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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 오면 꼭 먹어봐야하는 인앤아웃 햄버거

위기주부 2010. 11. 4.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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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에 처형가족이 놀러왔을 때, 헐리우드에서 점심을 먹을 곳을 찾고 있는데 처형이 여행책자에 나와 있는 '인앤아웃'에 가자고 했다. LA에 오면 반드시 이 햄버거를 먹어봐야 한다고 하면서... 그 전에 나도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아서 두세 블록 떨어진 곳까지 일부러 찾아갔었다. 이 곳에서 세번 놀랐는데,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놀라고, 메뉴판이 너무 심플해서 놀라고, 또 당연한 이야기지만 금방 만들어낸 햄버거와 감자튀김이 너무 맛있어서 놀랐다. 물론, 가격이 $7~8 정도하는 전문적인 레스토랑의 햄버거와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이곳의 $2짜리 치즈버거를 맛보고 나면 다른 패스트푸드 햄버거는 먹기가 정말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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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패스트푸드점에서 실제 음식을 받아서 보면, 맛있어보이는 메뉴판의 사진과는 실제로 많이 다르다는 것을 비교한 사진들이 유행한 적이 있다. 미리 만들어서 꼭꼭 싸서 포장해 놓은 햄버거를 주기 때문인데, 이 곳에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내가 주문을 끝내야 '나의 햄버거' 요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나의 빵과 패티를 굽고, 야채를 썰고, 감자를 깍아서 튀기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 따라서, 손님이 한 명도 없어도(그런 일은 절대 없지만) 5분 정도 기다려야 햄버거가 나온다. 이렇게 신선한 재료(주방에 냉동고와 전자레인지가 없음)로 금방 만든 인앤아웃 버거(In-N-Out Burger)의 맛에 대해서는 이미 수많은 칭찬의 글들이 있으니까, 여기서는 햄버거의 맛 보다는 이 특이한 '햄버거 회사'에 대해서 좀 알아 보려고 한다. (햄버거 맛에 대해서는 네이버 블로그 '인앤아웃' 검색결과를 보시기 바라며, 아래의 주요 내용과 사진은 위키피디아 검색결과와 구글 이미지검색 결과를 참고로 했음)

이 햄버거는 맥도날드와 같은 1948년에 바로 여기 LA에서 스나이더(Snyder) 부부가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전세계에 매장을 가지고 미국의 상징이 되어버린 맥도날드와는 달리, 아직까지도 미국 서부의 캘리포니아, 네바다, 아리조나, 그리고 유타의 4개 주(州)에만 매장이 있다고 한다. 그게 장사가 잘 안되서 그런게 절대 아니라, 독특한 이 햄버거 회사의 경영방식(?) 때문이다. 아직까지 모든 매장 자체가 본사의 소유이고, LA 본사에서 언제든지 직접 매장을 가서 확인할 수 있는 거리에만 가게를 열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거의 모든 대형 패스트푸드 회사의 매장 확장방식인 '프랜차이즈 영업'을 하지 않고, 모든 매장이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지점이라는 뜻이다. 본사에는 직원들을 교육시키기 위한 '햄버거 대학(Hamburger University)'이 있으며, 이 가게에서 일하는 시급제 직원들은 연방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의 2배에 가까운 시간당 $10 이상을 받고, 200명 이상의 지점장은 보통 연봉이 1억 정도가 된다고 한다. 2007년에 직원이 만명에 연수익(Revenue)이 2천억원이 넘지만 아직도 기업공개를 안하고 창업자 부부의 손녀가 소유주로 있는 등, 이외에도 특이한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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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회사경영 이야기는 그만하고 햄버거 이야기를 해보자. 사실, 햄버거말고는 할 이야기도 없다. 이 가게는 좀 과장해서 창업 이후로 메뉴판에서 가격말고는 바뀐게 없다고 보면 된다. 오직 메뉴는 더블버거, 치즈버거, 햄버거, 감자튀김, 세종류의 밀크쉐이크와 탄산음료 뿐이다. 맛도 60년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하며, 가격도 '빅맥'이나 '와퍼'에 해당하는 'Double-Double'이 약 $3로 약간 더 싼 편이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이 가게에는 메뉴판에는 없는 '비밀메뉴(Secret Menu)'가 있다. 그렇다고 갑자기 치킨이나 스테이크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햄버거와 감자튀김, 또 밀크쉐이크를 재미있게 변형한 것들이다. 위의 사진은 'Animal Style' 감자튀김과 장난으로 만들어 본 고기(Meat)와 치즈(Cheese)가 각각 100개씩 들어간 '100x10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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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위와 같이 홈페이지에 버젓이 비밀메뉴(Secret Menu)가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비밀이라고도 할 수 없지만, 이러한 재미있는 점이 더욱 이 햄버거만 고집하는 '매니아'를 만드는 것일 게다. 몇 가지만 간단히 살펴보면, '애니멀 스타일(Animal Style)' 햄버거는 고기를 머스타드(mustard)를 발라서 굽고, 피클과 마요네즈가 두 배로 들어가고, 양파도 구워서 넣는다. 애니멀 스타일 감자튀김에도 위쪽의 사진과 같이 특별한 소스(extra spread)를 뿌려서 준다. '프로테인 스타일(Protein Style)'은 다른 건 다 같은데 햄버거 빵이 없고, 대신에 내용물을 양상치로 쌈을 싸준다. 또, 위의 메뉴판에도 없는 신기한 것들도 많이 있는데, '플라잉 더치맨(Flying Dutchmen)'이라고 하는 것은 햄버거 빵도, 야채도 아무 것도 없고, 오직 소고기 패티와 치즈만 두 장씩 쌓아서 나온다고 한다.

