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닷가로/산과 계곡

산타모니카 산맥 서쪽 끝의 추마시트레일(Chumash Trail)을 따라 무구피크(Mugu Peak) 하이킹과 끝...

위기주부 2021. 10. 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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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 여행을 오시는 분들 중에서 산타모니카 바닷가(Santa Monica Beach)를 모르시는 분들은 거의 없지만, 같은 이름의 '산타모니카 산맥(Santa Monica Mountains)'이 있다는 것을 알고 오시는 분은 거의 없다. 하지만 여행객들이 꼭 방문하는 다저스타디움, 그리피스 천문대, 헐리우드사인, 그리고 게티센터가 있는 언덕이 모두 산타모니카 산맥에 속하며, LA 다운타운 북쪽의 언덕에서 시작해 정서쪽 방향으로 계속 뻗어가서 벤츄라카운티의 포인트무구(Point Mugu) 부근에서 끝나는 전체 산맥의 길이는 약 40마일(64 km) 정도이다.

그 산맥의 제일 서쪽 끝에 있는 등산로가 시작되는 곳이 여기 추마시 트레일헤드(Chumash Trailhead)로 포인트무구 주립공원(Point Mugu State Park)에 속하기는 하지만, 비포장의 간이주차장이라서 주차비는 내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그런지 '수박트럭'이 와서 등산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었다.^^

주립공원에서 트레일 입구에 이렇게 "STRENUOUS HIKE"라고 경고판을 세워놓은 곳은 처음 봤는데, 정말 경고가 무색하지 않게 시작부터 산비탈을 지그재그로 오르는 급경사의 미끄럽고 힘든 길이 이어졌다.

가이아GPS로 기록한 이 날의 하이킹 경로로 능선까지는 왕복이고 그 후에 반시계 방향으로 루프를 돌았는데, 이런 식으로 왕복구간 후에 루프구간이 나오는 코스를 '롤리팝(Lollipop)'이라고 부른다. 지도 아래쪽에 ⓘ표시가 있는 곳이 올해 정초에 가족과 함께 찾아갔던 무구락(Mugu Rock)이다.

첫번째 힘든 구간을 다 올라온 다음에 잠시 나오는 평탄한 길에서야 사진을 찍을 여유가 생겼다. 왼편 끝에 보이는 능선까지 올라가면 루프가 시작되는데, 일요일 오전에 이 힘든 코스를 많은 분들이 찾아오셨다.

바닷가를 오른편 발아래에 두고 산을 돌아가는 길인데 날씨가 흐려서 아무 것도 안 보인다. 흑흑~ 이 길로 가다가 아래의 산행기에서 소개해드렸던 동쪽의 라호야캐년(La Jolla Canyon)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에서 턴을 해서 능선을 따라 올라가면 이 날의 목적지가 나오는데...

지난 7월말의 위 여행기도 똑같이 '날씨만 좋았더라면'하고 아쉬워 했던 것을 기억하실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그 날 7.5마일짜리 3시간의 위 등산을 마치고는, 장소를 옮겨서 지금 소개하는 3마일짜리 2시간 등산을 연달아 했었는데, 이제서야 그 후편을 소개하는 것이다! 집에서 편도 1시간 가까운 산타모니카 산맥의 서쪽 끝까지 와서는 하나의 트레일만 하고 돌아가기에는 이런 고유가 시대에 기름값이 너무 아까웠었고, 오래 묵혀두었다가 두 달이나 지난 지금 10월초에 소개하는 이유는 마지막에 알려드린다.

방향을 틀어 능선을 따라 정상을 향하니까, 이제는 왼쪽 바닷가에서 구름들이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무구피크(Mugu Peak) 정상은 해발 1266피트(386 m)로 높지는 않지만, 바닷가 도로변에서 출발을 했으니 거의 그 높이를 오롯이 전부 올라온 것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넓은 정상은 성조기라도 하나 세워져 있어서 볼게 있었지, 사방으로는 붉은 땅 이외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날씨가 맑았더라면..." 저 멀리 두 분이 앉아있는 곳에서 서쪽 아래로는 다음과 같은 멋진 풍경이 펼쳐진단다.

