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기껏해야 한두번인 자동차여행의 계획을 세울때면, 항상 볼 곳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기 때문에, 아주 세세하게 어디서 휴식을 하고 차에 기름을 넣을 곳까지 대부분 미리 정해놓는다. 그래서 계획에 없던 곳을 잠깐이라도 둘러보고 또 이렇게 별도의 여행기로 소개하는 것은 위기주부의 자동차여행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 전후의 여행계획이 틀어져서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말이다.^^

원래 계획은 Crater Lake의 샛파란 호수를 감상하며 점심을 해먹는 것이었지만, 구름 낀 '한겨울'의 날씨 때문에 30분만에 공원을 떠났다. 산을 내려와 오레곤(Oregon) 주의 엄프콰 국유림(Umpqua National Forest)을 달리다 점심만 해먹고 가려고 어디로 들어왔는데, 뜬금없이 '내츄럴브리지(Natural Bridge)'를 보는 트레일이 있다고 하길래 '식전산책'으로 왼편 강가로 걸어갔다.

설마 2010년 추수감사절의 '그랜드서클(Grand Circle)' 여행에서 방문했던 유타(Utah) 주의 내츄럴브리지 준국립공원(Natural Bridge National Monument)의 위와 비슷한 장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걸까?

일단 멋지긴 하지만 인간이 만든 다리, 즉 'artificial bridge'로 급류가 흐르는 강을 건넜는데, 계곡의 모습이 한 눈에 봐도 범상치가 않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로그리버(Rogue River)는 Crater Lake 부근에서 시작해 태평양까지 215마일을 흘러가는 남부 오레곤의 대표적인 강이다. 그런데 사진 오른쪽에 동그랗게 파진 절벽 아래로 물이 소용돌이 치는 것이 보이는데, 바로 전날 봤던 '용암동굴'의 입구와 같은 형상이다. 즉 이 로그 강은 라바튜브(lava tube)가 있는 오래전 화산지대를 흘러가고 있는 것이었다.

상류로 올라오면 갑자기 위쪽의 강이 사라진다! 클릭해서 안내판의 설명을 직접 보실 수가 있는데, 여기서는 그 많은 강물이 모두 라바튜브 속을 관통해서 흐르기 때문에 땅 위에는 강물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하류쪽으로 바라보면 오른편에 조금 전에 우리가 건너왔던 다리가 보이고, 왼쪽 나무 뒤의 절벽 아래에서 동굴을 통과한 강물이 콸콸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우리의 '화산과 폭포'를 보는 여행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어~^^

'숨겨진 강(Hidden River)'을 따라서 조금 더 걸어가면 트레일이 끝나면서 아주 튼튼하게 만들어 놓은 데크가 나오고 그 아래로 다시 하얀 강물이 나타났다. 데크의 난간 아래로 조심해서 내려다 보면...

살짝 내민 운동화 아래쪽에서 이 많은 물들이 모두 빨려들어가듯이 그냥 사라지는 것이 정말 신기했다. 저기에 빠진다면 아쿠아맨도 살아남기 힘들 것 같았으므로, 난간을 튼튼하게 만들어 놓은 이유가 다 있었다.

땅속으로 사라진 강 위의 이 바위를 내츄럴브리지(Natural Bridge)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강 위의 땅'을 강조하는 것 보다는 '땅 아래의 강'을 강조해서, 이 곳의 제목을 직전의 안내판처럼 히든리버(Hidden River)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여하튼 뭐라고 부르든지 간에 계획에 없던 신기한 구경을 해서 기분이 좋았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다리 위에서 모녀가 손을 흔들고 있는데, 조금 전에 비어있던 피크닉테이블에 다른 사람들이 모두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기다려볼까 잠시 고민하다가, 이리로 들어오면서 봤던 캠핑장에 가서 점심을 해먹기로 했다.

삼림청에서 관리하는 Natural Bridge Campground는 메모리얼데이 연휴 전주의 월요일이라 그런지 인기척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 사이트 주인이 나타나는 것 보다 곰이 먼저 나올 것 같았고, 우리가 컵밥을 다 먹고 믹스커피를 마실 때 쯤에 트럭 한 대가 안쪽 사이트로 이동하는 것이 보였다.

12년전에 이 날과 같은 경로로 이동했던 여행기를 클릭해서 보실 수 있는데, 그 때는 조금 더 가서 로그 강을 막아서 만든 인공호수가 있는 스튜어트 주립공원(Stewart State Park)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는 더 이상의 다른 구경없이 캘리포니아로 돌아가 빗속에서 캠핑을 했었다. 하지만, 이 번에는 오레곤을 벗어나기 전 거의 마지막에 있는 마을인 케이브정션에 잠시 들렀다.

바로 국립공원청 마크가 크게 그려진 일리노이밸리 비지터센터(Illinois Valley Visitor Center)를 들러보기 위해서였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이 곳은 NPS의 오레곤케이브(Oregon Caves) 준국립공원/보호구역, USFS의 로그리버-시스키유(Rogue River - Siskiyou) 국유림, BLM의 그랜트패스(Grants Pass) 구역, 그리고 케이브정션 시(City of Cave Junction)의 방문안내소를 모두 겸하고 있는 곳이다.

여기서 산속으로 꼬불꼬불한 길을 20마일을 들어가면 투어로만 구경이 가능한 오레곤 동굴이 있는데, 당시 코로나로 투어가 중단된 상태였다... 오른편 위 그림의 국가유적지인 1934년에 완공된 샤토(Chateau)도 볼거리기는 하지만, 동굴투어를 못 하는데 왕복 2시간 이상을 건물구경에 쓸 수는 없어서, 그냥 까만 국립공원 브로셔만 기념품으로 챙겨서 나와야 했다.

아내가 Illinois Valley에 대한 소개를 보고 있는데, 옛날 금을 찾아서 여기 처음으로 들어와 살았던 삼형제가 일리노이(Illinois) 주에서 왔기 때문에, 그들이 강과 계곡에 고향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다리만 보이는 지혜는 Oregon Caves에 대한 소개를 읽고 있는데,

일찌감치 1909년에 National Monument로 지정되었지만 1922년에야 도로가 완성되었고, 지금도 숙박이 가능한 6층짜리 샤토가 1934년에 완공되고, 그 후 CCC에 의해서 도로가 확장되고 여러 시설이 추가되는 역사가 기록되어 있었다. "다음에 이 길을 다시 지나갈 때는 꼭 가봐야지! 브로셔는 수집했지만, 역시 방문한 준국립공원 리스트에는 추가할 수가 없겠네~"

199번 국도인 Redwood Hwy를 따라 캘리포니아로 들어갈 때 환영간판은 위의 옛날 여행기 대표사진으로 보여드렸고, 여기는 조금 더 내려가면 나오는 농산물검역소(Agricultural Inspection Station)의 스트리트뷰 사진이다. 미국 다른 주들은 경계에 이런 시설이 없는데, 유독 캘리포니아만 마치 국경을 통과하는 느낌을 주는 것을 보면 '캘리포니아 공화국(Californa Republic)'이라고 주깃발에 괜히 써놓은 것이 아니다. 그렇게 7박8일 자동차여행의 4일째에 우리는 다시 캘리포니아로 돌아왔고, 이 날 계획된 일정은 아직 하나 더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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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위기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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