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첫번째 겨울에 아내와 친구들과 함께 태백산 등산을 갔었다. 흰눈이 하얗게 잘 다져진 완만한 등산로를 뽀드득거리며 문수봉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는 미리 접어서 준비해간 비료포대(?)를 엉덩이 아래에 깔고 썰매를 타면서 내려왔었다...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안의 유서깊은 마을인 커리빌리지(Curry Village)에서 늦은 아침을 잘 먹고는, 눈 덮인 도로를 따라서 공원 더 깊숙히 들어가니까, 엄청난 두께의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하프돔(Half Dome)이 점점 더 가까이 보인다.

일반 차량이 들어갈 수 있는 끝인 Trailhead Parking, 15번 정류소에 주차를 하고는 도로를 따라서 트레일이 시작되는 곳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사모님은 차에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담요를 어깨에 두르셨는데, 저렇게 하고 하이킹을 할 수 있을까?

천천히 걸었더니 트레일이 시작되는 Happy Isles, 16번 정류소까지도 약 20분이 걸렸는데, 저 셔틀버스를 타고올걸 그랬나?

"자~ 그럼, 출발해보자구!" 그런데, 좀 전에 어깨에 두르고 있던 담요는 어디로 간거지?

이렇게 허리춤에 두르셨다. 나이가 들어서 찬 공기를 맞으면 무릎이 시리다고...^^ 옆의 하이시에라 루프트레일(High Sierra Loop Trail)의 안내판은 이미 이 블로그에서도 '위기주부의 하프돔 등정기(보시려면 여기를 클릭)'를 비롯해서 여러차례 등장해서 익숙하실텐데, 이 날 우리는 제일 위에 있는 버날폴브리지(Vernal Fall Bridge), 즉 버날폭포가 보이는 다리까지만 갔다오기로 했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눈부시게 하얀 눈속에서 등산을 하는 것이 얼마만인지...? 신혼때 갔던 태백산, 친구 코가 얼어붙었던 소백산 등등이 떠올랐다.

바위산 Grizzly Peak를 끼고도는 탁 트인 코스에 들어섰는데, 이 짧은 코스에서 가장 시원한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다.

머세드강(Merced River)이 흘러가는 하류쪽으로 내려다 보면, 사진 왼쪽으로 요세미티 폭포가 살짝 가려져서 보인다.

중간에 이렇게 '고드름 폭포'도 지나고, 또 하이킹스틱으로 쌓인 눈에 그림도 그리면서 하나도 힘들지 않게 올라갔다.

그렇게 40분 정도 눈길을 걸어서 목적지인 Vernal Fall Bridge에 도착을 했다. 마지막 다리로 내려가는 길이 경사가 급해서, 우리 중에서 유일하게 스키바지를 입은 지혜는 '엉덩이썰매'로 내려가고 있다.

다리 위에서 머세드강의 하류쪽으로 보면서 찍은 사진인데, 주변의 바위산들이 워낙 높은 깊은 협곡이다보니, 낮은 겨울해가 거의 하루종일 들지 않는 곳이라서 나뭇가지 위에 쌓인 눈들도 그대로였다.

상류쪽으로는 수직낙차가 거의 100m에 최대 폭이 30m에 달하는 버날폭포(Vernal Fall)가 살짝 보인다. "오래간만이야~"

그리고, 정겨운 화장실! 겨울에는 사용금지인 것을 깜박...^^ 다리를 건너서 계곡을 따라서 올라가는 등산로는 겨울에는 차단되기 때문에, 능선쪽으로 만들어진 존뮤어트레일(John Muir Trail)의 마지막 구간을 따라서 폭포 상류로 올라갈 수 있다.

무거운 몸에도 불구하고 다리 위에서 힘들게 찍은 점프샷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다시 돌아서 내려가기로 했다.

이 남녀는 스노우슈(snow shoe)까지 매단 저 커다란 배낭을 매고 상류에서 내려오신 분들인데, 아마도 이 추운 겨울의 요세미티 산속에서 야영을 했나보다!

내려가면서 바라보는 풍경은 그냥 그 전체가 선경을 그린 흑백의 수묵화를 보는 것 같았다.

경사가 급한 구간에서 또 지혜가 엉덩이썰매로 내려가고 있는데... 이 때! 내 배낭속에 사발면 3개를 넣어온 비교적 튼튼한 10센트짜리 '플라스틱 쇼핑백(plastic shopping bag)' 즉, 비닐봉지가 있다는 것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래서 비닐봉지 눈썰매를 즐겁게 타고 내려가는 고등학생 따님과

더 신나하는 마음만은 아직 10대인... 어느덧 40대 후반에 접어드신 아버님...^^

이렇게 약 2시간반짜리 흰눈이 쌓인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버날폴브리지(Vernal Fall Bridge) 트레일을 모두 마치고는 도로를 따라서 주차장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제 요세미티빌리지(Yosemite Village)로 가서 점심을 먹고, 요세미티 폭포(Yosemite Falls)를 구경하고 공원을 나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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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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