구글어스를 이용해서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의 봉우리들을 알려주는 사이트인 피크바이저(PeakVisor)의 포인트무구 주립공원 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이다. 왼쪽 바다 위로 채널아일랜드 국립공원의 섬들이 떠있고, 바로 아래로 무구라군(Mugu Lagoon)이 내려다 보인다. 16세기에 서양인이 처음 여기 해안에 왔을 때, 이 지역에 살던 원주민인 추마시 인디언들의 수도 역할을 하는 마을이 저 석호 주변에 있었다고 한다.

땀에 젖은 티셔츠를 입고 찍은 셀카도 작게 한 장, 마지막이니까 기념으로 올려본다. 역시 이 때는 동쪽 내륙방향으로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날씨가 좋았으면 이렇게, 산타모니카 산맥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들이 모여있는 바위산들인 보니마운틴(Boney Mountains)의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로 이 다음 주말에 북쪽 내륙에서 저 바위산의 보니피크(Boney Peak)를 올랐던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면 된다.

뒤따라 올라왔던 분이 배낭에서 드론을 꺼내 날리면서 '착륙장' 표시를 바닥에 펼쳐놓았다. 혹시 드론에게 착륙을 명령하면 알아서 저 표시를 보고 자동으로 착륙하는 것일까?

정상에서 서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매우 급했고, 사람들이 기분 내키는데로 오르고 내려서 길이 너무 넓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 좀 보기에 흉했다. 아래 보이는 안부(saddle)에서 오른편 안쪽으로는 아주 넓고 평평한 분지인 라호야밸리(La Jolla Valley)로 이어지는 길이 보이고, 골짜기 건너 구름 속에 산맥의 가장 서쪽 봉우리인 1,421피트의 라구나피크(Laguna Peak)가 있지만, 정상에 미해군의 레이더 기지가 있어서 일반인은 올라갈 수가 없다.

트레일 시작하자마자 힘들게 올라와야 했던 급경사의 미끄러운 길을 내려다 본 모습으로, 도로 건너편으로 미해군의 사격연습장과 석호가 보인다.

무구라군(Mugu Lagoon) 너머로 멀리 희미하게 여러 시설들이 보이는 곳은 미해군이 운용하는 공항이 있는 Naval Air Station Point Mugu 군사시설이다.

주차장이 보이는 곳까지 내려왔는데, 수박트럭은 날씨가 흐려서 장사가 잘 안되었는지 그 사이에 떠나고 없었다. 이로서 맨 처음 설명했던 동서로 64 km에 이르는 산타모니카 산맥의 가장 동쪽에 있는 엘리시안파크(Elysian Park)부터 가장 서쪽의 포인트무구(Point Mugu)까지 섭렵을 했는데, 위기주부는 이 산맥에서 그 중간에 모두 얼마 만큼의 다른 트레일들을 했었는지 확인을 해보고 싶어졌다.

먼저 여행지의 위치를 기록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위기주부의 미국서부여행 Google My Maps'로 산타모니카 산맥이 다 나오도록 화면에 띄워봤는데, 하이킹이 아닌 단순 여행지나 방문지의 위치들도 모두 표시가 되어서 트레일 포스팅만을 확인하기에는 마커가 너무 많았다.

