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12. 06:59그외의 여행지들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기 포스팅을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서, 일부러 '영화(movie)' 한 편을 찾아서 본 것은 처음이다! 봄방학 6박7일 아리조나-뉴멕시코 여행의 6일째에 우리는 산타페(Santa Fe)를 출발해, 25번 프리웨이를 타고 남쪽으로 앨버커키(Albuquerque)를 지나 계속 달려서, 소코로(Socorro)라는 곳에서 서쪽 황무지로 뻗은 60번 국도로 갈아탔다.

<콘택트>Contact: 우주 다큐멘터리 시리즈 "코스모스(Cosmos: A Personal Voyage)"의 제작자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E. Sagan)의 소설 <콘택트>를 원작으로 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1997년의 SF영화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은 앨리 애로위(Dr. Eleanor Arroway: 조디 포스터 분)는 밤마다 모르는 상대와의 교신을 기다리며 단파 방송에 귀를 기울인다. 천체물리학자가 된 엘리는 '사막의 관측소'에서 우주로부터 오는 단파 신호를 수신하던 어느 날 직녀성(베가성)으로부터 정체 모를 메시지를 받게 되는데...

중간에 막달레나(Magdalena)라는 아주 작은 산골마을 하나만 나올뿐, 지나다니는 차들도 거의 없는 60번 국도를 40분 정도 달리니, 저 멀리 하얀 물체들이 점점이 박혀있는 그 '사막의 관측소'가 마침내 나타났다.

그냥 쭉 직선으로 달리기 좋은 도로지만... 정체모를 'VLA Visitor Center' 표지판을 따라 52번 지방도로 좌회전을 해야 한다.

철길 건널목을 지나면서 바라보니 (황무지에 왠 철로가?), 멀리서 보이던 하얀 물체들은 모두 이렇게 커다란 전파망원경들이었다.

이 곳은 미국의 '국립우주전파관측소'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NRAO(National Radio Astronomy Observatory)가 운영하는 Very Large Array 전파망원경, 줄여서 VLA 라고 부르는 곳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하나만 있어도 신기할 커다란 전파망원경들이 이렇게 줄을 서있는데, 사진에는 지금 한 줄만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름 25m의 전파망원경들 27개가 'Y'자 모양의 3줄로 '매우 큰 배열(very large array)'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일부러 인적이 드문 해발 2,124m의 고원지대에 만들어 놓았지만, 그래도 위기주부처럼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지 비지터센터도 만들어놓고 어른 $6의 입장료도 받고 있었다. (17살 이하는 공짜) 이 곳의 공식 명칭은 The Karl G. Jansky Very Large Array인데, 칼 잰스키(Karl G. Jansky)는 최초로 우주의 은하수에서도 전파(radio waves)가 나오는 것을 발견해서 전파천문학(radio astronomy)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물리학자라고 한다.

비지터센터 안에는 VLA의 작동원리와 VLA를 통해서 바라본 우주의 모습 등을 잘 설명해놓은 것을 비롯해, 친절한 할머니 자원봉사자가 일하시는 매표소 겸 기념품 가게와 또 VLA에 대한 간략한 소개영화를 보여주는 작은 극장도 있는데, 소개영화의 나레이션을 맡은 목소리가 바로 영화배우 조디 포스터(Jodie Foster)이다.

입장료를 내고 비지터센터를 통과해서는 번호가 적힌 안내판을 따라서 셀프가이드 투어를 할 수 있는데, 지금 아내와 지혜는 서로 멀리 떨어져서 '귓속말'을 하고 있는 중이다. 지혜가 전파망원경과 같은 '포물면'의 촛점에서 말을 하면, 그 음파가 포물면에 반사되어 모두 평행하게 아내가 서있는 포물면까지 가서 다시 반사되어 촛점으로 집중되어서 지혜의 목소리가 아주 잘 들리게 되어있다.

왠지 이 첨단시설의 경비요원같은 복장의 사모님...^^

이 곳에 들리기 위해서 이 날 2시간 정도 차를 더 타야해서 걱정했는데, 아내와 지혜도 이 곳을 아주 좋아해서 다행이었다.

