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관광기/뉴욕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뉴욕 맨하탄 구겐하임(Guggenheim) 미술관

위기주부 2023. 10.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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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뉴욕 직장이 제공하는 복지혜택 중의 하나가, 뉴욕시에 소재한 대부분의 유명한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의 입장료를 동반자들까지 포함해서 전액 지원을 해준다는 것이다. 물론 주말에도 그런 곳들에 갈 시간이 없을 만큼 일이 바쁜 경우가 많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말이다~^^ 다행히 지난 일요일에는 시간여유가 좀 있으셔서, 한 달만에 다시 뉴욕을 당일로 방문한 엄빠에게 이 미술관을 구경시켜 주었다. 그래서 전달 9월의 뉴욕 방문은 미식 여행이었다면 (포스팅을 보시려면 클릭), 이번 10월은 뉴욕 문화 여행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지하철 그린라인을 타고 86th St 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길에 호박과 꽃들로 가을 장식을 해놓았다. 미술관 구경에 앞서 간단한 점심을 먹은 카페와 다른 박물관, 그리고 센트럴파크의 가을 풍경 등은... 좀 시간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기는 하지만, 별도의 포스팅으로 소개를 할 예정이다.

기억도 안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그 명성을 들어왔던 솔로몬 R. 구겐하임 박물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을 위기주부가 처음으로 직접 본 모습이다. 북쪽 모퉁이에서 광각으로 찍어 좀 이상하게 나왔는데, 동그란 '달팽이' 등껍질이 잘 보이도록 도로 건너편 남쪽에서 찍은 사진을 모두가 보신 적이 있을거다. 그래서, 깜깜한 밤에 위에서 이 특이한 건물을 내려다 본 아래의 '그림'을 하나 추가로 소개한다.

올해 2023년에 개봉했던 애니메이션 <Spider-Man: Across the Spider-Verse>에서, 악당이 나타나 경찰이 출동하고 헬기가 조명을 비추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여주인공 그웬(Gwen)이 내려다 보는 장면이다. 이후로 악당과 멀티버스의 여러 스파이더맨들이 안에서 싸우는 장면이 이어지는데, 위기주부는 이 영화를 봤는데도 그 곳이 구겐하임인지 초코하임인지 전혀 몰랐었다는...^^

내부에 들어가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압도감(?)이 몰려오는데... 중요한 팁을 하나 알려드리면, 여기 바닥까지는 입장권이 없어도 들어와 구경할 수가 있다! 왜냐하면 건물 안에 매표소가 있고, 경사로가 시작되는 곳에서 표 검사를 해서 입장을 시키기 때문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나선형 통로의 주 전시장(Main gallery)에서 내년 4월까지 진행되는 Going Dark: The Contemporary Figure at the Edge of Visibility 전시의 대표작처럼 보이는 으스스한 작품이다. 바로 남쪽에 있는 클래식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과 대비되는 이러한 현대미술 중심의 구겐하임은, 본래 1937년에 비대상회화미술관(Museum of Non-objective Painting)이라는 이름으로 미드타운에 처음 문을 열었단다.

그리고 Monitor section이라 불리는 연결된 보조 전시장의 여러 층에서는 내년 1월까지 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 한국실험미술 특별전이 마침 열리고 있었기에 잠깐 먼저 소개한다.

삼성문화재단과 한국국제교류재단 등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전시회로, 올여름에 한국 현대미술관에서 소개되었던 내용을 그대로 여기 가져온 것이고, 뉴욕 전시가 끝나면 내년 2월부터는 LA 해머 미술관(Hammer Museum)으로 또 장소를 옮길 예정이란다.

이 특별전을 소개하는 책자의 표지를 장식하고 있던 사과를 맛있게 씹어먹고 계시는 분의 사진들...ㅎㅎ

개인적으로 흥미있게 들여다 봤던 작품으로 유럽 어디의 비엔날레에 출품되었던 작품이라고 한다. 실제 나무가 어디 땅에 박혀있던 것을 통째로 잘라서 만든 것 같지는 않지만, 육면체가 진짜 흙이라 누군가가 손을 대어서 흙과 작은 돌이 바닥에 좀 떨어져 있기도 했다. 물론 단단하게 유지되도록 어떤 처리를 했겠지만, 저 상태로 50년 이상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는게 참 대단해 보였다.

거의 경사가 느껴지지 않는 경사로를 따라 계속 윗층으로 올라간다. 이런 미술관에는 보통 초대형 작품을 위아래로 운반하기 위한 커다란 화물 엘리베이터가 있어야 하지만, 여기는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그냥 바퀴에 올려서 살살 밀면서 꼭대기까지 옮길 수가 있으니까! 단, 바퀴가 뒤로 밀리지 않도록 받혀주는 버팀목을 꼭 준비해야 할 듯...^^

뒷 배경이 경사로라서 가족 셀카의 수평이 잘 맞는지 확인이 불가하다~ 이번에 직접 방문해서 처음 안 사실은, 우리 가족처럼 현대미술에는 완전히 문외한인 사람들도 심심하지 않도록, 30여점의 피카소 작품을 포함해 고갱, 마네, 고흐, 드가 등의 인상파 작품들도 보조 전시장 한 층에 상설 전시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탄호이저 컬렉션(Thannhauser Collection)은 미술품 거래상이자 수집가인 Justin K. Thannhauser가 1963년에 구겐하임 미술관에 기증한 작품들로, 그가 특별히 여기 기증을 한 이유는 Solomon R. Guggenheim과 같은 유태인이라는 사실도 있는 것 같았다.

