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

미국의 핵미사일 발사기지를 직접 방문할 수 있는 미니트맨 국립역사공원(Minuteman Missile NHS)

위기주부 2018. 8. 19.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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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회담을 하면서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협상을 했던 것을 모두 기억하실거다.

두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는 바로 그 순간 - 그러니까 미국시간 6월 11일 오후에, 우리 가족은 때마침 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 의미있는 장소를 방문하게 되었다. "엄마, 여기는 어디야?" "엄마도 잘 몰라, 아빠 카메라 보고 일단 사진이나 찍자~"

미니트맨미사일 국립사적지(Minuteman Missile National Historic Site)는 미국의 미니트맨II 핵미사일 발사기지를 소개하는 국립역사공원이다.

미니트맨(Minuteman)은 미공군이 운용중인 대륙간탄도미사일(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ICBM)로 미국의 핵 억제력에 중추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3단식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로, 1962년 I형이 지하 사일로(silo)로부터 발사에 성공하여 7월부터 최초로 실전에 배치되었다. 개량형인 II형은 1966년부터 배치되었으며, 1970년에 새로 개량된 III형이 제작되면서 기존의 I · II형과 교체되었다. 다탄두각개목표재돌입체를 탑재한 최신의 III형은 길이 18.2m, 무게 34.5t, 사정거리 13,000km에 이르며, 3개의 핵탄두를 탑재하고 30분내에 전 세계 어디든 핵 공격이 가능하다.

비지터센터로 들어서니 뭔가 이 핵미사일들이 마구 만들어지던 1970년대 미소냉전 시대의 분위기가 팍팍 느껴졌다.

문을 닫을 시간이 다 되어서인지, 안내데스크 앞에 방문객들이 많이 몰려있었다. 뒤쪽으로 여기 '미사일 공원'의 안내지도가 보이는데, 그 공원 지도로 보다 자세히 설명을 드리면,

미니트맨 국립역사공원은 위의 지도와 같이 3곳의 장소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현재 있는 Visitor Center는 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만든 건물이다. (구글맵 지도는 여기를 클릭) 발사대 Delta-01은 지하의 발사통제소를 직접 들어가볼 수 있는 곳으로 반드시 유료투어를 미리 예약해야만 하는 곳이고, 발사대 Delta-09는 미사일 사일로와 지하 출입구 등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이다.

월(Wall) 마을을 출발해 비지터센터로 오면서, 위 사진과 같이 사일로에 들어있는 핵미사일을 보기 위해서 Delta-09 발사대에 먼저 들렀다. 하지만 아쉽게도 발사대는 일찍 문을 닫아서 직접 구경은 하지 못하고... 동영상을 클릭하시면 발사대 입구의 모습 후에 공원 홈페이지에 있는 Delta-09의 사진을 편집해서 가운데 넣은 다음에, 다시 비지터센터에 도착하는 영상까지 심심하지 않게 보실 수 있다.

왼쪽 아래 작은 미국지도에 표시된 것처럼 미국 대평원(Great Plains) 지역에는 1990년대까지 6개의 전략미사일부대(Strategic Missile Wing)가 있었는데, 하나의 부대는 다시 3개의 중대(Squadron)로 구성되고 각 중대는 50발의 미니트맨을 운용했으니까, 지도에 표시된 지역에만 모두 900발의 핵미사일이 땅속에 숨겨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1991년 미국과 소련의 전략무기감축협정(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 START)에 따라서 까맣게 표시한 절반인 3곳 부대의 450발의 핵미사일이 폐기되었고, 그 중에 한 곳인 여기 사우스다코타의 66th Missile Squadron의 D Flight 섹터가 핵미사일 발사기지의 역사를 보여주는 국립공원이 된 것이다. (사진을 클릭해서 원본보기를 하시면 크게 볼 수 있음)

전시장 입구에는 실제 지하 핵미사일 발사기지의 철문에도 그려져 있었다는, 도미노피자의 광고문구를 패러디한 글이 눈에 띈다. "전세계 어디든 (핵폭탄을) 30분안에 배달해드립니다. (혹시 30분안에 배달이 안 되면) 하나 더 공짜로 보내드립니다."

Delta-01 발사통제소(Launch Control Facility)의 모습도 간단히 소개해놓았는데, 이렇게 핵미사일 발사기지의 군인들을 '미사일리어(Missileer)'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전시장에는 미국과 소련이 서로 핵무기를 개발하며 위협하던 미소냉전의 상황부터 시작을 해서,

전세계 핵탄두의 숫자를 그래프로 표시하면서, 1990년대부터 전략무기감축협정에 의해서 그 숫자가 줄어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전시는 '피자' 주문을 받는 순간부터 어떤 과정을 거쳐서 30분안에 전세계로 배달을 하는지, 또 배달 오토바이가 출발한 다음에 몇 분안에 주문취소(공중폭파)가 가능한지 등을 분 단위로 설명하고 있다.^^

서두에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바로, 핵탄두 갯수 그래프의 마지막에 있던 이 설명판의 내용 때문인데... 미국이 공식적으로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매일 뉴스에 나오지만, 2015년에 만들어진 이 안내판에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의 5개국 외에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그리고 북한이 핵폭탄을 가지고 있다고 이미 기재해놓았다. 그리고, 옆의 태블릿 화면으로 표시하는 가장 최신의 관련정보에는 2016년에 북한이 수소폭탄을 개발했다고 주장한 사실도 써놓았다. North Korea claims to have tested a thermonuclear weapon. Outside experts doubt the claim.

비지터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국기하강식을 하는 모습 옆으로 이 곳의 이름이 보이는데, 왜 미사일의 이름이 '분인간(minute man)'일까? 미국 독립전쟁 당시에 민병대를 소집하면 바로 달려오는 사람들을 '미니트맨(minuteman)'이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하여, 최초로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으로 언제든지 바로 발사가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미사일 이름을 미니트맨(minuteman)으로 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여기를 방문해 미국의 대평원 땅속에 띄엄띄엄 핵미사일이 하나씩 심어져있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위의 영화 <터미네이터3>의 마지막 발사장면이 이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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