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닷가로/산과 계곡

볼캐닉레거시 시닉바이웨이(Volcanic Legacy Scenic Byway)에 있는 맥클라우드 폭포(McCloud Falls)

위기주부 2021. 6. 19.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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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통부가 전국의 통행량이 많지 않은 간선도로(byway)들 중에서 유적, 문화, 역사, 자연, 휴양, 풍경의 6가지 항목중에 하나라도 특출함이 있어서 국가경관도로(National Scenic Byway, NSB)로 지정을 한 도로가 200곳 이상이 있다. 그 경관도로들 중에서도 2가지 이상의 항목에서 특별함이 인정되어 그 도로를 달리는 것 자체가 관광의 목적이 될 수 있는 곳들을 특히 '국민도로(All-American Road, AAR)'라 부르는데 현재 약 60구간이 그 칭호를 받고있다.

7박8일 북부 캘리포니아 자동차여행의 세쨋날에 둘러본 모든 장소가 위의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데, 빨간색으로 표시된 경로가 볼캐닉레거시 시닉바이웨이(Volcanic Legacy Scenic Byway)의 캘리포니아 구간으로 2002년에 올아메리칸로드(All-American Road)로 지정이 되었다. 캘리포니아에는 딱 3개의 AAR이 있는데, 나머지 2곳은 Big Sur Coast Highway 72마일(1996년)과 San Luis Obispo North Coast Byway 57마일(2002년)로 둘 다 캘리포니아 1번 해안도로이다.

숙박한 마운트샤스타(Mt. Shasta) 마을을 출발해서 89번 도로를 따라 작은 맥클라우드(McCloud) 마을을 지난 후에 구글맵에 'McCloud River - Middle Falls'라 표시된 주차장에 도착했다.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넓은 주차장에는 왼쪽에 살짝 보이는 빨간 차를 빼고는 우리 뿐이라서, 멀리 보이는 흰 산을 배경으로 사진찍기 놀이를 하고있다.

새벽에 남서쪽을 차로 올라갔던 마운트샤스타(Mount Shasta)의 동쪽면이 파란 하늘 아래에 또렷이 보인다. 왼편의 골짜기 Mud Creek Canyon 위에 빙하인 Mud Creek Glacier와 이름의 유래가 궁금한 미저리힐(Misery Hill)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뾰족한 바위로 된 샤스타 산의 4,322미터 정상이 명확히 보인다.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잘 포장된 트레일을 따라서 이제 폭포를 보러간다. "빨간 차의 주인은 어디 계시나?"

조금만 걸어가니 발 아래로 새크라멘토 강의 지류인 맥클라우드 강(McCloud River)과 우리가 내려가 볼 폭포가 보인다.

이 부근에는 강을 따라 3개의 폭포가 모여있는데, 상류의 어퍼폴(Upper Falls), 여기 미들폴(Middle Falls), 그리고 조금 떨어진 하류의 로워폴(Lower Falls)의 사진이 안내판에 오른쪽 위에서부터 차례로 표시되어 있다.

난간이 잘 만들어진 절벽 위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중간 맥클라우드 폭포(Middle McCloud Falls)'의 모습이다. 여기서 절벽을 따라 난간이 만들어진 트레일은 상류의 어퍼폴로 가는 길이고, 저 아래로 내려가려면 반대방향의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트레일을 잘 찾아야 했다. 그런데 이 사진 아래쪽을 자세히 보시면...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빨간 차의 주인분이 바위에 기대서 홀로 송어낚시를 하고 계셨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별도의 공원으로 지정된 것은 아니고, 그냥 국유림으로 관리되는 곳임에도 주차장 및 안내판과 함께, 급경사에는 이렇게 나무계단까지 아주 잘 만들어져 있었다.

마지막 스위치백을 돌아서 내려가니 나무들 사이로 폭포의 웅장한 모습이 눈 앞에 나타났다.

지혜가 울퉁불퉁한 바위들을 지나서 폭포 앞쪽까지 다가가고 있는 모습을 찍어주고는, 더 안가겠다는 아내에게 DSLR 카메라를 넘겨주고 위기주부도 따라 나섰다.

서있는 바위가 불안정해서 둘이 다정하게 손을 붙잡고 사진을 찍은 부녀의 왼편에 그 분의 파란 낚싯대가 보인다.

오전에 계곡에 햇볕이 들지않아 어두웠기 때문에, 자동으로 DSLR의 노출이 길어져서 폭포 사진이 아주 멋있게 나왔다. 3개의 폭포 중에서 가장 큰 미들폴은 높이가 15 m, 폭이 25 m로 지금처럼 적당한 수량으로 폭을 꽉 채우면서 떨어질 때의 모습이 가장 멋있다고 한다.

쓰러진 통나무 위에도 올라가보고는 (끝까지 걸어가다가 혼났음^^), 다시 주차장으로 올라가서 계속해서 89번 도로를 따라 동남쪽으로 달렸다. 멋진 도로표지판이 있었는데 블랙박스에는 너무 작게 나와서, 인터넷으로 찾아봤더니 아래와 같이 아예 그 표지판을 그대로 이베이에서 파는 사람이 올린 사진이 있었다.

볼캐닉레거시(Volcanic Legacy), 즉 '화산의 업적(또는 유산)'을 볼 수 있는 길이라는 뜻인데, 저 그려진 산이 마운트샤스타로 생각이 된다. 이제 우리집에는 다 지나간 이야기지만... 미국의 사립대학들은 부모가 그 대학 졸업생이면 자녀에게 가산점(?)을 주는 '레거시(Legacy)' 제도가 있는데, 그래서 자녀를 대학에 보내야 하는 우리같은 이민자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단어였던 기억이 난다~^^

당시 표지판 사진을 못 찍은걸 아쉬워하며 운전을 하고 있는데, 뒤를 힐끔 보던 아내가 빨리 차를 세우라고 했다. 그래서 벌목장으로 들어가는 비포장도로에 차를 세우고 뒤를 돌아봤더니, 이렇게 샤스타 산이 말 그대로 '그림처럼' 그 전체 모습이 눈 앞에 펼쳐졌다.

"새벽에 헤어짐이 우리 만남의 끝이 아니었어~" 벌목장 바닥에 커다란 개미들이 너무 많았지만, 그래도 반가운 마음에 마지막 인사를 하고 함께 사진을 찍고는 다시 차에 올랐다.

89번 도로가 남동쪽으로 방향을 틀자, 샤스타 산이 달리는 도로 바로 뒤로 우뚝 솟아오르는 장관이 펼쳐졌다. 그래서 아내가 오래간만에 또 사이드미러샷을 시전해서, 우리를 배웅하는 마운트샤스타의 거울에 비친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주었다. 이제 우리는 이 멋진 Volcanic Legacy Scenic Byway '국민도로'를 조금 더 달려서, 세계의 8번째 불가사의(Eighth Wonder of the World)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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