처음 보지만 멀리서도 고흐(Vincent van Gogh)의 작품임을 바로 알 수 있었던 이 그림의 제목은 <Mountains at Saint-Rémy>라고 한다.

모네(Claude Monet)의 작품을 감상하는 아내...^^ 그림의 제목은 <The Palazzo Ducale, Seen from San Giorgio Maggiore>

뱅글뱅글 중간 정도까지 올라와서, 사실상의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이 건물은 폴링워터(Fallingwater), 소위 '낙수장(落水場)'으로 유명한 미국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의 최후 작품으로, 그가 91세로 사망하고 6개월 후인 1959년말에 완공되었고, 사후 60년만인 2019년에 그의 다른 건축물들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린다. 아마도 처음 언급했던 최신 애니메이션 영화는 잘 모르시더라도, 아래 '고전' 영화의 첫장면에 여기가 나왔던 것을 기억하시는 분은 좀 계실거다.

1997년 개봉한 <맨인블랙> Men in Black 영화의 도입부에서 파릇파릇한 윌 스미스가 NYPD 역할을 맡아서 도망치는 외계인을 쫓아 구겐하임 미술관의 나선형 경사로를 신나게 달리는 장면이다. (여기를 클릭해서 해당 부분을 유튜브에서 보실 수 있음)

"깜짝이야~" 10월말의 할로윈도 다가오고 해서, 전시물 중에 기억에 남는 현대미술 작품으로 한 장... 가운데 빨간 줄은 또 뭐지?

거의 끝까지 다 올라왔지만, 복도에 칸칸이 전시된 현대미술 작품들은 앞서 '귀신'말고는 잘 떠오르는게 없다~ 직접 걸어 올라오면서도 그림이 걸려있는 벽쪽보다 반대편 난간으로 걸어가 위아래 공간을 더 자주 본 듯 한데... 그래서 이 미술관은 화가를 위한게 아니라 건축가를 위한 곳이라며 자신의 작품이 여기 전시되는 것을 거부한 미술가도 있었다고 한다.

즉, 이 작품은 작은 액자들을 여러개 걸어서 잘 표시가 안 나는 것일 뿐이지, 전시장의 벽은 둥글게 휘어져 있고 바닥도 수평이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메인 갤러리라고 하는게 사실상 모두 걸어가는 '통로'의 벽에 해당해서, 심도있는 감상이 없이 흘끔 보고 지나가게 되므로, 건축물 자체가 아티스트에 대한 모독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란다.

6층이라고 부르는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와서, 핸드폰을 조심스럽게 꽉 쥐고 밑으로 찍은 사진인데, 실제 높이는 일반 건물의 10층 정도는 되는 느낌이었다. 원형으로 튀어나온 발코니의 중심에 엘리베이터와 계단 등이 있고 바닥이 평평한 보조 전시장과 연결이 되며, 나선의 내부 지름은 거의 동일하게 올라오지만, 경사로의 폭이 위로 올라올 수록 밖으로 점점 넓어지기 때문에 외부에서 봤을 때는 건물의 위쪽 지름이 더 큰 모양이 되었다.

또 하나 꼭 짚고 넘어가야 할게 모녀가 붙어있는 난간인데, 처음에 모르고 잠깐 기댔다가 정말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놀랬었다. 위쪽이 둥글게 만들어진 난간의 높이는 36인치(91 cm)로 현재 미국의 최소 안전규격인 39인치보다도 낮은데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수직이 아니라 밖으로 좀 기울어지기까지 한 듯했다. 혹시나 하고 찾아봐도 아직 여기서 추락사고가 없는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우리는 동그란 미술관에 걸린 그림 작품들을 봤던 것일까? 아니면, 그림으로 장식된 원형의 건축 작품을 봤던 것일까?" 지금 이 사진을 다시 보며 생각을 해봐도... 아무래도 후자가 맞는 듯 하다~^^

 

마지막으로 한 층 정도를 난간을 따라 걸어가며 찍은 조금은 아찔한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원래 라이트는 엘리베이터로 꼭대기까지 올라와서, 경사로를 따라 천천히 내려가며 작품을 구경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하지만, 전체 432 m의 나선형 복도를 걸어서 올라왔다가 다시 걸어서 내려가는 수고가 전혀 아깝지 않았던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방문이었다.

이 후 잠깐 둘러봤던 근처의 다른 박물관과 센트럴파크의 가을 풍경 등은 이어지는 별도의 포스팅으로 소개할 예정이고,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마주친 맨하탄 아파트의 핼러윈 장식이 이채로워서 한 장 찍었다. 그래서 떠오르는 추억의 사진 한 장과 함께, 10월의 마지막 밤...이 아니고, 10월의 마지막 글을 마무리 한다.

정확히 16년전에 미국으로 이사와서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맞이한 할로윈데이에, 지금은 대학을 졸업하고 뉴요커가 된 따님이 마녀로 분장하고 사탕을 받으러 다녔던 모습이다. 블로그에 올려 놓았던 미국 동네의 '트릭오어트릿(Trick-or-Treat)' 풍경은 2008년(플러튼), 2010년(베벌리힐스), 2013년(베벌리힐스)의 3편을 각각 클릭해 보실 수 있고, 그 후로는 2019년에 부부가 LA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할로윈 호러나이트(Halloween Horror Nights)를 구경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마당 잔디밭에 작은 할로윈 장식 하나 세워놓고, 띄엄띄엄 벨을 누르는 동네 아이들에게 캔디를 나눠주면서 10월의 마지막 밤을 조용히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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