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동부 워싱턴DC 지역으로 이사온지 거의 2년만에 첫번째 등산이었다! 물론 집근처 강가의 언덕을 오르내리는 하이킹은 여러번 했고, 작년 가을에는 단풍을 보러 셰난도어 국립공원에 당일로 다녀오기도 했지만, 모두 등산을 했다고는 절대로 말할 수 없다. 객관적으로도 조사를 해보니 구글맵에서 'Mountain'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목적지를 찾아간 것이 정말 이게 이사 후로 처음이었다. 그러고 보니 불현듯 옛날 LA에 살 때 좀 휘젓고 다녔던 산타모니카 산맥과 앤젤레스 산맥의 높은 봉우리들이 아스라히 떠오른다~^^
지난 토요일에 집에서 북쪽으로 정확히 1시간을 차로 달려서, 메릴랜드 주에 있는 캐탁틴 산악공원(Catoctin Mountain Park)의 해발 280m인 비지터센터에 아침 8시에 도착을 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돌화살촉 모양의 국립공원청 로고가 붙어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여기는 연방정부에서 직접 관리하는 곳으로 현재 425개의 NPS Official Uint에 독립적으로 포함되는 국립 공원이다. 아주 특이한 느낌의 '카톡틴(Catoctin)'이라는 단어는 이 지역에 살던 원주민 부족의 이름인 Kittocton에서 유래했단다.
연방정부 땅인 Catoctin Mountain Park는 집에서 뉴욕과 보스턴을 갈 때 95번 고속도로의 비싼 통행료를 아끼기 위해서 자주 이용하는 15번 국도와 메릴랜드 77번 주도가 교차하는 서몬트(Thurmont) 북서쪽에 있다. 공원을 관통하는 Park Central Road가 77번 주도에서 갈라지는 삼거리에 비지터센터가 있고, 그 남쪽은 메릴랜드 주의 커닝햄폴 주립공원(Cunningham Falls State Park)이다. 지도 한가운데의 파란색 정사각형은 위기주부가 일부러 추가한 것인데, 왜 그런 표시를 했는지는 마지막에 알려드리기로 한다.
비지터센터는 9시에 문을 열기 때문에 바로 주차장 끝에서 등산을 시작했다. 시작부터 돌계단인 왼편 경사로 올라가서 '늑대바위' 울프락(Wolf Rock)을 지나 공원본부를 거쳐서 오른편으로 돌아온 루프코스를 가이아GPS로 기록한 트레일맵은 여기를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참, 레인저가 아직 출근 전이라서, 게시판에 공원 관통도로와 그 주변의 일부 트레일이 폐쇄되었다는 임시 안내문이 아직 붙어있었는데, 전날까지 공원이 왜 부분적으로 폐쇄되었는지도 마지막에 아실 수 있다.
10분만에 Misty Mount 주차장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사거리에 도착했는데, 이정표를 Trail Blaze 색깔과 함께 아주 잘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첫번쩨 목적지인 울프락은 오렌지색이라고 했는데, 저건 아무리 봐도 그냥 빨간색인 듯...?
정말 오래간만에 햇빛을 구경한 하이킹 스틱을 모델로 해발 427m의 울프락에 도착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바위가 갈라진 크레바스가 아주 깊어서 조심해야 했다. "그런데, 늑대는 어디에 있는거야? 안 보이는데..."
내려가는 길에 세워진 안내판을 보니, 아래쪽 어딘가에서 올려다 보면 늑대의 머리처럼 보인다고 한다.
두번째 목적지인 '굴뚝바위' 침니락(Chimney Rock)에 도착했는데, 위기주부처럼 혼자 등산을 오신 분이 계셔서 오래간만에 셀카가 아닌 전신 정상 인증샷 하나 부탁해서 남겼다.
여기서 바라보는 풍경, 특히 가을에 단풍이 든 모습이 캐탁틴 산악공원을 대표하는 모습으로 가장 많이 등장한다. 간식과 물을 먹으며 쉬고 있으니 여러 사람들이 잠깐씩 들러서 감상하고는 바로 내려갔다.
공원본부 쪽으로 돌아서 내려가는 길은 경사도 제법 급하고 바윗길도 거칠었기 때문에, 혹시 이 공원을 방문할 계획이면 등산화와 작대기를 미리 준비하시기 바란다. 반대 방향으로 올라오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 중에는 동호회에서 20명 가까이 단체로 오신 분들도 계셨다.
2시간에 약 4마일(6.5km)을 걸은 등산을 마치고 처음 비지터센터에 돌아왔는데, 주차장이 꽉 차서 차가 빠지기를 기다리는 자동차도 있었다.
잠깐 들어가본 비지터센터 내부는 방금 밟았던 굴뚝바위 모형을 가운데 두고, 이 곳의 역사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여기 산악지역은 1935년부터 연방정부 요원들을 위한 휴양시설로 개발이 되어서, 왼편 벽에 걸려있는 'Camp Hi-Catoctin' 간판을 달고 1938년에 문을 열게 된다.
차를 빼서 Park Central Road를 조금 달려 찾아온 곳은 파란색 사각형에 가장 가까워서 전날까지 통제되어 있던 '돼지바위' 호그락(Hog Rock) 주차장이다. 방금 2시간 등산을 마치고 또 트레일을 하기 위해서 여기에 차를 세운 것은 아니고...
도시락으로 준비해 온 콩나물밥을 아점으로 먹기 위해서였다~ (통을 옮겨 담아오기가 귀찮아서, 전날 덜어두었던 코렐 그릇 그대로 그냥 랩을 씌워서 가지고 왔음^^) 그리고는 계속해서 Park Central Road를 따라 파란색 정사각형 표시 안쪽으로 들어갔는데, 공원의 공식 지도에는 아무 것도 없는 그 영역의 위성사진을 보여드리면 아래와 같다.
바로 미국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유명한 장소인 캠프 데이비드(Camp David)가 해발 573m의 캐톡틴 산(Catoctin Mountain) 주변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휴양시설을 1942년에 루즈벨트가 '샹그리라(Shangri-La)'라는 대통령 전용 별장으로 탈바꿈을 시켰고, 그 후 1953년에 아이젠하워가 자신의 손자 이름을 따서 명명한 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래쪽의 Park Central Rd로 지나가면서 입구 사진이라도 찍어볼까 했는데, 진입로 전후로 주정차 금지와 사진촬영 불가 표지판들만 잔뜩 세워져 있어서 포기했고, 연방정부 시설이나 군부대를 떠올리게 하는 표시는 전혀 없는게 신기했다.
전날인 8월 18일 금요일에 한미일 정상회담이 여기서 열렸기 때문에, 경호를 위해서 캐탁틴 산악공원이 부분적으로 폐쇄가 되었던 것이다. (한국 윤석열 대통령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블로그에 두번째 출연인데, 이름을 클릭하면 이전에 등장했던 포스팅을 보실 수 있음) 이렇게 전체 3시간 정도로 특별한 국립 산악공원의 방문을 마치고, 이왕 북쪽으로 올라온 김에 주변에 있는 역시 국립공원청이 직접 관리하는 역사적인 전쟁터 두 곳을 또 찾아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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