같은 영역을 이번에는 트레일을 기록하는 가이아GPS 앱으로 띄워보니까 하이킹을 한 곳들만 표시가 되기는 하는데, 문제는 위기주부가 이 앱을 2019년 4월부터 사용했기 때문에 그 전에 산타모니카 산맥에서 한 하이킹은 표시가 되지를 않는다. 그렇다면 지도를 보면서 기억을 더듬어 지금까지 했던 트레일들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는 수 밖에는...^^

다저스 야구장이 있는 엘리시안파크(Elysian Park)의 '비밀의 그네'와 앤젤스포인트(Angels Point)
옛날 LA 동물원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올드주 트레일(Old Zoo Trail)과 비콘힐(Beacon Hill) 정상의 풍경
LA 그리피스 공원(Griffith Park) 북쪽 언덕의 여러 트레일과 포인트를 모두 한꺼번에 돌아보는 하이킹
'LA의 남산공원'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리피스파크(Griffith Park)의 마운트헐리우드(Mt. Hollywood) 등산
걸어서 하늘까지? LA 그리피스 공원 입구의 펀델(Fern Dell) 트레일을 지나, 걸어서 천문대까지
2018년 새해 일출은 헐리우드 산(Mt. Hollywood)에서, 그리고 찾아간 캐씨스 코너(Cathy's Corner)
헐리우드 사인(Hollywood Sign) 아침 등산, 주차가 편리한 브러시캐년 트레일(Brush Canyon Trail)로~
원조 '배트맨 동굴'로 알려져 있는 LA 그리피스 공원의 브론슨캐년 케이브(Bronson Canyon Caves)
LA의 상징, 헐리우드 사인(Hollywood Sign)이 있는 마운트리(Mt. Lee)로 2016년 새해맞이 신년산행
트리오브라이프 트레일(Tree of Life Loop Trail), '지혜의 나무' 일출과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 구경(?)
산타모니카산맥 국립휴양지의 동쪽 끝에 있는 헐리우드의 뒷산, 런연캐년 공원(Runyon Canyon Park)
우리동네 스튜디오시티(Studio City) 앞산 산책, 낸시후버홀 전망대와 프라이맨캐년(Fryman Canyon)
동네 앞산의 윌에이커 공원(Wilacre Park)과 콜드워터캐년 공원(Coldwater Canyon Park) 하이킹
한국의 천연기념물인 원앙새를 볼 수 있는 베벌리힐스 프랭클린캐년(Franklin Canyon) 공원의 호수
게티센터(Getty Center)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벨에어(Bel Air)의 게티뷰파크(Getty View Park) 하이킹
냉전시대 나이키미사일 레이더기지가 있는 웨스트리지-캐년백(Westridge-Canyonback) 공원 하이킹
윌로저스 주립역사공원 좌우의 리바스캐년(Rivas Canyon)과 러스틱캐년(Rustic Canyon) 루프트레일
태평양을 내려다보는 능선의 등산코스가 일품인 테메스칼캐년(Temescal Canyon) 하이킹
우리 동네 엔시노 저수지(Encino Reservoir)가 내려다 보이는 카바예로캐년(Caballero Canyon) 하이킹
지혜와 함께 새벽등산을~ 토팡가 주립공원 테메스칼캐년(Temescal Canyon)의 스컬락(Skull Rock)
토팡가(Topanga) 주립공원의 캐서드랄락(Cathedral Rocks)과 테메스칼피크(Temescal Peak) 하이킹
산타모니카 바닷가가 가까이 내려다보이는 토팡가 주립공원의 로스라이오니스(Los Liones) 트레일
옆동네 타자나(Tarzana)의 코빈캐년 공원(Corbin Canyon Park)과 바날덴 동굴(Vanalden Cave) 탐험
토팡가(Topanga) 주립공원의 산타이네즈(Santa Ynez) 폭포를 찾아간 모처럼의 주말 하이킹 등산
집에서 30분 거리인 토팡가(Topanga) 주립공원 이글락(Eagle Rock)을 오른 크리스마스 단체 하이킹
붉은 태양 '레드썬(red sun)'을 만난 산타모니카 산맥의 파커메사(Parker Mesa) 새벽 하이킹 등산
탑오브토팡가(Top of Topanga) 전망대에서 일출을 보고 서밋밸리(Summit Valley) 공원까지 하이킹