셀프투어 코스는 이렇게 27개의 전파망원경 중의 하나를 직접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바로 아래에 서서 보니까 지름 25m의 전파망원경이 상상 이상으로 컸고, 또 무엇보다도 해발 2천미터가 넘는 깨끗한 파란 하늘 아래의 하얀 전파망원경이 정말로 멋지게 보였다. 이 VLA 전파망원경은 1980년에 완공되어서 가동을 시작했고, 포물면의 반사판과 기본 구조물을 제외한 모든 수신기 등의 전자장비는 2012년에 최신으로 업그레이드가 완료되었다고 한다.

뒤에서 바라보면 회전축과 함께 '접시'의 각도를 조절하는 부분 등이 모두 보이는데, 사실 망원경이라기 보다는 전파를 수신하는 안테나라서 지금같은 한낮에도 계속 하늘 어딘가의 목표물 하나를 향해서 작동중이기 때문에 계속 약간씩 움직이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지금 '삼발이' 위에 올라가있는 총무게 230톤의 전파망원경을 필요에 따라서 위치를 옮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안내판에 VLA의 4가지 '배열형태(configuration)'에 대해서 보여주고 있는데, 빨간선을 따라서 배치되는 전파망원경들의 거리를 조절해서 전체적으로 수신되는 전파의 감도(sensitivity)와 해상도(resolution)을 조절한다고 한다. 제일 오른쪽의 'A배열'에서는 지름 36km의 원을 만들어서 최대 해상도로 사진을 찍고, 제일 왼쪽의 'D배열'에서는 지름 1km안에 전파망원경 27개를 모두 모아서 최대 감도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방문한 이 때는 위성사진에서 까만 줄로 보이는 60번 도로의 위쪽으로 4개의 전파망원경이 위치한 'B배열'이었다. 이러한 전파망원경들의 배열은 4개월마다 바뀐다고 하는데, 가능하다면 27개가 모두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D배열' 또는 'C배열'일때 방문한다면 더욱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통제센터 건물의 2층에서 자세히 내려다보면 지금 전파망원경이 올라가 있는 지지대 말고, 다른 배열일때 사용되는 비어있는 삼발이 지지대들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Y자'의 배열을 따라서 무게 230톤의 전파망원경을 옮기기 위해서 이 황무지 고원지대에 복선철도가 만들어져 있었던 것이다.

셀프투어를 마치고 비지터센터에서 나와 자동차로 이동한 이 곳은 "헛간(The Barn)"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Antenna Assembly Building 이다. 여기에는 여분의 28번째 전파망원경이 보관되어 있고, 모든 전파망원경의 수리와 보수 및 업그레이드 등의 작업이 여기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헛간과 마주보고 있는 복선철도의 끝에는...

무게 100톤의 이 빨간 열차가 전파망원경을 싣고는 시속 3km 정도의 속도로 이동을 한다고 하는데, 복선 철도의 4줄 철로를 모두 이용하면서 바퀴들이 각각 90도 회전할 수 있도록 특수하게 설계가 되어 있었다.

모든 구경을 마치고 다시 60번 국도로 나와서 아리조나(Arizona)를 향해 동쪽으로 달리면서, 북쪽으로 뻗어있는 배열에 놓여있는 전파망원경들을 마지막으로 찍었다. 여기 VLA 전파망원경들은 우주와 외계인들 또는 미래세계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인 인디펜던스데이(Independence Day), 터미네이터(Terminator: Salvation), 트랜스포머(Transformers: Dark of the Moon) 등에 잠깐씩 등장하기는 했지만, 역시 처음 소개한 조디 포스터 주연의 1997년 영화 <콘택트>의 주요 배경으로 사용되어서 가장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래서, 아래의 마지막 보너스 사진을 하나 올려드리고 '영화까지 찾아서 보게 만든 멋진 VLA'의 이야기를 마친다.

"이 넓은 우주에 정말로 생명체가 우리 뿐이라면... 그건 너무 심한 공간의 낭비가 아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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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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