를 달라고 해서, 머리 위에 찾기 어려운 형상들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여준다. 설명이 필요없는 하트~

그리고 협곡 속으로 떨어져서 쌓인 모래를 뿌려서 이렇게 폭포처럼 떨어지게도 한다. 으~ 먼지... 콜록콜록...

역시 미국의 유명한 대통령이었던 에이브러험링컨의 두상이라고 한다.

용의 눈(Dragon's Eye)... 협곡 바닥에는 하도 사람들이 많아서 제대로 된 사진이 없고, 이렇게 위쪽으로 찍은 사진만 많다.

모뉴먼트밸리(Monument Valley)의 일출이란다. (진짜 모뉴먼트밸리의 일출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보실 수 있음)

그렇게 천천히 40~50분 정도 협곡 사이를 걷다보면 다시 파란 하늘이 보이는 곳으로 나오게 된다. 정말로 신기한 것은 입구에서부터 여기 출구까지 바닥은 돌계단 하나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저 평평한 모래바닥이라는 것이다.

사진 가운데 녹색 두건을 두른 여성이 우리 투어그룹의 운전수 겸 가이드였는데, 출구에서 인원체크를 하고 잠시 쉬었다가는 다시 온 길을 돌아가서 자동차가 있는 입구의 주차장으로 가게 된다. 가이드는 돌아갈 때는 사진을 찍지말고 빨리 가달라고는 하는데, 돌아갈 때가 빛을 등지는 방향이고 또 사람들도 분산되어 많이 없기 때문에, 돌아가면서 좋은 포인트에서 사진 몇 장 충분히 더 찍을 수 있다.

모래사막의 타투인 행성에서 광선검 대결을 하고있는 다스베이더(Darth Vader)와 루크스카이워커(Luke Skywalker) 부자(父子)! 어느 관광객이 레고를 들고와서 연출사진을 찍은 모습인데, 이거 마음에 든다... 위기주부도 스타워즈 광팬인데, 나도 앞으로는 레고피규어를 들고 여행을 다녀봐?

입구 거의 다 돌아와서 빛이 잘 들어오는 곳에서 아내와 지혜 사진을 찍어주고,

단체사진도 하나 찍었는데, 뒤에 저 분은 뉘신가? (다른 일행의 가이드였는데, 셔터 3번 누르는 동안에 끝까지 저러고 있었음 T_T)

투어트럭에 다시 오르기 전에 기념사진 한 장 더 찍고... 여행사 안내에는 투어에 1시간반이 걸린다고 되어있는데, 다시 이 트럭을 타고 페이지로 돌아가니까 거의 3시로, 여유있게 2시간을 잡아야 한다.

다시 우리를 태운 사륜구동 트럭은 붉은 모래 가득한 메마른 강바닥을 달리고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같았던 어퍼앤틸롭캐년(Upper Antelope Canyon)의 입구는 점점 멀어진다. 여행에서 날씨는 하늘의 뜻이라지만... 앤틸롭캐년 투어는 일단 날씨가 좋아야하고, 또 계절에 따라 바뀌는 태양의 높이를 염두에 두고 시간을 잘 맞춰서 미리미리 투어를 예약하는 것이 필요한 곳이었다. 한 번쯤은 그 조건들을 모두 잘 맞춰서 다시 들어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렌즈 덮개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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