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도시관광기/뉴욕

롱아일랜드 퀸스카운티(Queens County) 한인타운 플러싱(Flushing)을 차로 구경하고 맨하탄에서 딸과 점심

위기주부 2023. 9. 21.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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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맨하탄/롱아일랜드 여행의 마지막 날은 오전에 섬의 서쪽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곳을 자동차로 둘러보고 다리를 건너서, 타임스퀘어에서 딸을 만나 점심을 함께 먹고 버지니아의 집으로 돌아가는 단순한 일정이었다. 앞서 섬의 면적이 제주도의 약 2배라고 알려드렸는데, 제주도 인구는 약 70만명인데 비해서 롱아일랜드에는 약 800만명이 살고 있다. 특히 아래 지도처럼 섬은 4개의 카운티(County)로 나뉘는데, 서쪽의 브루클린(Brooklyn)과 퀸스(Queens)는 합쳐서 섬의 20% 면적이지만, 그 두 지역에만 500만명이 몰려있다. 참고로 브루클린이라 부르는 지역은 뉴욕주 행정구역으로는 킹스카운티(Kings County)이다.

여기서 중요한게 브루클린과 퀸스는 공식적으로 뉴욕시(New York City)를 구성하는 5개의 보로(Borough, 자치구)들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거기 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롱아일랜드 '섬'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거의 안 한단다~ 쉽게 말해서 스파이더맨은 집이 Queens이고, 캡틴아메리카는 Brooklyn 출신이지만 둘 다 뉴요커라는 뜻이다.^^

전날 나소카운티(Nassau County)에서 숙박했기 때문에, 퀸스로 넘어가기 전에 부유한 주택가라는 그레이트넥(Great Neck) 지역을 잠깐 둘러보고는 아침 산책을 할만한 공원을 찾아왔다. 텅 빈 넓은 주차장에 주차하고 담 너머로 아주 잘 관리된 바닷가 공원을 보며 입구로 갔지만...

세상에나 네상에나~ 여기 스테핑스톤 공원(Steppingstone Park)은 입장료를 받는 것도 아니고, 지역 주민에게만 발급되는 파크패스가 있어야만 입장이 가능하단다. 즉, 비싼 재산세를 내는 이 동네 사람들끼리만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흥칫뿡이다!

아침 산책으로 바다를 꼭 보겠다는 일념으로, 바로 옆에 있는 United States Merchant Marine Academy 입구에서 차량 방문자 등록을 하면서까지 들어왔다.^^ 미국의 5개 군사 전문대학 중의 하나인 상선사관학교로, 대형선박 운영을 위한 지식을 집중적으로 교육받는 곳이란다.

대학 본관 앞의 이 기념비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사망한 이 학교 출신들을 추모하는 것이었고, 여기서 왼편으로 긴 다리가 보인다.

뉴욕시의 퀸스(Queens)와 브롱스(Bronx) 두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인 Throgs Neck Bridge로 멀리 희미하게 솟아 있는 것들은 맨하탄(Manhattan)의 고층건물들이다.

뒤돌아서 본관 건물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고, 박물관 문 열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서, 그냥 차를 몰고 대학을 나왔다. 주택가를 빠져나와 25A번의 Northern Blvd를 만나는 곳에 있는 H Mart Great Neck 부근부터 한국어 간판들이 계속 보이기 시작하다가, 퀸스로 넘어와 Roosevelt Ave가 왼쪽으로 비스듬히 갈라지는 위치에서 뉴욕 지역 최대의 한인타운이 시작되었다.

Browne St와 교차로에 주차장도 없는 H Mart Roosevelt 지점이 또 나왔는데, 여기가 플러싱(Flushing) 한인타운의 중심인 것 같았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2년전에 1차 대륙횡단 이사를 마치고 버지니아 센터빌의 파리바게트 빵집에 도착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으로, 시공간을 초월해서 LA 코리아타운의 8가 뒷골목으로 소환된 한 착각이 들었다~^^

그런데 조금만 지나니까 바로 거리는 완전히 중국으로 또 바뀌었다! 여기 Main St 교차로가 뉴욕 MTA 보라색 7호선의 종점이었고, 가운데 멀리 도로 왼편으로 보이는 현대식 고층 주상복합인 스카이뷰(Skyview)를 지나서는 지하철이 땅 위로 올라와 고가철로가 되어서 루즈벨트가(Roosevelt Ave)와 함께 서쪽으로 이어졌다.

그 오른편으로 보이는 메이저리그 야구팀 뉴욕메츠(New York Mets)의 홈구장인 시티필드(Citi Field)의 모습이다. 혹시라도 플러싱에 살게 되면 걸어와서 야구경기를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내의 길안내 지시에 따라서 맨하탄 방향으로 운전을 했는데, 여기서 미동부로 이사 온 후부터 한 번 정리하고 싶었던 내용을 아래의 지도로 보여드린다.