산타모니카 산맥의 새들피크(Saddle Paek)와 로사스 전망대(Rosas Overlook) 토요일 새벽 하이킹
산타모니카 산맥의 칼라바사스피크(Calabasas Peak)와 레드락캐년(Red Rock Canyon) 루프 트레일
딸아이와 함께 시미힐스에 있는 무닛의 동굴(Cave of Munits)과 캐슬피크(Castle Peak) 루프트레일
킹질레트랜치(King Gillette Ranch)의 인스피레이션 포인트와 산타모니카마운틴 국립휴양지 비지터센터
산타모니카산맥 국립휴양지에 속하는 시미힐스(Simi Hills)의 치즈보로캐년(Cheeseboro Canyon)
말리부크릭(Malibu Creek) 주립공원에서 아메리칸스타일 바베큐 점심과 락풀(Rock Pool) 트레일
말리부크릭(Malibu Creek) 주립공원의 이얼링 트레일로 미국드라마 매시(M*A*S*H) 촬영장소 구경
산타모니카 국립휴양지 안에 있는 서부영화와 TV 촬영장소인 파라마운트랜치(Paramount Ranch)
말리부 솔스티스캐년(Solstice Canyon) 트레일, 산타모니카산맥(Santa Monica Mountains) 국립휴양지
유타주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산타모니카 산맥 말리부 지역의 카스트로크레스트(Castro Crest) 트레일
산타모니카마운틴 국립휴양지의 록키오크스(Rocky Oaks)와 피터스트라우스랜치(Peter Strauss Ranch)
말리부 에스콘디도 폭포(Escondido Falls), 바닷가에서 시작해 숨겨진 폭포를 찾아가는 짧은 트레일
시미힐스 산맥에서 제일 높은 시미피크(Simi Peak)와 무슨 사연이 있는 것 같은 코바아치(CoBa Arch)
아이언맨 토니스타크의 말리부 대저택이 있던 장소인 포인트듐(Point Dume) 절벽에서 바라본 일출
산타모니카마운틴 국립휴양지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주마/트랑카스 캐년(Zuma & Trancas Canyons)
니콜라스플랫(Nicholas Flat) 자연보호구역에서 레오까리요(Leo Carrillo) 주립공원까지 왕복 하이킹
산타모니카 산맥에서 제일 높은 샌드스톤피크(Sandstone Peak)와 미시모카(Mishe Mokwa) 트레일
골룸이 살 것 같은 동굴이 나오는 산타모니카 서클엑스랜치(Circle X Ranch)의 그로토(Grotto) 트레일
랜초시에라비스타/샛위와(Rancho Sierra Vista/Satwiwa)에서 마운트보니피크(Mt Boney Peak) 하이킹
포인트무구(Point Mugu) 주립공원의 시카모어캐년(Sycamore Canyon)과 라호야캐년(La Jolla Canyon)
산타모니카 산맥 서쪽 끝의 추마시트레일(Chumash Trail)을 따라 무구피크(Mugu Peak) 하이킹

그래서 제일 동쪽에서부터 서쪽 끝까지 차례로 쭈욱 훝어보니, 위의 리스트와 같이 산타모니카 산맥에서만 약 50곳을 찾아다닌 것 같다. (각각을 클릭하시면 해당 네이버블로그 포스팅을 보실 수 있음) 이렇게 산타모니카 산맥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닐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10여년 동안에 산타모니카 산맥과 가까운 베벌리힐스(Beverly Hills), 스튜디오시티(Studio City), 그리고 엔시노(Encino)에 차례로 살았기 때문인데... 앞으로는 좀 어려워질 것 같아서, 이렇게 지금까지의 산타모니카 산맥 하이킹 리스트를 한 번 정리를 한 번 해보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기록해두고 싶은 것은, 지난 몇 년 동안 산타모니카 산맥은 물론 LA 지역의 다른 등산코스를 선정하고 찾아 다니는데 도움을 받은 위의 <하이킹 캘리포니아> 책이다. 저자인 김인호 님은 지금도 LA 한인신문 등을 통해서 활발히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보시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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