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바닷가로/산과 계곡

'거인의 길'을 달려 훔볼트레드우즈(Humboldt Redwoods) 주립공원의 파운더스그로브(Founders Grove)

위기주부 2021. 8. 24. 22:26
반응형

지난 5월의 북부 캘리포니아 7박8일 자동차여행의 중심에는 레드우드 국립공원이 있었고, 굳이 따지자면 사립공원(?)인 <Trees of Mystery>의 2편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5편의 여행기로 소개를 마쳤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높이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삼나무(redwood)는 레드우드 국립공원에만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해안을 따라서 샌프란시스코 훨씬 남쪽까지도 레드우드가 자라고 있고, 그 남아있는 서식지들의 대부분은 아래와 같이 주립공원으로 지정되어서 보호되고 있다.

지도와 같이 무려 49개의 캘리포니아 주립공원에서 레드우드를 볼 수 있는데, 제일 북쪽의 국립공원과 함께 관리되는 3개 주립공원은 이미 보여드렸다. 이제 그 아래쪽에 세계에서 가장 넓은 레드우드 숲을 보호하기 위해 1921년에 지정된 훔볼트레드우즈 스테이트파크(Humboldt Redwoods State Park)를 찾아간다. 참고로 그 아래 형광펜으로 표시한 헨디우즈(Hendy Woods) 주립공원은 영화 <노매드랜드> 촬영지 포스팅에서 소개했었고, 샌프란시스코 남쪽의 캘리포니아 최초의 주립공원인 빅베이슨레드우즈(Big Basin Redwoods)는 2018년에 방문했던 여행기를 각각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유레카에서 남쪽으로 101번 고속도로만 40마일 넘게 달려서 주립공원을 바로 찾아갈 수도 있지만, 약 10마일 전에 254번 도로로 빠져서 애비뉴오브자이언츠(Avenue of the Giants), 즉 '거인의 길' 드라이브를 했다. 고속도로에서 빠져 주차장에 도착할 때까지, 중간에 Pepperwood와 Redcrest라는 두 마을과 강가를 지나는 구간은 레드우드가 없기는 하지만, 그냥 기록차원에서 전구간을 하나로 유튜브에 올렸으므로 도로 옆에 서있는 거인들을 클릭해서 감상하시기 바란다~

홈볼트레드우즈(Humboldt Redwoods) 주립공원의 주차장에 도착해서, 간단히 간식을 먹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공원이 속한 카운티의 이름을 그대로 썼는데, 우리가 지리 수업에서 배웠던 '훔볼트 해류'의 주인공인 아메리카 대륙을 탐험한 독일의 생태학자 알렉산더 폰 훔볼트(Alexander von Humboldt)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도로 건너편에 트레일을 할 파운더스그로브(Founders Grove)가 있는데, 여기서 '설립자'들은 지난번 레드우드 국립공원의 빅트리(Big Tree) 여행기에서 언급했던 레드우드 보호단체인 'Save the Redwoods League'를 1918년에 최초로 결성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만 24시간만에 다섯번째로 찾은 레드우드 숲... "이제 정말 레드우드 트레일은 여기가 끝이야~"

손님들이 못 믿겠다는 표정이다.^^ 얼마가지 않아서 이 트레일에서 만나는 가장 큰 파운더스트리(Founders Tree)가 나오는데, 높이가 346.1피트(105.5 m)로 지금까지 우리 가족이 직접 본 나무들 중에서는 가장 키가 컸다.

그 사실을 아시는지 모르는지... 아내가 '설립자 나무' 바로 밑에서 위를 올려다 본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현재까지 키가 350피트(107 m) 이상인 레드우드는 137그루가 확인되었는데, 그 중에서 100그루 이상이 여기 훔볼트 주립공원에 있다고 한다. 특히 높이 370.5피트(113 m)의 Stratosphere Giant는 전편에서 소개했던 레드우드 국립공원의 톨트리스그로브(Tall Trees Grove)에서 Hyperion을 포함해서 3그루의 더 큰 나무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세계최고 나무의 타이틀을 가졌다가, 지금은 4위로 밀려났다고 한다.

자식이 속을 썩였는지 속이 새까맣게 탔지만 그래도 건강히 살아있던 레드우드 나무인데, 아내가 만지고 있는 부분은 마치 니스칠을 한 것처럼 반질반질한 것이 신기했다. 그 앞에서 새까만 옷을 입고 V자를 하고 있는 우리집 외동자식...^^

한바퀴 돌아서 오는 트레일에 백발의 노부부가 보였다... 내가 나중에 백발이 되면, 닉네임을 '위기할배'로 바꿀까?

거의 레드우드만 자라고 있는 숲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모녀가 가로막아 지키고 있다. "들어가려면 암호를 대라~"

그 레드우드 숲에서 한 번은 꼭 찍어줘야 되는 사진...^^

키가 큰 레드우드들이 많은 숲이라서 그런지 쓰러져 있는 레드우드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특히 루프트레일의 끝에 있는 이 뿌리가 보이는 레드우드는 Dyerville Giant라 불리며 키가 372피트(113.4 m)로 세계에서 제일 컸었는데 1991년 3월에 쓰러졌다고 한다. 그 위로 최근에 또 다른 레드우드가 쓰러지면서 이쑤시게처럼 부러진 모습이 신기했다.

쓰러진 거인의 위에서 작은 나무와 풀들이 다시 자라고 있는 것을 보니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말이 떠올랐다~

빽빽한 레드우드 숲은 한낮에도 바닥까지 햇볕이 잘 닿지를 않기 때문에 "darkness at noon" 효과로 고사리같은 양치식물이 잘 자랄 수 있단다. 이제 정말 모든 레드우드 트레일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돌아가 Avenue of the Giants 길을 계속해서 남쪽으로 조금 더 달렸다.

파운더스그로브를 나와 계속해 '거인의 길'을 따라서 4마일 정도 남쪽에 있는 주립공원 비지터센터까지 운전해서 가는 약 7분 길이의 블랙박스 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공원 환영간판의 제일 위에는 아래와 같은 존스타인벡의 글귀가 씌여있는데 가슴에 팍팍 와 닿는다~

"The redwoods, once seen, create a vision that stays with you always... they are not like any other trees we know, they are ambassadors of another time." 

잘 만들어 놓은 비지터센터는 문을 열지 않았기 때문에 깨끗한 화장실만 잘 이용하고는 다시 차에 올랐다. 마음같아서는 Avenue of the Giants 길의 남아있는 남쪽 15마일도 모두 달리고 싶었지만, 어두워지기 전에 바닷가로 넘어가야 했기 때문에, 조금 남쪽에 Shrine Drive Thru Tree가 있는 Myers Flat 마을에서 101번 고속도로를 다시 탔다.

101번 국도에서 오른쪽으로 캘리포니아 1번 도로가 시작되는 이 곳은 레깃(Leggett)이라는 작은 마을인데, 자동차를 몰고 통과할 수 있는 살아있는 레드우드 나무로 제일 유명한 샹들리에트리(Chandelier Tree)가 있는 곳이다. 멀리 보이는 표지판에는 "① Fort Bragg, Leggett →, Drive Thru Tree Park"라 씌여 있는데, 우리는 쉬지 않고 이 날 숙박하는 바닷가 마을 포트브랙(Fort Bragg)을 향해 1번 도로를 달렸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