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여행기/크레이터레이크

마음의 눈으로 바라봐야 했던 파란 호수... 12년만의 오레곤 주 크레이터레이크(Crater Lake) 국립공원

위기주부 2021. 7. 19.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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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2009년 여름에 미서부 내륙을 따라 북쪽으로 캐나다까지 올라간 다음에 다시 해안을 따라 LA로 돌아오는 30일간의 자동차여행을 했었고, 그 모든 기록은 정확히 80편의 여행기로 지금도 위기주부의 블로그에서 모두 보실 수 있다. 그 80편의 여행기를 모두 마치고 나서 그 중에서 '탑텐(Top 10)'을 뽑아본 적이 있는데, 여기를 클릭해서 그 리스트를 보실 수 있다. 감동의 순위를 정확히 정한다는 것이 처음부터 말이 안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오레곤 주의 크레이터레이크(Crater Lake) 국립공원은 탑텐 중에서도 다섯손가락 안에는 확실히 드는 곳이었다.

그로부터 12년의 시간이 흘러 2021년... 북부 캘리포니아 여행의 전반부 '화산과 폭포'의 마지막 배경이었던 Lava Beds National Monument에서, 후반부 '바다와 레드우드'가 시작되는 Jedediah Smith Redwoods State Park로 가기 위해서는 주경계를 넘어 오레곤(Oregon)을 지나야 했다. 그래서 여행의 3번째 숙소를 최단경로가 지나가는 Klamath Falls로 예약했는데, 거기서 1시간 정도만 북쪽으로 우회를 하면 그 Crater Lake National Park를 다시 가볼 수 있었기에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여행 4일째 오전에 12년만에 그 곳을 다시 찾아갔는데...

5월말 크레이터레이크 국립공원의 해발 2,165 m인 림빌리지(Rim Village)는 아직도 건물벽에 눈이 쌓여있는 한겨울이었고, 이 날 오전은 구름이 자욱한 흐린 날씨였다! (12년전 7월초에는 눈 부시게 파란 하늘이었는데...T_T) 림빌리지에서 유일하게 문을 연 뒤편의 카페 건물로 걸어가면서, 아내가 지혜의 모자를 씌워주고 있다.

"안내판의 사진과 같은 파란 호수를 12년만에 다시 보기 위해서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일단은 실내에 화장실이 있는 저 건물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 우리도 줄을 섰다.

당시 코로나 때문에 실내 인원제한이 있어서, 공원직원이 안에서 사람이 나온 수만큼만 입장을 시켜줘서 오래 기다려야 했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아직 남아있던 기념품가게 내부는 예상대로 한산했고, 호수쪽 창문밖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린 지혜가 금발의 꼬마와 함께 호수의 모형을 만지고 놀았던 비지터센터는 문을 열지 않았고, 거기서 절벽에 매달린 시노트 전망대로 내려가는 길은 눈으로 폐쇄되었다. 직원에게 호수를 내려다 보려면 어디로 가야되냐고 물어보니 차로 디스커버리포인트로 가라고 한다. 지금은 가봐야 안 보일거라는 불쌍하다는 눈빛과 함께...

공원 입구에서 연간회원권을 보여주고 받았던 "What's Open Today?" 안내서에 그려진 지도이다. (코로나로 인해서 2020~21년 겨울시즌은 뉴스페이퍼를 아예 만들지 않았다고 함) 당시 5월에는 북쪽 입구까지 호수 서쪽의 순환도로는 제설작업은 되었지만, 안전을 위해서 차량은 Discovery Point까지만 갈 수가 있었다.

그 디스커버리포인트에 도착했지만, 우리는 아래쪽으로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하지만 '심안(心眼)' 즉 마음의 눈으로 가만히 내려다 보니, 저 아래로 그 말로는 형용할 수 없었던 '그레이트딥블루(Great Deep Blue)'의 푸른 호수가 잠들어 있는 것이 보이는 것 같다고... 아니 정말 보인다고! 아내에게 말하려고 옆을 보니,

이미 오래 전에 차로 돌아가셔서 조금 전 카페에서 뽑아온 커피를 마시며 월요일 시황을 확인하고 계셨다~^^

왼편으로는 눈비탈에 서있는 나무들 너머로 높은 칼데라 절벽에 둘러싸인 샛파란 호수와, 그 위에 떠있는 '마녀의 고깔모자' 위자드 섬(Wizard Island)이 보인다... 혹시 안 보이시는 분은 아래를 클릭하셔서 12년전의 여행기를 보시면 된다.

30일 여행을 다녀와서 1년반이 지난 2011년초에 썼던 여행기인데, 당시 네이버 메인페이지에 소개가 되면서 많은 분들이 방문하시고 댓글을 달아주셨던 포스팅이므로 꼭 클릭해서 보시기 바란다.

하얀 차가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척 하다가 바로 U턴을 했는데, 그래도 그냥 가기는 아쉬윘는지 차를 세우고 사람들이 내렸다. "심안을 믿으십니까? 마음의 눈으로 보셔야 됩니다~"

12년전에는 자동차여행 26일째 오전에 북쪽 입구로 들어와서 와치맨 전망대(Watchman Overlook)를 지나서 저 길로 내려왔었다. (여기를 클릭해 여행기를 보실 수 있음) 다시 방문하게 되면 그 때 못 가봤던 호수 동쪽으로 한바퀴 돌면서 호숫가로 내려가서 '고깔섬'으로 가는 배도 타고 싶었는데... 또 다시 '다음 번'을 기약해야만 했다~

아빠가 떠날 생각을 안 하고 방황하고 있으니까 모녀가 데리러 나왔다. "이제 그만 괴로워하고 차에 오르시죠?"

그렇게 12년만에 오레곤(Oregon)의 크레이터레이크 국립공원(Crater Lake National Park)과의 감동적인 재회를 짧게 마치고는 다시 차에 올라, 30일 여행때 달렸던 경로를 그대로 달려서 이제 캘리포니아로 향한다. 참, 우리가 다녀가고 일주일 정도 지난 6월초에, 미서부 종주 자동차여행을 하시는 이웃님 한 분이 북쪽 입구로 방문하실 계획이라고 하셨었는데, 북쪽 입구는 그 때 열리고 날씨도 좋아서 잘 구경하셨는지가 궁금하다.

 

P.S. 그 네이버 블로그 이웃님께서 폭설을 뚫고 밤에 도착해 다음날 아래와 같은 멋진 설경을 보셨다고 사진과 함께 소식을 전해주셔서, 티스토리 블로그만 방문하시는 분들을 위해 사진만 본문에 추가로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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