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관광기/워싱턴

워싱턴DC의 미국 국회의사당(United States Capitol) 내부의 로툰다, 상원회의실, 스태츄어리홀 투어

위기주부 2022. 10. 20. 00:07
반응형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중앙의 내셔널몰 동쪽 끝의 언덕에 장엄하게 자리잡은 미국 국회의사당(United States Capitol)은, 영국의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당 건물이라 할 수 있다. 미국 입법부를 구성하는 상원과 하원이 모두 이 곳에 있고,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취임식도 내셔널몰을 바라보는 건물 서쪽의 파사드에서 거행된다. 그 동안 멀리서 바라본 외부의 모습만 몇 번 소개를 해드렸는데, 이제 가이드투어로 직접 구경한 내부의 모습을 보여드릴 차례이다.

지난 8월에 우리집을 방문하셨던 누나가족을 위한 '위기주부 워싱턴 맞춤투어'의 2일차는 내셔널몰 동편을 둘러보는 순환코스로, 국립미술관 북쪽의 사설주차장에 주차를 하고는 저 멀리 오전의 역광을 받아서 푸르스름하게 보이는 가운데 의사당 건물을 제일 먼저 찾아갔다.

수도를 건설할 때 볼록한 이 곳을 로마의 카피톨리누스(Capitolinus) 언덕에 빗대어 캐피톨힐(Capitol Hill)이라 먼저 이름지었고, 그 후 여기에 만들어진 의사당(Congress House)을 사람들이 그냥 '캐피톨(Capitol)'이라고 부르면서, 입법부가 모이는 장소라는 뜻을 가지는 새로운 어휘가 생긴 것이다. (국가의 수도를 의미하는 영어단어 'Capital'과는 스펠링이 하나 다름) 그래서 결론은 목적지가 언덕 위에 있어서 아침부터 운동을 좀 했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

언덕을 다 올라와서 동쪽을 향하고 있는 의사당의 앞모습을 먼저 비스듬히 바라본다. 이 건물은 1793년에 공사가 시작되어서 1800년에 처음으로 의회가 열렸고, 미영전쟁으로 1814년에 소실되었다가 재건되고 계속 증축되어서, 남북으로 뻗은 길이가 무려 751피트(229 m)나 되는 현재와 같은 외관이 최종 완성된 것은 1962년이라고 한다.

상징적인 돔(dome)이 있는 건물의 중앙부를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으로, 지금 서있는 정문앞 광장에서 돔 꼭대기 조각상을 포함한 전체 높이는 288피트(88 m)이다. 방문 후 처음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사진에서 성조기 위쪽으로 만들어진 반구형의 하얀 돔은 돌로 만든 것이 아니고, 주철(cast iron)로 만든 후에 대리석처럼 보이도록 흰색 페인트를 칠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 계단에 서있는 경비원 아저씨~ 투어하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투어가 시작되는 미국 의사당 비지터센터(U.S. Capitol Visitor Center)는 우리가 서있던 광장의 지하에 만들어져 있다. 건물의 동쪽 지하를 완전히 파내는 공사가 2000년부터 시작되어서 2008년말에 지하 3층 규모의 비지터센터와 여러 부속시설들이 완성되어 땅속으로 의사당과 연결되었는데, 총 공사비가 무려 6억불 이상 들었다고 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큰 가방은 물론이고 모든 음식과 물도 반입이 안 되는, 어쩌면 공항보다도 더 까다로운 보안검색을 거친 후에 좌우로 큰 채광지붕이 만들어져 있는 거대한 비지터센터의 내부로 들어왔다. 저 멀리 창구에서 아내가 예매한 표를 입장권으로 바꾸고 있는데, 의사당 내부투어는 무료지만 현재는 반드시 사전에 예약을 해야한다고 안내되어 있다.

비지터센터의 중앙에는 돔의 꼭대기에 있는 높이 약 6미터의 청동조각 '자유의 여신상(Statue of Freedom)'의 석고모형이 세워져 있는데, 자유의 영단어가 liberty(리버티)가 아니고 freedom(프리덤)이다. 그리고 이 곳을 노예해방 홀(Emancipation Hall)이라고 부르는데, 의사당 공사에 동원된 당시 흑인노예들을 기리는 의미라고 한다.

먼저 극장에서 영화 <E Pluribus Unum>을 관람한 후에 약 20명 정도씩 나뉘어져 가이드가 배정되었다. 독립 당시의 모토였던 이 라틴어의 뜻은 "여럿으로 이루어진 하나(Out of many, one)"로, 지금도 미국의 국장(Great Seal of the United States)에 씌여져 있다. 그리고는 가이드를 따라서 제일 먼저 의사당 건물의 1층으로 들어왔다.

가이드 주머니에 여분의 헤드셋이 보이는데, 우리 가이드가 하는 말이 쓰고 있는 무선헤드폰으로 전달되는 방식이었다. 오른쪽에 보이는 샹들리에가 의사당 건물의 가장 중심인데, 원래는 그 아래에 조지 워싱턴의 무덤을 만들 계획이었지만, 워싱턴이 그냥 자기가 살던 마운트버넌(Mount Vernon)에 묻히기를 바랬기 때문에 현재는 속이 비워져 있단다.

