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관광기/워싱턴

내부가 아름다운 건물로 손꼽히는 토머스 제퍼슨 빌딩(Thomas Jefferson Building) 미국 의회도서관

위기주부 2022. 11. 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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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세계 최대의 도서관'으로 널리 알려진 미국 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은 워싱턴DC의 캐피톨힐(Capitol Hill)에 각각 1890년대, 1930년대, 1970년대에 차례로 지어진 3개 건물과 버지니아에 2007년에 만들어진 시청각 보관소의 총 4곳에 약 1.73억점의 도서와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Wikipedia에 따르면 영국 대영도서관의 소장 규모가 1.7~2억점으로 최대라고 함)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미국 수도에 있는 의회도서관하면 이제 소개하는 가장 오래된 이 멋진 건물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그렇게 해도 아무 문제는 없지만... 이 건물이 세계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도서관이라거나, 또는 1.73억점의 도서와 자료가 여기 한 곳에 다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알려드리고 시작하고 싶다.

의사당(Capitol) 내부투어를 마치고 동쪽 정문으로 나와서 오른편에, 1890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1897년에 완공된 첫번째 의회도서관 건물인 토머스 제퍼슨 빌딩(Thomas Jefferson Building)이 서있다. 프랑스에서 1830년대에 시작된 예술적인 보자르(Beaux-Arts) 양식으로 지어진 DC의 대표적인 건물로, 내부로 들어가 보면 정말 건물이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게된다.

가운데 안내판이 세워진 곳 옆의 입구로 들어가게 되는데, 내부관람은 무료지만 현재는 사전에 반드시 홈페이지에서 시간대를 예약해야 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예매시간 확인과 간단한 보안검색을 거친 후에 복도로 들어서면서 부터, 지금까지 봐왔던 DC의 여러 박물관이나 직전의 의사당 건물과는 다른 아기자기한 맛이 곳곳에서, 특히 천장과 문 위에 그려놓은 그림들에서 느껴진다.

중앙홀(Great Hall)이 보이는 순간에 모든 사람들의 놀라는 표정이 지금도 생생한데, 그냥 딱 유럽 어느 왕실의 화려한 궁전에 들어선 느낌이다. (건물 내부의 여러 장소에서 찍은 짧은 동영상들은 하나로 편집한 비디오는 마지막에 보실 수 있음)

미국 남북전쟁과 재건이 끝나고 1877년부터 약 20여년간 자본주의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부유층들이 말 그대로 삐까번쩍하게 장식하며 살던 시기를 길디드에이지(Gilded Age), 즉 '도금시대(鍍金時代)'라고 부르는데, 바로 그 시기에 이 화려한 장식의 제퍼슨 도서관 건물이 지어진 것이다.

윗층으로 올라간 계단에 선 모녀... 화려한 드레스만 입으면 HBO에서 제작한 미드 <길디드 에이지> 시즌3를 찍어도 될 듯~

중앙홀의 바닥은 색깔을 칠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색의 대리석들을 깍아서 저렇게 문양을 만든 것이었다! 또 좌우 계단에 세워진 까만 조각상이 불이 들어온 전구를 들고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이 건물이 워싱턴에서 최초로 전기선이 설치되면서 건설된 곳이기 때문이다.

금색의 천정화 아래 타일 모자이크의 바닥을 여유롭게 걸어봤는데, 예약제로 입장객수를 제한해서 붐비지 않아 좋았다.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미네르바(Minerva of Peace)'로 그림이 아니라 역시 작은 타일을 붙여서 만든 것이다. 계단에서는 사진을 찍지 말라는 경고가 있어서 멀리서 한 장 찍고, 안내에 따라서 우측 일방통행으로 그림의 뒤쪽으로 돌아서 들어가면,

건물의 중앙돔 아래에 만들어진 주독서실(Main Reading Room)의 웅장한 모습을 유리벽을 통해서 볼 수 있다. 반원형의 스테인드글래스에는 당시 미국의 45개 주(state)와 3개 준주(territory)의 문양이 나뉘어 새겨져 있고, 그 아래로는 종교, 상업, 역사, 예술, 철학, 문학, 법률, 과학의 8개 분야를 각각 대표하는 역사적 위인 2명의 청동상 16개가 세워져서 "The Circle of Knowledge"라 불린다고 한다.

236개의 좌석이 있는 저 열람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도서관증(Reader Identification Card)이 있어야 하는데, 반드시 직원과 면접 후에 발급이 가능하다고... 그냥 들어가 보는 것은 특별투어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1년에 두 번 진행되는 오픈하우스 행사에 참여하면 가능하다고 한다.

주독서실을 구경하고 나오면서 가족셀카 한 장 찍었다. 멀리 원형의 창문에 사람의 머리가 그림자로 비치는데, 괴테 등 문학가의 흉상을 앞쪽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중앙홀의 좌우로 전시공간이 있는데, 여기는 무슨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 통로를 지나서 나오는 남쪽 방에 미국 제3대 대통령의 이름을 딴 토마스 제퍼슨 도서실(Thomas Jefferson's Library)이 있다.

원래 미의회 도서관은 1800년에 의사당 건물 안에 처음 만들어져서 740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었는데, 미영전쟁으로 1814년에 영국군이 의사당에 불을 질러서 홀라당 다 타버렸다. 그래서 당시 퇴임했던 제퍼슨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수집했던 6,487권의 책을 정부가 구입해서, 다시 국립도서관의 토대를 마렸했다고 한다. 유리로 밀봉된 특수 책장에 제퍼슨이 소장했던 그 책들의 일부가 전시되어 있는 것을 여기서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중앙홀을 정문 위쪽에서 내려다 본 모습인데, 주독서실로 연결되는 통로 위에 'LIBRARY OF CONGRESS'라 적어놓은 것이 보인다. 그 오른쪽으로 사람들이 모여서 구경하는 곳에 구텐베르크 성경이 전시되어 있지만 이 때는 직접 보지는 못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중앙홀의 1층과 2층, 주독서실, 제퍼슨 도서실, 그리고 복도와 계단을 걸으며 찍은 동영상들을 하나로 합친 비디오를 익숙한 배경음악과 함께 보실 수 있다.

비디오를 다 찍고 두리번거리며 일행을 찾았는데, 중앙홀 한가운데 지혜를 세워놓고 아내가 독사진을 찍어준 모양이었다. 나도 모르게 이 계단에 서서 다시 사방을 둘러보며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결국은 또 건물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일행의 눈치를 받아야 했다~^^ 아무래도 의회도서관 홈페이지에 다시 들어가서 2023년 봄에 오픈하우스를 언제 하는지 확인을 해서 달력에 적어 놓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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