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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즈벨트가 '세계 8번째 불가사의'라 불렀다는 맥아더-버니폴 주립기념공원의 버니 폭포(Burney Falls)

위기주부 2021. 6. 2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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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10여년 전에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될 때의 여러 사건들을 기억하실텐데, 고대로부터 시작된 '세계 7대 불가사의' 등등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길어지니까 건너뛰기로 하고... 앞 등수의 7개가 무엇인지는 관심없고, 우리는 그냥 한 끗 차이인 8등이라고, 즉 '8번째 불가사의(Eighth Wonder)'라 스스로 주장하는 곳들이 전세계에 쫙 깔렸다.^^ 그 많은 곳들 중에서 특히 캘리포니아의 이 폭포는 백여년 전에 그렇게 처음 불러준 사람이 미국의 유명한 대통령이라고 알려진 곳이다.

주립공원 입장료 10달러를 내고 들어왔는데, 딱 한 자리가 비어서 주차를 하고 났더니 주차장이 꽉 찼다. 당시 일요일이기는 했지만 북부 캘리포니아 아주 외진 곳에 있는 주립공원의 넓은 주차장이 이렇게 빨리 차기는 쉽지않다.

오래 달려왔으니 일단 화장실부터... 지금 앞에 걸어가시는 두 분은 이제 세계 7대 불가사의에 버금가는, 8번째로 '믿을 수 없도록 놀라운 풍경'을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계시다~^^

이 계곡에 1850년대에 처음 들어와 살았다는 Samuel Burney의 이름을 딴 버니 폭포(Burney Falls)까지는 주차장에서 0.3마일만 걸어가면 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공식적인 이름이 맥아더-버니폴 주립기념공원(McArthur–Burney Falls Memorial State Park)으로 긴 이유는... 하류에 댐을 만들겠다는 개발업자에게 이 땅을 팔지 않고, 1920년에 폭포와 주변 땅을 단돈 1달러에 주정부에 팔아서, 역사공원들을 제외하고는 캘리포니아의 두번째 주립공원으로 자연이 보호되게 한 맥아더 가족을 기념하기 위해서란다.

공원지도에 표시된 폭포의 위아래로 Fisherman's Bridge와 Rainbow Footbridge를 건너 한바퀴 도는 Falls Loop Trail을 할까 생각하면서 일단 아래로 내려갔었다. 또 지도에 녹색점선으로 표시된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Pacific Crest Trail), PCT가 계곡을 따라서 지나가는 것도 확인하시기 바란다. 참고로 Burney Creek은 북쪽으로 흘러 인공호수인 레이크브리튼(Lake Britton)에서 핏리버(Pit River)와 합류한 후에 댐을 지나서 새크라멘토 강으로 흘러간다.

폭포의 아래까지 내려가는 길은 이렇게 휠체어도 다닐 수 있도록 아주 잘 만들어 놓았다. 이미 폭포소리는 들리기 시작했고, 조금만 더 경사를 따라 걸어서 내려가면...

아침에 들렀던 맥클라우드 폭포처럼 나무들 사이로 거대한 폭포의 모습이 조금씩 눈에 들어왔다. 처음 미국와서 여행길잡이가 되었던 두꺼운 '미국여행가이드' 책에도 소개가 안 되어 전혀 모르고 있다가, 딱 10년전 이웃블로거의 포스팅을 보고 처음 알게되어 블로그 메모장에 기록을 해두었던 곳을 마침내 찾아왔다.^^

전체 폭 76 m에 최대 낙차는 35 m나 되는 이 폭포는 절벽 위에서 흘러내리는 두 개의 큰 물줄기 보다도, 실오라기 같은 작은 폭포수들이 절벽의 중간에서 나와서 이끼낀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장관으로 유명하다.

아내와 지혜가 먼저 아래쪽으로 내려간 것이 왼편 아래에 보인다. 트레일은 계속해서 완만히 하류쪽으로 이어지기는 하지만, 우리도 사진에 보이는 다른 사람들처럼 트레일 옆으로 경사를 내려가 가까이에서 폭포를 올려다 보았다.

폭포가 떨어지는 바로 앞에서는 DSLR 카메라의 렌즈로는 전체의 모습을 담을 수가 없었다. 러시모어 바위에 얼굴이 새겨진 4명 중의 하나인 26대 시어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 대통령이 재임중이던 1903년에 이 폭포를 직접 방문해서는 "세계 8번째 불가사의(the Eighth Wonder of the World)라 할만하다!"고 처음 말했다 한다.

경이롭다는 뜻의 영어단어 '원더(wonder)'를 그냥 "헤어리거나 생각하는 것이 불가하다"는 불가사의(不可思議)로 번역하는 것이 오역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저렇게 절벽 틈에서 물줄기들이 계속 흘러나오는데 절벽이 무너지지 않고 있는 것이 불가사의하다는 생각도 조금은 들었다~

이 멋진 폭포 앞에서는 다들 이런 포즈로 사진을 찍길래 나도 해봤는데, 역시 계속해서 어색하다... 옛날 아래의 여행기를 쓰면서, 다시는 이런 어색한 포즈를 취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을 했었는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까, 마추픽추는 만리장성, 페트라, 브라질 예수상, 치첸이사, 콜로세움, 타지마할과 함께 2001년에 뉴세븐원더스(New7Wonders)라는 재단(?)에서 온라인 투표로 선정한 '신 세계 7대 불가사의'이다. 이 재단에서 2011년에 제주도가 포함된 '세계 7대 자연경관(New7Wonders of Nature)'의 말 많았던 투표도 주관했었다.

DSLR 동영상모드로 360도 돌리면서 찍은 짧은 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최근 캘리포니아의 가뭄에도 불구하고, 우렁차게 떨어지는 물소리와 함께 버니 폭포의 멋진 모습을 생생하게 감상하실 수 있을거다.

아내의 스마트폰 광각모드로는 폭포의 전체 모습이 나와서, 지혜의 V자 솔로 사진을 찍어주고...

아빠와 딸의 V자 듀엣 사진도 찍고...

다른 분께 부탁을 해서 가족 트리오 사진도 찍었다. 풍경이 멋있으니까 모두 웃음과 V자가 절로 나오는 모양이다~^^ 그리고는 아무도 강을 따라서 루프트레일을 할 생각을 안 하고는 다시 걸어서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당시 가이드는 언젠가는 반드시 또 방문하게 될거라는, 루프트레일은 그 때 하면 된다는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7박8일 여행의 마지막 날에 LA의 집으로 돌아가면서, 이번 여행에서 뭐가 가장 기억에 남았는지 이야기할 때 3명 만장일치로 이 버니 폭포(Burney Falls)가 선정되었다. 그래서 이번 북부 캘리포니아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다고 할 수 있고, 루즈벨트 대통령의 말처럼 세계에서 8번째로 경이로운 풍경 '내츄럴원더(Natural Wonder)'로 우리집은 인정을 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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