그렇게 1층을 간단히 구경하고는 계단을 통해서, 국회의사당의 중앙홀이자 투어의 핵심인 로툰다(Rotunda)가 있는 2층으로 올라간다.

1866년에 완성된 의사당 돔 아래의 이 로툰다는 실내 지름이 29미터에 높이가 55미터로 매우 웅장하고 화려하며, 사방에는 미국 초기의 역사를 다룬 그림 8점과 전직 대통령 등의 동상 10여개가 세워져 있다.

한쪽 구석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한바퀴 돌아보고 마지막에 위쪽으로 올려다 본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영상의 마지막에도 나왔지만, 이 로툰다에서 처음 보면서도 가장 놀랍고 재미있었던 것은 '워싱턴의 신격화(The Apotheosis of Washington)'라는 천장화이다. 좌우에 자유와 승리의 여신을 거느린 조지 워싱턴과 독립 당시 13개의 주를 상징하는 13명의 처녀들이 원형을 이루고 있고, 그 바깥으로는 워싱턴의 바로 아래부터 시계방향 차례로 전쟁, 과학, 해양, 상업, 공업, 농업을 상징하는 그림이 로마신화에서 해당 신들과 벤자민 프랭클린 등의 실존인물들이 함께 그려져 있는 프레스코화이다.

또 동그란 벽면의 가장 위를 따라서는 'Frieze of American History'라는 부조처럼 보이는 입체화가 한바퀴를 돌면서 그려져 있는데, 여기에 그려진 미국역사의 마지막이 얼마전에 그 현장을 직접 방문했던 1903년에 라이트형제가 인류최초의 동력비행을 하는 모습인 것도 참 신기했다.

많은 그림과 동상을 모두 보여드릴 수는 없고, 가장 유명한 그림 하나와 그 주변의 동상만 소개를 하면... 제일 왼편이 독립선언서를 땅바닥에 질질 끌고 있는 토머스 제퍼슨, 그 옆에 전날 기념탑 안에서 봤던 동상과 완전히 똑같은 조지 워싱턴, 그리고 2달러 지폐의 뒷면에 사용된 <독립선언> 그림으로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아래의 예전 포스팅을 클릭해서 보시면 된다. 제일 오른편의 하얀 동상은 뮤지컬의 주인공인 알렉산더 해밀턴인데, 우리가 다녀간 다음 달에 전직 대통령 해리 트루먼의 동상으로 교체되었다고 한다.

 

다음으로 북쪽에 있는 1810~1859년에 상원회의실로 사용된 The Old Senate Chamber를 잠깐 구경하고는, 다시 로툰다를 지나 남쪽으로 내려가면 투어의 마지막 장소가 나온다.

이 곳도 초기에는 하원회의실로 사용되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각 주에서 2개씩 만들어서 의회로 보내오는 동상들의 다수가 전시되는 내셔널 스태츄어리홀(National Statuary Hall)로 불린다.

역시 가장자리에서 내부를 한바퀴 둘러보는 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는데, 자신이 발명한 전구를 자랑스럽게 들고 있는 에디슨이 먼저 보이실 것이다. 50개 주와 워싱턴DC에서 각 지역 출신의 인물 2개씩을 만들어 왔으면 100개가 넘는데, 그 중에서 40개 정도만 여기에 있고, 전직 대통령 동상 7개는 로툰다에, 20개 정도는 비지터센터에, 그리고 나머지는 1층의 홀과 복도 등에 흩어져 있단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상하원 회의장 등은 이 일반투어에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이상 소개한 장소들을 둘러보는 것으로 의사당 내부투어는 끝이고, 마지막 코스는 역시 기념품가게로 이어진다. 입구의 안내판에 씌여진 것처럼 여기서 파는 모든 물건은 '메이드인아메리카(Made in America)'라고 자랑스럽게 광고해 놓은게 눈에 띈다.

의사당 비지터센터의 카페도 유명하다지만, 우리 일행은 또 다른 건물의 투어가 예약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게도 들리지 않고 바로 밖으로 나와서 동쪽으로 경사로를 따라 걸어서 광장으로 다시 올라갔다.

내부투어가 둘러보는 곳은 적고, 영어로 진행되는 설명만 많아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래도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의 중앙홀(Great Rotunda)에 들어가보는 것만도 위기주부에게는 좋은 경험이었으므로, 워싱턴 방문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미리 예약하셔서 꼭 해보시면 좋을 것같다.

미국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뒤돌아 서면 좌우로 커다랗고 멋진 두 건물이 또 보이는데, 그 중 하나만 사진으로 잠깐 보여드린다. 왼편의 저 파르테논 신전과 같은 건물은 미국 연방대법원(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으로, 이 때는 1973년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례를 뒤집는 판결에 대한 항의시위가 계속되던 때라서 접근이 제한되어 있었다.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오른편에 있는 국회 도서관 건물로, 워싱턴DC에서 내부가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손꼽히는 곳이니까 역시 기대하셔도 좋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