맨하탄 섬(Manhattan Island)을 주변과 연결하는 다리와 터널의 최근 통행료를 잘 정리한 그림이다. 타주인 뉴저지와 연결된 3개의 도로는 모두 맨하탄으로 들어올 때만 $13.75를 내고 반대방향은 공짜이다. 그리고 센트럴파크 남쪽의 혼잡구간(Congestion Zone)과 퀸스/브루클린을 연결하는 6개의 길들 중에서, 지하차도(Tunnel) 2개는 양방향 모두 $6.55 통행료를 내지만 다리(Bridge) 4개는 현재 무료통행이다. (복잡하죠? ㅎㅎ) 이 날 네비게이션은 안 밀리지만 통행료를 내야하는 Queens-Midtown Tunnel로 자꾸 안내했지만, 급할거 없는 우리는 공짜인 Queensboro Bridge를 찾아간다고 아내의 구두지시를 따라야 했던 것이다. 문제는 내년 2024년 여름부터 혼잡구간의 차량 진입을 억제하기 위해서 뉴욕시가 혼잡통행료를 추가로 받을 계획이라서, 맨하탄 방향으로 모든 다리와 터널의 통행료가 최대 $23로 인상될 예정이라고 한다!

1909년에 2층으로 만들어진 퀸스보로 브릿지의 아랫층으로 맨하탄에 건너오니, 다리가 끝나는 곳에는 이스트리버(East River) 가운데의 루즈벨트 섬(Roosevelt Island)으로 가는 케이블카인 트램웨이(Tramway) 정류소가 정면에 만들어져 있다. 참고로 다리의 정식 이름은 Ed Koch Queensboro Bridge로 1980년대 뉴욕시장을 지낸 에드 코흐(Ed Koch)를 기념하는 것이다. (링컨센터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공화당 기부자 David Koch와는 독일계 성씨만 같을 뿐이고 관계가 없었음)

센트럴파크 남단을 따라 달리다 7th Ave에서 좌회전을 해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는 타임스퀘어 방향으로 걸어갔다. 옛날에 영화 3편을 시리즈로 재미있게 봤던 백투더퓨처(Back to the Future)가 뮤지컬로 만들어져서 공연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화요일 점심에 타임스퀘어를 순찰하는 뉴욕시 기마경찰들 뒤로 지혜의 직장이 보인다. "우리 애가 여기서 일을 한다는데, 딸이 내려올 때까지 로비에서 좀 기다려야 쓰것소~" 완전히 시골에서 자식 만나러 상경한 노부부 스타일이었다고나 할까? ㅎㅎ

그렇게 지혜를 반갑게 만나서는 타임스퀘어 부근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에게 인기있는 푸드코트라는 곳으로 함께 와서 무엇을 먹을지 모녀가 고르고 있다. 마치 서울 명동 부근의 식당가에 넥타이를 맨 회사원들이 점심시간에 몰려나온 분위기와 똑같은 느낌이었다.

1층에 푸드코트가 들어선 곳과 옆건물 사이의 공간에 놓여진 야외 테이블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정말 관광객들은 하나도 안 보이고 우리 부부를 빼고는 거의 모두 비지니스 캐쥬얼 스타일의 사람들 뿐이었다. 그리고 식사 시간에도 업무용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뉴요커 따님~

시골에서 올라온 부모가 밥은 사줬으니, 커피는 맛있는 곳에서 자기가 쏘겠다고 해서, 타임스퀘어 남쪽으로 다시 걸어가는 길이다.

타임스퀘어 한가운데서 46th St로 좌회전을 하니까, 바로 이렇게 커다란 St Mary the Virgin Church라는 성공회 교회가 나와서 잠시 들어가 봤는데, 1895년에 만들어졌다는 고딕 양식의 교회가 세계적인 번화가의 최신 고층 빌딩들 사이에 그대로 남아있다는게 참 대단했다.

딸이 추천한 커피집은 들어설 때부터 향기가 좋았고, 벽에 붙은 메뉴를 보면 '고담모카(Gotham Mocha)' 등도 눈에 띈다. 구석 자리에서 롱아일랜드 여행과 또 회삿일에 대해서 즐겁게 대화를 나눴는데, 갑자기 업무폰을 보더니 바로 회사에 들어가봐야 한다고...

"너도 직장 생활의 쓴 맛을 알아 가는구나. 하지만, 그래도 즐겁고 건강하게 잘 먹고 잘 다녀라~" 그렇게 위기주부 뒤쪽 건물로 다시 일하러 들어가는 딸을 배웅하고는 주차한 곳으로 가기 위해 돌아서는데, 누가 뾰루퉁한 얼굴로 내려다보는 느낌이 들어서 올려다 보니,

얼마 전 조지아 주 교도소에 출두해서 찍었다는 트럼프의 머그샷(mug shot)이 전광판에 떠서, 타임스퀘어의 많은 사람들을 째려보고 있었다. 사진 옆에 스크롤 되고 있는 것은 트럼프의 91개 중범죄 혐의(felony charge)들인데, 화면 아래에 보이는 광고를 게재한 주체가 놀랍게도 트럼프가 다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공화당 후원자들의 모임이었다. 내년 2024년에는 맨하탄으로 차를 몰고 들어오는 통행료도 겁나게 오르지만, 더 겁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 미국 대선이 있는 해이다. 정말 시간 참 겁나게 빨리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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