요즘 TV를 보면 맥도날드는 '쿵푸팬더' 인형을, 버거킹은 '헐크' 인형을 준다고 광고를 엄청하고 있는데, 인앤아웃은 인형을 끼워주는 어린이메뉴도 당연히 없지만, 광고라는 것을 거의 하지 않는다. 오직 사람들의 '입소문'만으로 유명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다른 패스트푸드 체인들은 비싼 모델료를 주고 유명인을 광고모델로 쓰지만, 인앤아웃은 모델료 한푼도 안줘도 헐리우드의 유명배우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저절로 광고가 된다. 어느 정도냐면 아카데미 시상식 파티에 이 $2짜리 햄버거가 공식 메뉴로 나온적이 있고, 200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중간에 나온 안젤리나 졸리가 이브닝드레스를 입은체로 인앤아웃에 들렀다고 하며, 톰 크루즈도 이 햄버거를 입에 달고 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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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압권은 위 사진의 패리스 힐튼인데, 2005년에 다른 햄버거 체인인 칼스쥬니어(Carl's Jr.)의 광고모델로 활동할 때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적이 있는데, 경찰이 왜 술먹고 운전을 했냐고 물으니까, "배가 너무 고파서, 인앤아웃 버거를 사먹으려고 했다. (I was just really hungry, and wanted to have an In-N-Out Burger.)"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 정도라면 인앤아웃에서 모델료는 아니더라도 감사패는 줘야 할 것 같다. (위의 사진에서 패리스 힐튼이 먹는 척하고 있는 것은 칼스쥬니어 햄버거...^^) 이외에도 전쟁포로로 한달간 세르비아에 붙잡혀 있다가 풀려난 병사에게 제일 먼저 무엇를 하고 싶냐는 기자의 질문에 인앤아웃의 'Double-Double'을 먹고 싶다고 한 것이 생방송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귀국하는 그 병사를 마중나가는 어머니가 인앤아웃 햄버거를 사가지고 간게 또 뉴스에 나오고...

햄버거 이야기가 너무 길어진 것 같지만, 정말 알아 볼 수로 이 햄버거 회사는 많은 이야기거리가 있다. 미국의 패스트푸드문화를 비판한 유명한 책에서도 이 햄버거는 예외로 했다고 하며, 유명한 관광지인 샌프란시스코의 피셔맨스워프(Fisherman's Wharf)의 식당주인들이 맥도날드의 입점은 반대하면서 인앤아웃의 매장은 찬성을 했다고 한다. 경쟁업체들은 매년 새로운 메뉴의 개발과 광고에 엄청난 비용을 쓰지만 인앤아웃은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필요도, 광고를 할 필요도 없다. 멀리 떨어진 도시에 최초로 매장을 여는 날에는 방송용 헬기가 하늘에 떠있고, 사람들이 4~5시간씩 줄을 서서 햄버거 하나를 손에 들고 환호하는 모습이 그 지방 뉴스에 보도된다고 한다. 자신들 지역에 매장을 만들어 달라고 주민들이 서명운동을 해서 본사에 주민대표가 방문을 한다면 말 다했다. 이런 이유로 경영학에서도 이 회사의 성공모델은 중요한 연구대상이라고 한다. 그래서 결론은? 아~ 배고프다. 그만 쓰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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